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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빛의 제국’, '한불 상호교류의 해' 공식사업..
문화

국립극단 ‘빛의 제국’, '한불 상호교류의 해' 공식사업

이민숙 기자 입력 2016/02/19 11:16


사진제공/국립극단

[연합통신넷=이민숙 기자]영화 ‘박하사탕’ ‘오아시스’ 등으로 잘 알려진 배우 문소리가 오는 3월4일부터 27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 올리는 '빛의 제국'을 통해서 2010년 ‘광부화가들’ 이후 6년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

연극 ‘빛의 제국’은 김영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남파된 북한 간첩의 이야기로 20여 년간 서울에서 ‘잊혀진 존재’로 살아오던 스파이 ‘김기영’이 갑작스런 귀환명령을 받으면서 24시간 동안 서울에서의 인생을 정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소리는 김기영의 아내인 장마리 역을 맡았고, 김기영 역은 배우 지현준이 연기한다.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 ‘빛의 제국’ 제작발표를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올해 국립극단이 추구하는 방향 중 하나가 한국의 위대한 서사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에 김영하 소설의 연극화를 제일 먼저 시작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최명희의 ‘혼불’ 등 여러 작품들을 연극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어 “한국의 불행한 ‘분단’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가 분단에 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익숙해서 통찰력 있게 볼 수 없다”면서, “프랑스 극작가와 연출가 등이 함께 해 분단을 외부 시각에서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아르튀르 노지시엘(오를레앙 국립연극센터 예술감독)은 파격적인 연출기법과 활발한 해외협업으로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프랑스 중견 연출가로, 지난해 객석점유율 95%를 기록하면서 연극와 영화,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환상적인 미장센으로 호평을 받은 ‘스플렌디즈’를 선보인 바 있다.

‘빛의 제국’은 국립극단이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의 공식사업으로 프랑스 오를레앙 국립연극센터와 공동으로 마련했다. 오를레앙 국립연극센터의 예술감독인 아르튀르 노지시엘이 연출을 맡았고, 프랑스 극작가 발레리 므레장과 공동으로 각색까지 맡았다. 3월 한국 공연 이후 오는 5월 프랑스 오를레앙 국립연극센터에서도 프랑스 자막을 붙여 공연을 올린다.

연출가 노지시엘은 “한국에 대해 평소 궁금했기에 2013년 국립극단의 공동작업 제안을 받고 원작소설을 보기도 전에 수락했다”면서, “분단이라는 현실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가를 다루는 이야기가 재밌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노지시엘은 이어 “원작 책은 두꺼운데 연극은 두 시간이 채 안 된다”며 “많은 분량을 덜어내야 해서 과감한 선택을 했다”면서, “소설 속에서 ‘기억’에 관계된 부분을 추렸다. 현실과 허구, 과거와 미래, 연극과 영화, 진실과 거짓말을 오가면서 소설과는 다른 작품으로 재탄생할 것”고 강조했다.

그는 “문소리가 출연한 영화 ‘오아시스’ ‘박하사탕’을 보고 배역을 맡아달라고 제의했다. 지현준도 출연한 전작을 보고 캐스팅을 했다”면서, “스파이의 하루를 따라가는 기본 스토리는 유지했지만, 긴 원작에서 많은 부분을 덜어냈다. 다른 이야기를 얹어 현실과 허상을 오가는, 소설과는 다른 작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연극으로 관객과 만나는 문소리는 “무대에 서면 치료를 받는 느낌이다. 내가 다친 줄도, 아픈 줄도 모르다가 무대에 서면 ‘내가 이런 지경이구나’ 알고 치료를 받게 된다”면서, “무대는 배우에게 참 소중한 곳이라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을 할 때마다 사람 자체에 대한 애정이 커진다”면서, “연출가와 동료 배우들과 점심 저녁을 함께 먹으며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소중하다”고 덧붙였다.

김기영 역의 배우 지현준은 “북에서 20년, 남에서 20년, 반반씩 살았던 사람인데 북에서 갑자기 돌아오라는 쪽지를 받게 된다. 이번 공연을 노지시엘 같은 연출가와 함께 하게 돼 너무 좋다”면서, “화면으로 보던 문소리 누나가 전도 부쳐오고 가지도 조려온다. 출연하는 배우들이 밥을 함께 먹으며 알아가는 이 시간들이 무대에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극 ‘빛의 제국’은 두 개의 스크린이 걸려 있는 녹음실에서 시작된다. 녹음실에 자리한 배우들은 때로는 작품 속 등장인물로, 때로는 배우 그 자신으로 존재하면서 각자의 기억을 이야기한다. 간결한 무대 세트 위에 설치된 두 개의 스크린은 각각 등장인물의 일상을 보여주고, 또한 이방인으로서 바라보는 서울을 아름다운 시선으로 담아내면서, 너무 익숙해서 미처 깨닫지 못한 서울의 ‘자유’와 ‘풍요’를 감각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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