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통신넷=이민숙 기자]국립현대무용단이 올해 현대미술, 국악과의 융합, 벨기에 극장과의 공동제작을 통해 장르와 국경을 넘은 협업에 나선다.
국립현대무용단은 2016년 ‘접속과 발화(Plug-in & Spark)’라는 화두를 통해 현대무용의 실험과 모색을 진전시킨다. 단순히 장르간 ‘넘나듦’이 아닌 장르간, 형식간 접속과 마찰을 통해 새로운 창조를 발화한다는 의미다. 벨기에 리에주극장과도 공동제작을 통해 올 7월 한국과 이어 12월 벨기에에서 차례로 작품을 올린다.
안애순 예술감독은 지난 1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대무용이 새로움을 모색하고 실험하는 장르인만큼 ‘무용은 이렇다’는 고정된 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면서, “장르와 공간의 경계를 넘어서는 적극적인 작업을 통해 새로운 형식으로 담아내고 현대무용의 다변화와 대중과의 접점을 찾아나서려 한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 협업작은 하반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국립국악원과의 작품은 오는 11월 25∼26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선보인다.
벨기에 리에주극장과 공동제작하는 작품은 벨기에 안무가 애슐린 파롤린이 맡는다. ‘독일 비애극의 기원’과 그리스 비극, 샤머니즘을 바탕으로 규율 사회를 뚫고 나오는 존재의 자발성을 춤으로 풀어낸다.
리에주극장은 벨기에의 대표적인 무용 공연장으로, 국립현대무용단에 먼저 공동제작을 제안했다. 이번 작품은 오는 7월 15∼17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 이어 12월 벨기에 리에주극장(5∼7일)과 타뉴어극장(2∼3일)에서 공연한다. 이탈리아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의 공연도 논의중이다.
이밖에 국립현대무용단은 오는 6월 ‘한불 상호교류의 해’ 공식행사의 하나로 프랑스 파리 샤이오 국립극장에서 안애순 예술감독의 작품인 ‘이미아직’을 선보인다. 10월에는 프랑스 안무가 크리스티앙 리조의 초청공연이 기다린다. 또 그동안 선보여온 국립현대무용단의 대표작 ‘공일차원’ ‘춤이 말하다’ ‘어린왕자’를 다시 한번 무대에 올린다.
안애순 예술감독은 “매년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것 못지않게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무대를 만들어 레퍼토리로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그간 쌓은 레퍼토리를 좀 더 완성도 있게 만들어 더 많은 관객들이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애순 예술감독은 이어 “음악, 미술, 무용 등 장르 융복합은 세계적인 추세다. 왜 무용이 극장에서만 공연돼야 하는지, 왜 일상을 버리고 환상을 쫓아야 하는지, 왜 춤이 일부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정관념을 넘어서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강선옥 기획팀장은 “현대 무용이 새로운 탐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융합은 필수적이다. 다양한 자극에 노출돼 있는 현대 관객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위한 무용단의 노력으로 봐주셨으면 한다”면서, “지난해 초연된 ‘어린 왕자’ 같은 경우 현대무용에서의 발레 ‘호두까기 인형’ 같은 가족 레퍼토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시작했다. 레퍼토리 정착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원작 프리미엄에 판타지적인 요소가 좋은 화학작용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밖에 국내의 신진 안무가 육성을 위한 공모사업(안무랩/ 6월, 아카이브 플랫폼/ 8월 아르코예술극장)과 중견 안무가들에게 창작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국내안무가 초청공연/ 10월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도 진행한다. 또한 공연 사업 이 외에도 무용 교육 프로그램과 더불어 무용학교, 춤추는 인문학, 출판 등 무용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동시에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