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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들의 빙냉고, 현대의 문화가 되다..
사회

선조들의 빙냉고, 현대의 문화가 되다

온라인뉴스 기자 입력 2016/02/17 22:55
안동석빙고 장빙제 개최

[연합통신넷=온라인 뉴스팀]보물 제 305호 안동석빙고 장빙제가 오는 18일 오전 11시부터 안동민속박물관 야외 일원에서 열렸다.

경상북도와 안동시가 주최하고 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과 안동석빙고장빙제 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2016 안동석빙고 장빙제’는 조선시대 임금님 진상품인 안동은어와 얼음을 저장했던 안동석빙고에 어떻게 낙동강 얼음이 채취돼 운반되고 저장됐는지를 보여 주기 위해 낙동강 얼음을 잘라내는 채빙(採氷)과 잘라 낸 얼음을 소달구지로 운반하는 운빙(運氷), 얼음을 석빙고에 차곡차곡 재는 장빙(藏氷) 등 3가지 과정을 옛 그대로 재연한다. 

이 날 행사는 예년과 달리 안동민속박물관 인근에서 채빙 겸 운빙행사를 연계해 진행하고 대신 안동석빙고에 얼음을 켜켜히 재고 안동은어를 저장하는 장빙행사를 중점으로 해 안동석빙고의 과학적 우수성에 포커스를 맞춰 새봄을 여는 행사로 진행된다.

안동석빙고는 단순히 얼음만 보관했던 여타지역 석빙고와는 달리 재워 둔 얼음사이에 임금님 진상품 낙동강 은어를 보관해낸 빙냉고로서 현재의 스티로폼 아이스박스 기능을 했던 독특한 석빙고이다.

행사는 이날 오전 11시반 풍물패의 신명나는 가락을 시작으로 채빙안전을 비는 기원제를 올리고 안동민속박물관 마당에서 얼음톱으로 얼음 자르기와 꼬챙이로 얼음 끌기, 목도로 소달구지에 싣는 등 채빙, 운빙 체험 행사가 오후 1시 반까지 이어진다. 운빙행렬은 풍물패의 가락으로 시작을 알리고 만장을 앞세운 얼음을 실은 소달구지와 체험객들이 함께 어우러져 안동민속박물관 입구에서 안동석빙고 입구에까지 함께 이동하고, 청년유도회 주관으로  추위와 북방의 신인 현명씨(玄冥氏)에게 지내는 제사인 사한제(司寒祭)를 선성현객사(宣城縣客舍)에서 올린다. 이 운빙행렬에는 안동대 취타대의 행렬도 함께한다.

안동지방 향토지에는 음력 12월에 얼음을 떠서 빙고에 넣을 때 장빙제(藏氷祭), 춘분(春分)에 빙고문을 열 때 개빙제(開氷祭)를 지냈는데 이를 모두 사한제라 했다고 한다. 사한제에 이어 곧바로 장빙 행사가 이어진다. 전통 한복차림의 장정들이 4인 1조가 되어 물푸레나무로 만든 목도를 이용해 얼음을 져 석빙고로 나른다. 장정들은 얼음 사이사이 왕겨와 짚을 깔고 석빙고 안에 각진 얼음을 차곡차곡 재운다. 얼음 사이 깐 왕겨와 짚은 얼음덩이가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하기 위한 기능도 있지만 얼음이 녹지 않도록 하는 보냉 역할도 한다. 

안동석빙고는 보물 제305호로 지정돼 있어 일년에 한번 장빙제가 있을 때만 개방된다. 그래서 장빙제 때만 석빙고 내부를 자세히 관람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돼 많은 시민들이 찾아온다.

장빙행사가 끝나면 뒤풀이 행사가 있다. 올해로 열 두번째를 맞는 안동석빙고장빙제의 기록 사진전이 펼쳐진다.  얼음을 쌓아 만들어 놓은 석빙고 체험도 할 수 있다. 또 안동은어를 이용해 만든 안동건진국수 온면과 안동은어 매운탕, 은어 모닥불 소금구이 등의 그 옛날 살을 애는 듯한 추위의 빙고부역장에 있었던 강촌마을 주민들의 음식들이 선보여져 이색 맛 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주최측에서는 안동한우국밥과 뜨끈뜨끈한 어묵탕, 고소한 안동간고등어 숯불구이 등 다양하고 푸짐한 먹거리도 준비됐다. 그리고 십여년 동안 석빙고장빙제 전통민속놀이 계승을 위해 애쓰고 있는 보존회 회원들과 행사 참석자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뒷풀이 마당도 마련됐다.

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 권용숙 사무국장은 “채빙작업 위주로 진행한 행사를 올해는 석빙고에 얼음을 재는 장빙 위주로 진행해 관람객들에게 안동석빙고의 과학적 특성 등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잘 보여 주는 방향으로 재현했다”면서, “다음에는 개빙제에 맞춰 얼음이 어떻게 보관됐고, 여름철 잡은 안동은어가 어떻게 갈무리 됐는지를 초등생들도 참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초여름 장빙제를 준비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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