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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자 단편소설 〖독도 아리랑〗..
기획

한애자 단편소설 〖독도 아리랑〗4회

한애자 기자 haj2010@hanmail.net 입력 2018/08/03 12:47 수정 2018.08.03 15:21

순간 일본을 덮쳤던 커다란 혀처럼 물살을 이고 도심을 쓸어버린, 쓰나미가 대한민국의 국토를 휩쓸고 있었다. 하늘은 검푸른 구름으로 뒤덮였고 사나운 쓰나미는 도시를 삼키고 있었다. 그는 엉겁결에 쓰나미 속에 휩쓸려 전봇대 위에 오르려고 안간힘을 썼다.

“망… 망하였다……”

전봇대위에 매달려 살아나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은 검은 가운과 금색 뺏지를 차고 이마가 번들한 거만하게 생긴 자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먼저 살아남으려고 서로 아귀다툼을 벌인다. 그는 깜짝 놀랐다. 그들은 늘 대중에게 사랑받고 인기있는 정치인, 종교인이었다. 그들은 서로가 머리를 쥐어박고 <회개하라!>고 외쳤다. 서로를 향하여 손가락질을 하며 맹렬하게 서로 비난하는 입술을 멈추지 않았다.

“네 놈들이 나라를 망쳤어”

“뭐야? 성직자라는 네놈들이 거짓말을 하고 똑바로 살지 않으니, 신의 분노를 샀 어, 정신 똑바로 차려!”

그들을 지켜보던 그는 분노로 몸을 떨었다. 순간 자신에게도 쓰나미가 들이닥쳤다. 온몸이 떠밀려 물 속에 잠겨 숨이 막혀 허우적거릴 때 누군가가 자신을 흔들었다.

“여보, 정신 차려요”

“응……응!……”

눈을 떠보니 쓰나미는 간 곳 없고 화평한 자신의 집이었다.

“악몽을 꾸었나봐요. 뭐라고 외치며 손을 허우적거리고……”

그는 식은땀을 닦으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혔다.

“물, 물 좀……”

아내는 컵에 냉수를 받쳐왔다. 차가운 냉수가 머리를 시원하게 하며 차츰 정신이 맑아져 왔다.

시계는 아침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영이는 학교에 갔나?

“네. 모처럼 휴일이니 오늘은 집에서 좀 푹 쉬세요.”

“……………………”

그는 말없이 딸의 방으로 향하였다. 아내는 거실에서 마저 하던 다림질을 하기 시작하였다.

“도대체 공부를 하는건지…… 중학교 때 실력을 쌓고 공부의 기술을 스스로 터 득해야 하는데, 꼭 공부하라고 하여야만 하는 척 하니 정말 걱정이네요. 일반계 고등학교도 가기 힘들겠어요.”

아내는 다림질에 힘을 주면서 한숨을 쉬었다. 그는 조용히 딸의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딸의 테이블 앞에는 스티커로 여러 가지 것들로 붙여져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소녀시대>그룹의 사진도 붙여 있고 공부계획표도 붙어 있었다. 한쪽의 조그만 스티커에 메일 주소가 보였다. 그는 컴퓨터를 부팅하고 그 메일 주소로 들어가 보았다. 이메일에 서로가 답장을 주고 받는 내용이 펼쳐졌다.

<너희 나라는 대지진 참사로 모든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서 너는 무사한 거니? 난 이해가 안가고 네가 무사하다니까 다행이지만 말이야 >

딸이 그에게 보내는 내용의 회신 답장이 열린다

<난 참 좋은 마을에서 살고 있어. 사실 우리 마을에도 쓰나미가 들이닥쳤지. 그런데 우리 마을에는 오래 전에 아주 훌륭한 촌장님의 지략으로 이미 유비무환이 되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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