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원기 기자] 재판부가 성폭행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 지사에게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안 전 지사와 비서 사이에 업무상 위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4일 오전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안 전 지사에 대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선고 공판을 열고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차기 대권 주자로 거명되는 유력 정치인이고 도지사로서 별정직 공무원의 임명권을 가지고 있어 위력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면서도 “다만 증거 조사 결과에 따를 때 이른바 위력의 존재감 자체로 피해자의 자유 의사를 억압했다고 볼만한 증거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간음, 추행 상황에서도 피고인이 위력을 행사했다거나 피해자가 제압당했다고 볼 상황은 드러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현행 성폭력 범죄 처벌 체계에 따라 안 전 지사를 유죄로 볼 수 없다"고 입장을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자유의사를 제압해 간음 및 추행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한 사건에서 피해자가 명시적 동의를 표현한 적 없고, 나름의 방식으로 거절했다 하더라도 현재 우리 성폭력 범죄 처벌 체계에서는 성폭력 범죄로 볼 수 없다”면서 “사회에서 말하는 성폭력 행위와 법에서의 성폭력 범죄가 일치하지 않아 괴리가 다수 나타나지만, 국민적 합의에 의해 구성된 입법 행위를 통해 정비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사법적 판단은 현행법을 엄격히 해석해 결론내려야 한다”고 피력했다.
지난 4월 불구속기소 된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였던 김지은(33)씨를 상대로 지난해 7월29일부터 올해 2월25일까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7일 안 전 지사의 결심공판에서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였던 안 전 지사가 수행비서의 취약성을 이용했다"며 "피고인이 지위 권세를 이용해 성적 접촉을 요구할 때 피해자는 거부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며 징역 4년을 구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