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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자 단편소설 〖독도 아리랑〗..
기획

한애자 단편소설 〖독도 아리랑〗2회

한애자 기자 haj2010@hanmail.net 입력 2018/07/14 09:39 수정 2018.07.14 11:29

그는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였다. 그래서인지 정부에 대한 여러 시책에 대해서도 매우 날카롭게 통찰하고 비판적 안목이 있었다. 동료교사들은 그저 학교근무에만 힘쓰고 역사의식이 희미해 보였다. 나라와 민족을 위한 국민의식에 대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사가 먼저 깨어 있어야 하는데 냉냉한 분위기라 통렬히 여기고 있었다. 교사일동과 등산을 하거나 모임이 있을 때에도 그는 시국에 대해 열심히 토로하며 심각하지만 다른 교사들은 관심 없다, 일 없다는 표정이다. 언제나 혼자 흥분하다가 사라지는 그런 분위기였다.

“일본이 역사왜곡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는 도대체 뭣 하는지 모 르겠어”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일본교과서에 독도는 자기네 영토인데 조센징 놈들이 장악하고 있다고 학생들 에게 교육하고 있단 말이야!”

일동은 얼굴을 찡그리며 또 시작되었나 하는 표정이다.

“자네가 역사 선생이라는 건 알지만 혼자만 그렇게 흥분하고 떠들어댄다고 될 일도 아니네!”

“모두 나라일이 아닌감. 자네들은 걱정도 안 되나?”

“한 때 젊은 혈기에 데모도 하고 자네처럼 부정부패에 대해서 주먹을 불끈 쥐 며 울분도 하였지만 세월이 흘러가고 나이가 들어보니 모두 부질없는 짓이야”

“아무튼 일본의 역사왜곡은 심상치가 않네. 크게 번지면 독도 때문에 일본과 전 쟁이 일어날 수도 있어!”

“왠 전쟁까지!”

“어렸을 때부터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세뇌하며 교육받은 일본학생들이 무력으 로라도 독도를 되찾아야 한다고 침범할 수 있단 말이야. 그들은 일본 제국주의 시대를 다시 꿈꾸고 있어. 더구나 대지진 참사로 자신의 영토에 대해서 한계 상 황에 부딪히고 있는 그들은 지진의 피해가 없는 한반도를 자신의 영토로 만들어 야겠다는 야망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하네.”

“자넨 너무 근심걱정이 많아.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제국주의를 운운하는 거 야?”

“거, 이 사람들 너무나 모르고 있군. 잘못하다가는 우리가 또 제2의 신민지가 될지도 모른단 말이네.”

“일본은 거의 망하여가는데 무슨 힘이 있어. 걱정 말게나. 우리가 지금은 세계에 서 OECD 국가가 되는 선진국인데……”

“자네 막다른 상황에 처하면 이판사판으로 달려드는 심리를 모르고 있군”

“자! 괜한 걱정들 하지 말고 출출하니 술이나 한 잔씩 하세”

그들은 다시 잔을 돌리며 권하며 얼큰해지기 시작하였다. 그는 마음이 괴로워 술을 들이켰다. 다른 사람들은 저렇게 편한데 왜 자신은 이렇게 독도문제와 나라의 앞날이 걱정이 되는지 알 수 없었다. 왜병을 무찌르기 위해서 분연히 일어나 의병을 일으키고 몸을 바쳤던 의병장과 같은 의분이 솟아오른다. 차라리 모르는 편이 낫지 않을까. 아니면 알고 있더라도 신경을 끄고 살면 되지 않나. 그는 스스로가 저들과 다른 것에 대해서 매우 외로움을 느꼈다. 저들처럼 무관심하고 될대로 되라지 하면 될텐테..나와는 무슨 상관이 있다고 나만 이러는지 한심하게 여겨졌다. 나와 우리 가족들에게만 아무런 피해가 없으면 되는 거야!

하다가도 어느덧 또 흥분하고 있는 자신을 보고 그는 쓴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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