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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분장으로 회장님만 노린 남성덜미..
사회

여장분장으로 회장님만 노린 남성덜미

온라인뉴스 기자 입력 2016/02/22 08:09

지난달 27일 인천 서구의 한 모텔에서 깨어난 임모 씨(38)는 어리둥절했다. 서울 이태원에서 술을 마시다 함께 모텔에 들어왔던 여성이 사라졌기 때문. 전화를 걸어보려 했지만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두 장까지 사라진 뒤였다. 임 씨는 긴 검은 머리에 짙은 화장을 하고 있었던 그 ‘여성’이 물건을 훔쳐갔다고 직감했다. 하지만 여성처럼 보였던 피의자는 여장 차림으로 상습절도를 벌여온 40대 남성이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서울 이태원과 한남동 일대에서 여성처럼 꾸민 채 취객들의 돈과 휴대전화를 훔치고 신분증을 도용해 휴대전화를 개통한 혐의 등으로 김모 씨(44)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달 28일에도 이태원의 한 술집에서 최모 씨(46·여)와 술을 마시다 최 씨가 만취한 사이 신용카드, 휴대전화, 주민등록증 등을 훔쳐 달아났다. 그는 카드로 66만 원어치를 결제하고 전남 여수시에서 최 씨 명의로 두 대의 휴대전화를 개통했다.

 경찰은 최 씨의 신고로 이태원 일대의 트렌스젠더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인 끝에 이달 18일 경기 강화군의 한 알코올중독 전문치료기관에서 김 씨를 붙잡았다. 김 씨는 지난해 말에도 김모 씨(32)와 술을 마시다 지갑을 훔치고 휴대전화와 스마트워치를 개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10대 때부터 성 정체성 혼란을 겪어 병역을 면제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가슴수술을 받고 여장을 하고 다니며 한남동 일대에서 남성들과 관계를 맺고 절도를 하며 생활비를 충당했다. 경찰은 김 씨가 남성 피해자들은 자신이 동성연애자라는 사실이 밝혀질 것을 우려해 신고하지 못한다는 점을 노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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