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로비스트 린다 김(본명 김귀옥·여·63)이 사기와 폭행 혐의로 검찰에 고소됐다.
[연합통신넷=온라인뉴스]인천지검은 “사기와 폭행 혐의로 린다 김(본명 김귀옥·63)에 대한 A4용지 2장 분량의 고소장이 1월 8일 접수돼 이 사건을 경찰로 넘겼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로비스트 린다 김(본명 김귀옥·63·여)이 갑질을 했다는 고소장과 관련, 이날 고소인 정모(32)씨를 소환해 수사에 착수했다.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인천에서 면세점에 화장품을 납품하는 정씨는 지난해 12월 15일 인천 영종도의 한 카지노 호텔방에서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린다 김에게 이틀 뒤인 17일 오후 1시까지 돌려받기로 하고 5000만원을 빌려줬다. 그러나 린다 김은 이틀 뒤 ‘빌려간 돈을 돌려 달라’며 호텔 방으로 찾아온 정씨의 요구를 거부했다.
정씨는 부업으로 관광 가이드 일도 했다. 중년 여성은 그가 얼마 전 외국인 전용 호텔 카지노에 중국인 관광객들을 안내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이정희(가명·58·여)를 통해 소개받았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린다 김이 화를 내며 자신을 밀며 뺨을 때렸고 심지어 무릎을 꿇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치 3주 진단서와 린다 김의 욕설 등이 담긴 음성 녹취록도 있다”고 주장했다.
린다 김은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0년대 중반 군 무기 도입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한 여성 로비스트로 세간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1995∼1997년 군 관계자들로부터 공대지유도탄, 항공전자 장비 구매사업 등 2급 군사비밀을 불법으로 빼내고 백두사업(군 통신감청 정찰기 도입사업)과 관련해 군 관계자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군사기밀보호법 위반)로 2000년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으나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린다 김의 통화 내용을 듣고 위압감을 느낀 정씨는 “돈을 빌려 드릴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하고서 호텔 방을 빠져나왔다.
곧 이정희가 다시 전화를 걸어와 붙잡았다. 그는 강원도 춘천의 땅 계약서를 보여주며 자신이 직접 보증을 서겠다고 했다. 계약서에는 평생 보지 못한 12억원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다시 이정희를 따라 호텔방에 들어서자 린다 김은 벼락같이 화를 냈다.
“내가 누군지 몰라. 이 시계가 1억8000만원짜리야. 반지는 15캐럿이고. 미국에서 그랜드 호텔도 운영하고 있어. 너 이런 식이면 한국에 못 산다. 좋게좋게 돈 주고 가. 정희야 문 닫아.” 린다 김은 노트 한 장을 찢어 차용증을 썼다. 린다 김이 쓰고 지장도 찍었다. 돈은 이틀 뒤인 같은 달 17일 오후 1시까지 돌려받기로 했다.
정씨는 차용증을 들고 호텔방을 빠져나왔지만, 돈을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호텔 로비 소파에 앉아 다음 날 새벽까지 7시간 동안 불안에 떨었다.
경찰은 조만간 린다 김을 피고소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인천 중부서 관계자는 “린다 김이 현재 A씨와 합의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폭행 혐의는 양측 주장이 서로 엇갈려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