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뉴스프리존

한애자 단편소설 〖독도 아리랑〗..
기획

한애자 단편소설 〖독도 아리랑〗6회

한애자 기자 haj2010@hanmail.net 입력 2018/08/17 19:00 수정 2018.08.18 09:07

한애자 단편소설 〖독도 아리랑〗6회

마치 선생님이 지금 떠들어대는 것은 시간 낭비이니까 듣기 싫은 듯 하였다. 이런 태도의 학생을 저지하고 나름대로의 교육관을 가지고 교육하는 풍토도 아닌 현실이다. <교원평가>다 하는 제도가 들어서 선생이 학생의 비위나 맞추어야 좋은 평가를 받게 되고 학부모에게 무조건 잘 보이도록 그들의 구미에 맞게 움직여야만 하는 교육 현실에 그는 또 한번 압박감을 느낀다.

“엄마, 역사 선생은 공부는 안 가르치고 맨날 독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여 정말 짜증나게 해요”

“뭐야? 그런 실력 없는 교사는 당장 퇴출시켜야 돼”

전후를 알아보지도 않고 학생 말만 듣고 확대 과장하여 불량교사, 실력 없는 교사가 되기 십상이다. 그는 또 한번 이런 답답한 현실에 가슴이 조여오고 숨이 차고 열이 받쳐 올랐다.

▲ 사진: 에도시대 쇼군의 직할 영지였던 오사카(포털인용)

그는 거실의 TV모니터를 눌렀다. 역시 진부한 내용의 드라마다. 재벌과 가난한 출신의 사랑의 과정, 출생의 비밀로 흥미를 자극하는 지나친 비현실적인 테마등 남녀의 불륜...폭력성...

짜증이 나서 TV를 꺼버렸다. 방송을 통하여서 국민들에게 뭔가 새롭고 참신하며 내용 있는 프로그램을 짜서 국민들의 의식수준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지 않고, 방송 매개체를 서로의 이권만을 앞세워 그저 내용 없는, 흥미만 자극하는 드라마 천국시대를 만들고 있는 세태가 참으로 한심스러웠다.

일본은 국민들의 역사의식을 고양시키기 위해서 <사극>을 반영하고 그 내용도 일본인의 우수성과 자긍심을 일으키며 나라를 사랑하도록 하는 내용의 드라마를 오래 전부터 방송하고 있다. 그들과 우리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이 민족의 아둔함과 함께 열등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너무 일본을 찬양하는 인상이었나 되돌아보고 그런 비판을 자제하려 하였으나 사실은 사실이지 않는가!

‘정말 식민지 당하기 딱 알맞은 행태야.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또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울화통이 터지듯…… 또 그 병이 돋은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별 문제시 하지 않는데, 왜 자기만 이렇게 통탄해 하는지. 그는 자신도 다른 사람들처럼 편하게 무관심하게 살고 싶었다. 그러다가도 문득 또 염려가 밀려와 이런 행태에 대해서 통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들은 독도가 자신의 영토임을 합리화하고 세계인들에게 인정받고자 하기 위해서 오십년이 넘도록 벌써 국제적으로 활약 하였다. 국제 여론에 힘을 얻으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독도를 내주어야만 하는 입장인데, 오히려 역사과목을 강화할 판인데도 별로 심통치 않다. 새로 역사교육 강화대책으로 내세운 것이 겨우 고등학교 때나 역사가 필수과목이 되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극적 대처방안인가! 일본은 초등학교 때부터 철저히 교육하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귀를 막고 듣지도 보지도 못하였단 말인가!

그는 춘원 이광수가<민족개조론>을 설파한 심정을 이해할 것만 같았다. 그는 우리민족을 열등하다고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속히 개조되어야 할 면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무조건 일본이 나쁘다고 등을 돌리는 것보다 우리 민족의 현명한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고 여겼다. 이점을 자기처럼 고민하는 사람들은 정말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나라를 사랑하고 지켜야 할 고위직 정치인들은 부귀와 영화를 누리고 있어서인지 아쉬운 게 없고, 나라가 위급하면 외국에 모두 편안하게 살 방안까지 마련해 놓아서인지 모른다.

그는 정치인들의 적극적인 나라정치보다 늦장 대응하는 소이도 정말 혐오스러웠다. 역사적으로 살펴보아도 나라 덕을 제일 많이 본 관리들이 나라가 위기 상황에 직면하면 나라를 버리고 팔아먹고 달아나버리기가 일쑤가 아닌가! 오히려 나라 덕이라곤 쥐꼬리만하게 받으며 심한 노역과 삶의 빈곤 속에서 허덕이던 하층 서민 계층에서 나라가 위급할 때 분연히 의병을 일으키고 그들의 목숨을 바치지 않았던가!

그는 너무도 답답하여 탑골공원으로 산책을 나섰다. 거기엔 역시 노인천국이듯 바둑을 두며 노인들이 모여 있었다. 저들이 모두 일제 식민지를 겪은 새대들인데 손자 손녀에게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였다. 그는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더라도 가정에서라도 직접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긴 어른들의 체험을 들으면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역사를 배우게 되고 일본에 대한 인식도 새롭게 바뀌게 되리라고 확신하였다. 그는 풀빵을 만원어치를 사들고 노인들이 모인 곳에 다가갔다.

“어르신네들, 이것도 좀 드시면서 하세요”

정다운 표정으로 시골에 계신 부모님과 같은 나이 연배들이었다.

“잉...아니,...이거 옛날에 먹던 풀빵 아녀. 어디!”

모두들 한 두 개씩 손에 집어 입에 넣는다.

“아, 그거 맛있네, 붕어빵보다 맛있어. 옛날에 이 풀빵도 제대로 맘껏 못 먹었 어. 요즘 아이들은 배불러서 이런 것 먹지도 않아. 우리 같은 어른들이나 옛날을 생각하면서 가끔 사먹기도 하지”

“예, 맞아요. 그런데 손자 손녀들에게 이야기 많이 들려 줍니까!”

“잉, 그려. 그런데 우리 손자손녀 녀석들은 컴퓨터가 친구지. 어른들의 이야기는 들을 시간도 없어. 밥 먹을 때도 서로 시간이 다르고 가족이 한 자리에서 식사하 기도 드물어!”

“맞아. 손자 손녀들은 뭐? 소, 소...”

"소녀시대?"

“맞아, 그 소녀시대를 노래하듯 하고 연예인들에게 푹 빠져 있어. 한 놈은 게임 만 죽도록 하고 있으니....”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