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의 핵실험과 로켓 발사 예고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지난달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꼭 한달 만이다.
[연합통신넷=김현태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5일 오후9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약 45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유엔 등 국제사회가 강력하고 포괄적인 추가 제재를 취해야 하고 무엇보다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은 한반도,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위협을 가하는 행위"라며 "이번만큼은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하고 실효적인 결의를 유엔 안보리에서 채택하는 등 국제사회의 단호한 메시지가 신속히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안보리 상임 이사국이자 북한에 다양한 수단을 가진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지난달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시 주석이 외국 정상과 통화를 한 것은 박 대통령이 처음이다. 한중 정상 간 통화는 북 핵실험 이후 한중 관계 악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 핵실험 이후 중국 측이 대북 제재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정상 간 통화도 이뤄지지 않자 국내에서는 ‘대(對)중국 외교 실패론’까지 제기됐다. 또 중국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도 의미한다.
이번 양국 정상 간 통화는 북한이 핵실험에 이어 오는 8~25일 인공위성을 가장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예고한 긴박한 시점에 성사됐다. 박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를 유도하고 북한의 오판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중국을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포괄적이고 실효적인 추가 제재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강하고 분명한 목소리로 중국 측이 북핵 불용에 대한 의지를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시기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에는 핵이 있어서도 전쟁이 나서도 안된다"며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강조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이어 "관련 당사국이 한반도의 평화 안정이라는 큰 틀에서 출발해 냉정하게 현재 정세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 통화를 두고 중국 측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 사무특별대표가 평양을 찾은 당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밝힌 것이 성사에 영향을 끼쳤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 중인 북한은 이미 연료 주입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 국방 당국자가 "이르면 수일 내에 발사 준비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북한이 발표한 발사 예고기간 첫날인 8일 이후 곧바로 미사일을 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