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통신넷=이민숙 기자]연희단거리패 30주년 1986년 7월 부산 가마골소극장 개관과 함께 작업을 시작한 연희단거리패는 민간 소극장 연극 정신과 방법론을 탐구하는 실험극단으로 출발했다. 서울 게릴라극장과 밀양연극촌을 중심으로, 이윤택과 60여 명의 단원들이 공동생활과 작업을 하는 이상주의 연극 공동체로서 올해로 30주년을 맞아 7월에는 부산 기장 가마골소극장을 재개관한다.
연희단거리패의 연극작업은, 그동안 지역과 중앙과 해외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작업을 해왔다. 오구, 바보각시, 느낌극락같은, 시골선비 조선명, 아름다운 남자 등과 같이 전통과 동시대를 만나게 하고, 햄릿, 허재비놀이,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 코마치후덴, 피의 결혼, 오이디푸스, 오레스테스 3부작 등과 같이 해외극을 한국의 독자적인 현대연극 양식으로 수용하는 작업을 해왔다.
말과 몸의 통합적 연기 메소드를 추구하는 연희단거리패의 독자적인 연기론과 실천적 적용은 이윤택 ‘연기론’ ‘말과 몸’ ‘영혼과 물질’ 등의 저술작업과 우리극연구소 연기자 훈련 과정, ‘수업’, ‘하녀들’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사중주’ 등 일련의 배우를 위한 소극장 레파토리를 통해 다양한 배우들을 배출시켜왔다. 특히 연극의 지식 사회학적 역할을 포기하지 않는 연희단거리패의 작업은 80년대 ‘산씻김’ ‘시민k’이후, ‘바보각시’ ‘우리시대의 리어왕’ ‘허재비놀이’ ‘방바닥 긁는 남자’ ‘원전유서’ ‘백석우화’ 등 일련의 사회극을 발표해왔다. 이윤택은 자신의 사회극은 ‘시사적 리얼리즘’이란 용어로 표현하면서 독자적인 창작원리와 방법론을 갖춘 극단이라고 표명했다.
지난 1999년 밀양연극촌을 세운 연희단거리패는 연극과 지역 대중이 만나는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를 15년째 지속하고 있다.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문화에 소외된 지역관객들 뿐만 아니라, 신.구 연극세대의 교류, 젊은 연출가와 배우들의 발견, 해외 연극 연출, 배우와의 교류 등을 추진하여 발전해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고 함께 숨 쉬는 소통의 축제를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
30년을 맞아 연희단거리패의 이윤택 연출은, 이윤택의 신작을 비롯 원로작가 윤대성, 젊은 작가 김지훈 등의 신작을 발표한다. 또 기국서 연출의 극단 76단과 박근형 연출의 골목길이 합동공연, 그리고 젊은 연출가들, 황선택 오세혁 차현석 오동식 이채경이 함께한다.
한편, 연희단거리패 30주년 기념공연으로 ‘방바닥 긁는 남자’(2.12.-28. 게릴라극장), 연희단거리패의 ‘벚꽃동산’(4.22-5.15. 게릴라극장), 우리극연구소 ‘오이디푸스’(8월 게릴라극장), 연희단거리패 ‘햄릿’, 이윤택이 쓰고 연출하는 신작 창작극 ‘꽃을 바치는 시간’, 베케트의 ‘앤드 게임’을 이윤택이 연출하는 ‘마지막 연극’(12월, 게릴라극장)이 준비 됐다.
또한 게릴라극장 젊은 연출가전으로 극단 해적 ‘난세에 저항하는 여인들’(3월, 황성택), 정의로운 천하극단걸판 ‘김은성 작가의 뺑뺑뺑’(3월, 오세혁), 극단 후암 ‘간사이 주먹’(8월, 차현석), 우리극연구소 부조리극 ‘코뿔소’(9월, 오동식), 김지훈 작가의 신작 연속 공연 ‘완남과 미납’(9월, 오세혁) ‘파란곡절’(10월, 김지훈), 극단 가마골 ‘탄생’(10월, 이채경)이 공연된다.
이 외에 기획전으로 5월엔 극단 76단 40주년 기념공연으로, 기국서 연출의 76극단과 박근형 연출의 골목길의 공동작업 ‘76극단+골목길’을 선보인다.
앞서, 지난 12일 혜화동 게릴라극장에서 열린 연희단거리패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은 “30주년을 맞아 초심으로 돌아가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 예술감독은 이어 “연극계가 좌우, 남북, 지역감정 등 낡은 이념논리에 갇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나 자신부터 깊이 반성하고, 연극의 본령인 소극장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 예술감독은 또 “개판의 시대에는 ‘깽판’으로 간다”면서, “소극장에서 대단히 재미있고 화끈하고 불편한 연극을 제작해 시대에 저항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예술감독은 “꼭 쓰고 싶은 배우가 두 사람 있는데, 유인촌과 명계남”이라면서, “정치적 멍에와 틀에 갇혀 배우로서 너무 좋은 재능이 제한되는 불상사를 이제는 씻어내야 한다. 그것이 30주년을 맞은 연희단거리패의 책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