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테러방지법의 국회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해 시작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이 나흘째를 맞았다.
[연합통신넷= 김현태기자] 지난 23일 오후 7시께부터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으로 시작된 필리버스터는 문병호(국민의당)-은수미(더민주)-박원석(정의당)-유승민·최민희(더민주)-김제남(정의당)-신경민·강기정·김경협(더민주) 의원 순으로 이어졌다. 26일 오전 8시 현재 60시간째를 넘어섰다.
지난 25일 오후 8시56분부터 필리버스터 발언에 들어간 강기정 의원은 국회선진화법이 시행되기 전 미국산 소고기 파동 등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렸다. 4·13 총선에서 공천 배제된 그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총 5시간4분 동안의 필리버스터를 마쳤다.
이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광주가 어려울 때 끝까지 당을 지켰던 사람답다”며 응원하기도 했다.
신경민 의원은 “그러나 이와 같은 판결의 배경으로는 검찰이 수사를 통해 ‘좌익효수’가 국가정보원 직원임을 확인했음에도 형사 기소를 하지 않고 있었던 점, 법원이 적극적으로 국정원에 직원 신분 확인 요청을 하지 않았던 점, 국정원이 ‘좌익효수’가 국정원 소속임을 확인해 주지 않았던 점 등을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신경민 의원은 국가정보원직원법 개정안에 수사기관 또는 법원이 국가정보원에 직원의 신원 확인 요청을 할 경우 국정원이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국정원도 국가공무원법상 ‘직위해제’ 규정을 따르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신경민 의원은 개정안 발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법 개정을 통해 앞으로 ‘좌익효수’ 같은 직원을 반드시 단죄하고, 국정원에서도 이런 직원을 조직적으로 보호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신경민 의원은 야당의 필리버스터 사흘째인 25일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오후 4시 10분 토론을 시작했다.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는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의원들은 언제든지 5시간, 10시간도 하겠다고 하는데 시간이 없다"면서 "의원들에게 1시간, 2시간, 3시간 이런식으로 오히려 시간 제한을 요청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야당 의원들이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고자 본회의장 안에서 무제한 토론으로 '방패'를 들었다면, 여당 의원들은 이 법을 관철하기 위해 본회의장 밖에서 피켓시위와 간담회 등으로 '창'을 들이댄 상황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원유철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직후 본회의장 앞으로 이동해 '국회마비 ○○시간째' '테러방지법도 못 만드는 국회'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다섯 시간의 무제한 토론 마친 신경민 의원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이 25일 밤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해 무제한 토론을 마친 뒤 동료 의원들의 격려를 받으며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특히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국회마비'로 규정하면서 매시간 피켓의 숫자를 바꾸고 있다. 당은 원내부대표단과 참가를 희망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본회의장 앞에서 피켓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동시에 새누리당은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중단돼 곧바로 테러방지법 표결에 돌입할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소속 의원들에게 '소집 명령이 떨어지면 2시간 안에 본회의장에 올 수 있도록 대기하라'는 지침을 내린 상태다.
필리버스터가 3일째 이어지면서 의원들의 발언을 모두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속기사들의 업무 부담도 많이 늘어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의화 의장은 이날 새벽 잠시 서울 한남동 의장 공관에 들러 옷만 갈아입고 다시 국회로 출근해 의장석을 지켰다는 후문이며, 이날 새벽 당번이었던 정갑윤 부의장은 피로에 지쳐 의장석에 기대 잠든 모습도 포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