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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만남과 이별,. 그리고 재회..
오피니언

[기자수첩] 만남과 이별,. 그리고 재회

안데레사 기자 sharp2290@gmail.com 입력 2018/07/14 17:48 수정 2018.07.15 10:46

수 많은 사람들이 만남, 헤어짐 그리고 재회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중 오랜 기간 만나는 사람도 있으며, 이별을 통해 헤어지는 사람 그리고 이별의 끈을 놓지 못하고 미련 아닌 미련이 남아 계속 끌고 가는 연인들도 있다.

“짐 다 쌌으면 나가자.” 어렸을 적 유년시절 추억이 서려 있던, 오랫동안 살던 집에서 나와 새 보금자리로 이사를 가는 날. 하루 전만 해도 좀처럼 실감이 나지 않아 연신 집안 곳곳을 돌아다녔다. 기억이 깃든 아늑한 그곳을 뒤로 하고 문을 나설 때, 필자는 낯선 공허함을 느꼈다.

오랜 시간을 함께했던 무언가를 뒤로하고 발걸음을 돌릴 때 드는 그 공허함은 기억을 형성했던 매개체에서 멀어져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두려움과, 다시는 그때로 돌아갈 수 없을 것만 같은 상실감.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한 오묘한 설렘이 뒤죽박죽 섞인 복합적인 감정일 것이다.

익숙함에서 멀어져 낯섦에 적응하는 것에는 많은 용기와 에너지가 필요하다.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끊임없이 새로움을 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익숙한 기억을 잊지 않고 간직해야 한다. 우울감에 빠졌을 때 행복했던 그때를 되살려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말이다.

어렸을 적 경험했던 낯선 공허함을 필자는 지금 다시 느끼고 있다. 그동안 너무나도 당연했던 편집회의와 취재, 철야와 조판 작업과 같은 일상은 이젠 추억으로 간직해야 할 것이다. 정신없이 달려온 나날들을 뒤로하고, 잠시 멈춰 설 때가 온 것이다.

필자는 공강 시간마다 들러 서둘러 기사를 작성하고, 취재하고, 마감을 했던 애증의 신문사도, 매주 월요일마다 비몽사몽 한 얼굴로 기사를 확인하던 조판소도 더 이상 갈 필요가 없어질 앞으로의 일상이 낯설고 두렵다. 항상 기사 마감에 쪼들려 일정으로 가득 찼던 달력의 공백도, 기사 첨삭 메일로 넘쳐흐르던 메일함의 공허도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까지나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성장한다. 정들었던 껍데기에서 나와 새로운 껍데기를 찾아 나서야 한다. 20년 전, 설렘과 두려움을 안고 신문사의 문을 열어 당당하게 면접을 본 그날처럼 말이다. 그렇게 수없이 만남과 이별을 거듭하다 보면 언젠가 나이테처럼 성장한 자신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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