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장내 천막과 탁자도 창녕업체 무시하고 창원업체에서 납품
[뉴스프리존,창녕=김욱 기자] 한국 여자축구대회로서는 가장 권위있고 큰 규모인 '여왕기 전국여자 축구대회’ 가 창녕군에서 열렸다. 하지만 대다수 창녕군민들은 대회가 열리고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
창녕군은 군 예산 2억5천만원을 지원해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10일간 부곡온천관광특구 내 스포츠 파크에서 ‘제26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를 개최했다. 여왕기 여자축구대회는 참가 인원만도 전국에서 49개 팀에 선수 및 학부모등 1,200여명이 참가한 한국 여자축구대회로서는 가장 권위있고 큰 규모로 창녕군에서 유치했다는 것은 큰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대회가 치러진 경기장에는 창녕군민은 거의 보이지 않고, 선수단과 그 가족 및 지인들만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대회를 알리는 현수막과 배너광고도 부곡면 입구와 경기장 인근 도로에만 눈에 잘 띄지도 않게 붙어 있었을 뿐, 군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창녕읍이나 남지읍등에서는 일부러 찾아 보려고 해도 볼수 없었다. 대회 주최 주인인 창녕군민은 대회가 열리고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경기장내 설치된 천막 70여개도 창녕업체가 아닌 창원업체에서 납품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막과 탁자, 의자 1세트당 7만원만해도 500만원 가까운 예산이 창원으로 빠져 나간 것이다.
부곡온천특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 모씨(52세)는 “부곡온천 업주들은 외지인들이 많이 와서 좋았지만, 창녕의 큰 잔치에 주인인 군민들이 참여하지 않은 것은 옥의 티였다”고 말했다. 창녕읍의 성모씨(40세)는 “전국 규모의 축구대회를 개최하면서 군민들에게 홍보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공무원들의 안일한 행정 탓”이라며 “군민예산 2억5천이란 거액을 지원하고도 군민들은 몰라도 된다는 식의 행정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쏘아붙였다.
이 대회를 주관한 창녕군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홍보를 했다”면서 “차후 대회 개최시에는 대 군민 홍보에 소흘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창원업체의 천막을 사용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여자축구연맹에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거액의 군 예산을 들여 개최한 대회가 군민들은 물론, 기자들에게도 제대로 홍보하지 않고, 물품마저 외지업체로부터 납품을 받은 것은 ‘절 모르고 시주한 꼬라지’란 군민들의 비난에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