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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시대,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기억의 여정..
문화

분단 시대,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기억의 여정

이민숙 기자 입력 2016/02/20 11:04
국립극단-프랑스 오를레앙 국립극단 협업, 연극 ‘빛의 제국’


사진제공/국립극단

[연합통신넷=이민숙 기자](재)국립극단(예술감독/김윤철)은 20년간 서울에서 살아온 북한 간첩이 귀환명령을 받고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하루를 다룬 연극 ‘빛의 제국’을 다음 달 4일부터 27일까지 명동예술극장 무대에서 공연한다.

연극 ‘빛의 제국’은 탄탄한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김영하의 소설 ‘빛의 제국’을 원작으로, 오랫동안 평범한 서울시민으로 살아왔던 주인공 김기영은 실체를 알 수 없는 대상으로부터의 카프카적인 귀환명령에 서울 곳곳에 남겨진 자신의 흔적을 지우기 시작한다.

영문학 사상 율리시즈가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의 하루를 다룬 것처럼, 이 작품에서 주인공은 자신에게 주어진 24시간 동안 서울에서의 삶을 정리하면서, 거리마다 담긴 기억을 되짚는다.

이 작품은 두 개의 스크린이 걸려있는 녹음실에서 시작된다. 각색을 맡은 발레리므레장은 다양한 공간을 아우르면서 등장인물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독특한 공간을 찾아내기 위해 고민했고, 사람들이 편안하게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녹음실을 작품의 배경으로 선택했다.

녹음실에 자리한 배우들은 때로는 작품 속 등장인물로, 때로는 배우 그 자신으로 존재하면서 각각의 기억을 이야기한다. 간결한 무대 세트 위에 설치된 두 개의 스크린은 각각 등장인물의 일상을 보여주고, 기억을 여정을 떠나는 인물들의 감정을 강화하고 깊이를 만들어낸다. 또 이방인으로서 바라보는 서울을 아름다운 시선으로 담아내면서, 너무 익숙해 미처 깨닫지 못한 서울의 자유와 풍요를 감각적으로 묘사한다.



지난 해 가을 아르튀르 노지시엘 연출가가 한국을 방문해 진행한 개인 인터뷰와 워크숍 형식의 오디션에서 선발된 배우들은 원작의 줄거리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소설의 내러티브와 확연히 구분 된, 연극적 상황을 그대 노출하는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노지시엘 연출은 “이번 공연에서 원작의 큰 줄거리를 따라가면서 분단국가를 받아들이는 한국인들의 인식을 이방인의 관점에서 보여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현준이 과거의 기억을 돌이키면서 단 하루 동안 자신의 인생을 통째로 다시 사는 김기영 역으로 출연하고, 인생의 한가운데서 자신의 삶과 정체성을 고민하는 기영의 부인 마리 역으로 설득력 있는 연기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문소리가 2010년 ‘광부화가들’ 이후 6년 만에 연극 무대에 돌아왔다.

이 외에도 양영미, 정승길, 양동탁, 김한, 김정훈, 이홍재 등이 함께한다. 

한편,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 공식인증사업으로 선정된 이번 작품은 3월 공연 이후, 오는 5월 프랑스 오를레앙 공연 예정으로, ‘국제적 경쟁력 있는 극단’으로의 발전을 비전으로 삼는 국립극단의 해외진출에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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