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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칼럼] 정직(正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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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칼럼] 정직(正直)

김덕권 (원불교문인회장) 기자 duksan4037@daum.net 입력 2018/07/20 03:40 수정 2018.07.23 08:08
우리 국민은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는 무엇이 되어도 좋다”는 각오로 일하는 정직하고 성실하며 책임감 있는 ‘양심 있는 정치인’을 원합니다.

정직(正直)
정직(正直)의 뜻은 물론 ‘바르고 곧다’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 ‘거짓’이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있는 것 같아 영 씁쓸하기가 그지없습니다. 특히 정치에서 정직을 구하기란 연목구어(緣木求魚)인 것 같네요. ‘그래도 이 사람은 아니겠지 하는 정치인’이 부정에 연루되었다는 보도를 보면 정말 아연실색(啞然失色)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참전계경(參佺戒經)》제57事에 보면 <정직>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正卽無私 直卽無曲也 夫義 以正秉志 以直處事 無私曲於其間 故 寧事不成 未有失信於人」

「바르면 사사로움이 없고 곧으면 굽음이 없으니/ 정직이란 사사로움이 없고 굽음이 없는 것을 말한다./ 무릇 의로움이란 뜻을 바르게 갖고 일을 곧게 처리하여/ 그 사이에 사사로움과 굽음이 없기 때문에/ 차라리 일을 이루지 못할지언정/ 남에게 믿음을 잃지는 않는다.」

우리 국민은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는 무엇이 되어도 좋다”는 각오로 일하는 정직하고 성실하며 책임감 있는 ‘양심 있는 정치인’을 원합니다. 그런데 정직하여 큰 복을 얻은 예화가 있습니다. 미국 캔자스시티에 사는 노숙자 빌리(Billy Ray Harris)는 2013년을 잊지 못합니다. 비록 누추한 차림의 노숙자였지만, 누구보다 선한 마음을 가진 빌리에게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난 해였으니까요.

그해 어느 날, 사라(Sarah Darling)는 거리에서 구걸하던 노숙자 빌리를 보고 그에게 적선(積善)했습니다. 동전 지갑을 열어 그 안에 있던 동전을 빌리 앞에 놓인 컵 안에 모두 쏟아주었지요. 몇 시간 뒤, 집에 돌아온 사라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음을 깨달았습니다. 동전지갑에 넣어둔 약혼반지까지 빌리에게 모두 털어준 것입니다.

당황한 그녀는 급히 차를 몰고 빌리를 만났던 거리로 갔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습니다. 그사이 빌리는 보석 가게에 가있었습니다. 자신의 컵에 들어온 반지를 보고는 진짜인지 궁금한 마음에서였지요. 보석 가게 주인의 말을 들은 그는 깜짝 놀랍니다. 그가 받은 반지가 진짜 다이아몬드 반지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가게 주인은 그 자리에서 4,000달러(약 480만 원)을 줄 테니 반지를 팔라고 말했습니다. 빌리는 순간 갈등했습니다. 그 돈이라면 이제 지긋지긋한 거리에서 벗어나 새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았지요. 하지만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 고민하던 그는 결국 반지를 돌려받고 가게를 떠났습니다.

다음 날, 사라는 절실한 마음으로 빌리가 있던 자리를 다시 찾았습니다. 빌리는 그곳에 있었지요. 사라는 초조하게 그에게 다가가 자신을 기억하는지 물었습니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던 빌리는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 사라에게 주었습니다.

사라와 그녀의 약혼자는 정직한 빌리에게 크게 감동했고, 곧 빌리를 돕기 위한 모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기적처럼 찾아온 기회를 마다하고 반지를 돌려준 한 노숙자의 사연은 금세 화제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모금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돼 무려 2억 3천만 원이라는 큰돈이 모였고, 빌리는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언론의 도움으로, 빌리는 16년 동안 연락이 끊긴 형제들과도 재회했습니다. 빌리가 죽었다고만 생각했던 형제들은 눈물을 흘리며 그를 얼싸안았습니다. 아름다운 선행이 불러온 훈훈한 결과에 얼어붙은 마음이 녹아내립니다. 비록 거리를 전전하던 노숙자였지만, 빌리는 진실하고 정직한 마음을 가진 매우 멋진 분이 아닌가요?

미국의 국가 표어는 “In God We Trust” 라고 합니다. 이 표어는 미국 동전 1센트부터 100달러짜리 지폐까지 모든 돈에 다 새겨져 있다고 하네요. 이것은 진리를 믿는 것처럼 ‘인간’들도 서로 ‘신뢰’의 바탕 위에서 살아야 한다는 교훈이 담긴 표어가 아닌가요? 그만큼 미국인들에게 ‘신뢰(trust)’라는 말은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인간관계에서의 가장 중요한 단어 하나를 꼽으라하면 대체로 정직을 말합니다. 영어의 ‘TRUST’는 신뢰, 신용, 책임, 믿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기초는 ‘정직’입니다. 따라서 정직하지 않은 사람, 거짓말하는 사람, 부정을 저지르는 사람은 아무리 똑똑해도 사람들은 그를 믿지 않으며 사회생활 어디서든지 밀려나게 마련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전통적 가치’ 또는 ‘도덕 율’이 많이 떨어지고 변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우리사회는 여전히 ‘정직’과 ‘신용’ ‘정의’가 ‘가치’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 사회는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 유명한 논객은, 최근 그의 글에서, “한국은 거짓말 천국이다’라고 일갈했습니다. 한국인은 대체로 ‘거짓말’을 잘하고, 부정직성’이 많고, 기회만 주어지면 ‘부정’(不正), 불의를 다반사로 행하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라는 뜻이겠지요.

‘거짓, 부정, 불의의 천국 한국사회’ 이대로는 안 됩니다. 한국인들의 ‘거짓, 부정을 잘하는 것’ 등 나쁜 국민성을 뜯어 고치고 국민정신을 새로 거듭나게 해야 합니다. 그 국민정신이란 바로 정직이 아닐까요? 특히 종교인들이 각성해야 합니다. 말로만 사회의 ‘소금과 빛’의 사명이라 하지 말고 솔선수범하고 그 일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모든 종교인이 먼저 마음의 혁명을 하자는 것입니다. 종교인들이 마음이 바르지 않고 정직하지 못하다면 아무리 좋은 교리를 전파한다 하더라도 세상은 도리어 남의 권리를 무시하고, 부정취득에만 신경을 써 나라를 일대 혼란으로 이끌게 되는 것입니다.

마음이 깨끗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주의일지라도 그 주의 주장을 더럽히고 맙니다. 종교인이 정직하지 못하면 정치인도 부정을 저지르고도 시치미를 뗄 것이고, 자연 국민들도 이를 본받아 나라를 점차 위태롭게 하고 말 것입니다. 사실 자기 욕망을 위하여 그른 줄을 알고도 짐짓 부정을 행하는 자는 나라의 반역자인 것입니다.

거짓은 무너질 때 여지없이 무너지고, 진실과 정직은 천지도 없앨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 언제나 바른 정신으로 정직한 나라 건설에 앞장서면 얼마나 좋을 까요!

단기 4351년, 불기 2562년, 서기 2018년, 원기 103년 7월 20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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