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한국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다른 끼를 뽐낸 어린이가 있습니다. 연변에서 온 7살 난 이 아이는 구성진 동요를 부르며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이 아이는 중국에서도 유명해졌습니다. 많은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마음껏 무대를 누렸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당차게 따라 불러 리틀 싸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이 아이의 이름은 전민우. 4살 때부터 재능을 인정받았던 민우는 꼭 멋진 가수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품고 무럭무럭 커 나갔다.
그러던 2년 전 어느 여름날, 평소처럼 민우는 엄마와 공놀이를 하러 밖에 나갔습니다. 민우는 바로 앞의 골대에도 공을 넣지 못 했습니다. 이상했던 엄마는 왜 그러냐고 물었고 민우의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엄마가 속상할까 봐 못 말했어요.”
얼마 전부터 물건들이 2개로 보이기 시작했고 걷는데 불편할 정도로 어지러울 때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엄마는 곧바로 민우를 데리고 병원으로 향했다.
신형진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민우 군의 상황은 매우 안 좋습니다. 생명을 오래 유지하기 쉽지 않았다.”
민우의 머리에는 종양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몹쓸 치명적인 종양이었습니다. 현대의학으로는 치료할 길이 없는 뇌간교종이라는 종양이었습니다. 민우의 가족은 중국의 모든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서 민우의 치료에 전념했습니다. 암을 무서워하는 민우에게 엄마는 ‘하얀’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기적이 일어나겠죠. 기대 해야죠.”
민우는 매일 30알이 넘는 약을 먹어야 했고, 어른들도 힘들다던 방사선 치료를 견뎌야 했습니다. 억지로 웃으려 해도 쉽지 않았을 텐데 민우는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은 기적을 꿈꿨습니다. 안타까운 투병 이야기는 뒤늦게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우상이었던 싸이는 민우를 응원하기 위해 자신의 콘서트에 민우를 초대하기도 했다.
기적은 꿈이 아니었습니다. 길어야 6개월이라는 민우는 오히려 6개월이 지난 후 상태가 더 좋아졌습니다.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까지 회복됐습니다. 힘을 얻은 민우는 잠시 중국으로 돌아가 그리운 친구들을 다시 만났습니다. 몇 달을 못 간 학교지만 친구들은 민우가 맡았던 반장 자리를 남겨두었습니다. 아이들은 뜨거운 눈물과 함께 민우를 응원했다.
하지만, 기적은 영원하진 않았습니다. 지난해 5월 민우는 다시 나빠졌습니다. 또 다시 기적을 꿈꾸며 두 달간 힘든 치료를 이어갔지만 야속하게 종양은 더 힘을 키워나갔습니다. 한국에서 치료를 중단하고 지난해 7월 중국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지난 9일 리틀 싸이 전민우는 12살이라는 너무나 어린 나이에 별이 돼 떠나고 말았다.
"엄마한테는 그냥 미안한 생각이 들어요. 제가 불쌍하니까 엄마가 우는 거 같아요.”
너무나 짧은 생을 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안겨주었던 민우 군. 부디 저 먼 곳에서는 못다 푼 재주를 마음껏 뽐내길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