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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문화시론] 비교의식 속 사회 ‘긍정 정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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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문화시론] 비교의식 속 사회 ‘긍정 정서’ 절실하다

이인권 논설위원장 기자 leeingweon@hanmail.net 입력 2018/09/26 17:26 수정 2018.09.30 09:37
▲ 이인권 뉴스프리존 논설위원장

긍정심리학자인 미 미시간대학교 바버라 프레드릭슨 교수가 제시한 ‘확창-구축이론(Broaden-and-Build Theory)'이 있다. 인간이 긍정적인 정서를 경험하게 되면 마음이 개방적으로 넓어지고 더욱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된다는 논리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긍정적인 정서는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를 갖게 하며 인지기능과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간관계를 윤택하게 하면서 이타적인 행동을 촉진하게 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한 마디로 긍정 정서는 삶에 대한 의욕과 활력을 불어 넣어 평안감과 행복감을 누리게 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고 있다. 그래서 자신이 하는 일에서 자긍심과 만족감과 감사함과 고양감(高揚感)을 체험하도록 한다.

긍정 정서가 지배하는 사회일수록 행복지수가 높게 되어 있다. 역설적으로 한국이 행복지수에서 하위권을 맴돈다는 것은 결국 사회적 긍정 정서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곧 사회문화체계(the sociocultural system)가 긍정적인 면보다도 부정적인 요소가 더 많다는 방증이다.

‘문화’는 사회 구성원들의 감정이나 정서에 큰 영향을 끼쳐 그에 따라 국가의 문화나 국민의 정서가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복잡 미묘한 정서체계를 지닌 인간은 표정이나 언어나 행동을 통해 감정을 표출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한 사회의 문화적 특성이 발현되게 되어 있다.

더욱이 한국사회는 개인주의적이기 보다 집단주의적 성격이 강해 부정 정서가 쉽게 전파되고 공유되다 보니 갈등과 대립과 불화가 지배하고 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우리사회 문화는 ‘비교의식’과 ‘일등주의’에 젖어 있는 것이다.

지금껏 비교와 출세 지향의 사고방식이나 실천양식이 지배하다보니 긍정적인 사회문화체계가 정착되지 못했다. 경제적인 성장은 이뤄냈지만 자긍심, 감사, 만족감, 기쁨, 희열 등과 같은 긍정성을 체험하지는 못해 행복수준은 갖추지 못했다.

특히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중시하다보니 경쟁이 치열해 질 수밖에 없다. 원래 경쟁이란 게임은 이기는데 목적이 있게 되어 당연히 일등을 추구하게 된다. 어느 누가 경쟁이라는 레이스에서 일등을 원치 않겠는가? 모두가 산술적인 개념으로 ‘일등’, ‘최고’를 목표로 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 오로지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일등만을 추구하다보니 참다운 긍정의 자세를 갖기가 어렵다.

지금 우리사회의 모든 문제는 일등주의에서 비롯된다. 그 하나밖에 없는 일등을 위해 맹목적으로 뛰고 달리고 야단들이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1%의 일등 외에 99%는 일등이라는 최고 정상에 오르지 못한다. 그래서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며 또 하나의 일등을 차지하려고 소모적 경쟁의 이전투구를 벌이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긍정 정서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생각의 자세로 바꾸어야 할 시점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하고 합당한 목표나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나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만이 갖는 무 순위 경쟁력의 차별성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것이 순위의 관점에서 보아 결코 일등은 아니지만 자신만이 누릴 수 있는 있는 차별화된 능력이며 만족감과 행복감을 주는 것이다. 요제프 킬슈너는 ‘자기와 다른 사람을 비교해 누가 우위인지를 따지는 사람은 여유를 갖지 못하며 평온한 생활을 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에서는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기회나 환경’이 바로 차별성이다. 최적이란 목표는 순위와는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최적화를 이룬다는 것은 나만의 능력, 나만의 가치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순위를 매길 수가 없다.

누구나 각자의 특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모든 사람의 생김새가 다른 것처럼 내재된 특기나 능력은 각자가 다 다르다. 모든 사람들을 획일화된 기준(benchmark)으로 서로 비교할 수 없는 이유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잠재된 능력을 개발하여 독자적인 위상을 확보하게 되면 그것이 차별화가 된다. 차별화된 역량은 그 자체로서 경쟁력이 되며 경쟁이라는 치열한 레이스를 펼칠 이유도 없다.

역사적으로 인류에 공헌한 위인들은 바로 그런 각자의 분야에서 열정과 헌신으로 성과를 이뤄낸 주인공들인 것이다. 헤르만 헤세는 ’중요한 일은 자기에게 부여된 길을 한결같이 똑바로 나아가고, 그것을 다른 사람의 길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탈무드는 ‘우리가 항상 어떤 것이나 어떤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이다’라고 가르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사회는 개인의 존재감을 상대적인 비교를 통해 측정하며 평가하는 풍토가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내면적이고 정신적인 가치보다 외형적이고 물질적인 척도로 사람을 판별하는 비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우리사회에 진정으로 긍정 정서가 절실하다. 긍정 정서는 행복의 근간일 뿐만 아니라 비교적인 출세가 아닌 각자 성공의 바탕이 되는 것이다. 그래야만 진정한 행복국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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