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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엥커 멘트 논란 “세계가 지켜보는데 국회가 이래도..
정치

SBS 엥커 멘트 논란 “세계가 지켜보는데 국회가 이래도 되나”

온라인뉴스 기자 입력 2016/02/28 11:50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테러방지법 표결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이어가는 가운데, 한 방송사 앵커가 뉴스를 마무리하며 필리버스터를 두고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것처럼 발언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신동욱 서울방송(SBS)앵커

 

[연합통신넷=온라인뉴스]신동욱 <서울방송(SBS)> 앵커는 지난 24일 ‘8시 뉴스’ 클로징 멘트에서 “야당이 테러방지법 통과를 막겠다며 필리버스터에 나선 것 자체를 탓할 수는 없습니다만,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 제재가 임박했고 이에 따른 북한의 추가 도발도 우려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우리 국회가 이러고 있어도 되는 건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한반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전세계의 눈들이 과연 지금 우리 국회를 어떻게 바라볼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SBS 페이스북 갈무리
이런 내용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SBS는 필리버스터의 본질을 왜곡하고,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전세계의 눈들은 아마 ‘한국이 막장 독재국가인 줄 알았더니, 그래도 꽤 민주적인 면은 있네요’ 라고 하겠죠”, “요즘 지상파 뉴스 중 그나마 보던 게 SBS 8시 뉴스인데, 신동욱 앵커의 클로징 멘트를 들으면 야당에서 진행하는 필리버스터의 본질과 핵심은 접어두고 필리버스터 진행을 비꼬는 듯”이라는 지적을 이어갔다.

한반도 상황을 주시하는 외신의 눈은 대한민국 국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한국의 ‘필리버스터 정국’을 두고, 신 앵커와 다른 시각을 담은 외신 보도들이 꽤 있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타임스>는 지난 24일, 한국 야당 의원들이 테러방지법 통과 저지를 위해 1969년 이후 처음으로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바로가기) 이 매체는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필리버스터 발언과 일부 새누리당 의원의 방해 등을 소개하며 국회 본회의장 풍경을 자세히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은 수년 간 정치에 개입하고, 국민을 감시하기 위해 자신들의 권한을 과도하게 행사한 혐의를 받아왔다”며 “국정원이 지난 대선에서 온라인 게시판에 수천 건의 게시 글을 올리는 등 선거 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전 국정원장이 3년 징역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필리버스터 시도는 한국 야당으로서는 드물게 보이는 협동의 행위”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한국 정치인들은 의견의 차이가 있으면 평화적인 방법으로 차이점을 해결하지 않았다”며 “과거에 국회의원들은 상대 당이 추진하는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 주먹다짐을 하거나 국회 회의장 문을 봉쇄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고는 “야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는 국정원의 권한 확장을 막기 위해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한국정치 연구자의 평가를 전했다.

미국 <더 네이션> 기자인 팀 셔록도 같은 날 자신의 블로그에 ‘한국, 드라콘법인 테러방지법과 싸우다’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실었다. 셔록은 “한국 야당이 필리버스터로 저지하고 있는 테러방지법은 아네테에서 만들어진 가혹했던 ‘드라콘법’”이라고 비판했다. 아테네 입법가 드라콘이 만든 드라콘법은 가벼운 범죄라도 가혹한 형벌로 처벌하는 법으로 알려져 있다.

셔록은 <한겨레> 기사를 인용해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이후 추진하려는 테러방지법의 표결을 막기 위해 한국의 야당 의원들이 마라톤 필리버스터를 벌이고 있다”며 “시민의 자유와 정부 감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드라콘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적었다.

셔록은 “테러방지법은 국가정보원에게 한국의 내·외국인, 정치인, 민간 기업을 불법 감시할 수 있는 권한을 주게 된다”며 “한국은 테러를 겪은 적이 없고 남한과 북한이 휴전중인 상태지만, 이는 국가 간 분쟁이지 테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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