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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 칼럼] 종교지도자의 선출..
오피니언

[덕산 김덕권 칼럼] 종교지도자의 선출

김덕권 기자 duksan4037@daum.net 입력 2018/10/01 08:08 수정 2018.10.02 08:46
▲ 김덕권 칼럼니스트

9월 28일 우여곡절 끝에 불교조계종(曹溪宗) 새 총무원장으로 원행스님이 선출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총무원장후보들이 선거 보이콧을 하는 등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고 합니다. 그 어느 곳 보다 깨끗하게 치러져야할 종교가의 지도자를 뽑는 선가가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사태로 치닫는다는 것은 같은 종교인의 입장에서 여간 가슴 아픈 일이 아닙니다.

왜 이런 불행한 일이 생긴 것일까요? 불교인들은 이 사태를 ‘권승(權僧)들의 농단(壟斷)’ 때문이라고 합니다. 권승은 권세를 가진 승려를 말합니다. 그리고 농단은 이익이나 권리를 교묘한 수단으로 독점하는 것을 말합니다. 제36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28일)를 앞두고 후보 네 명 중 혜총 · 정우 · 일면 스님이 26일 공동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이번 총무원장 선거는 현직 총무원장의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끝에 치러지는 것인데 후보들의 돌연한 집단사퇴로 조계종은 더 큰 파국을 맞게 된 것입니다. 혜총 · 정우 · 일면 스님은 26일 오전 공동기자간담회를 열고 “선거운동 과정에서 두터운 종단 기득권 세력들의 불합리한 상황들을 목도하면서 참으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며 “불합리한 선거제도를 바로잡고자 이번 제36대 총무원장 후보를 사퇴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힌 것입니다.

공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후보들은 사실상 자승 전 총무원장 측이 원행스님을 지지하는 선거 판도가 사퇴 이유임을 시사했습니다. 자승 전 총무원장은 은처자(숨겨놓은 아내와 자녀) 의혹 등으로 물러난 설정 전 총무원장 이전에 8년간 총무원장을 연임했고 원행스님은 이번 선거에서 유력 후보로 꼽혔습니다.

혜총스님은 “권승들이 많은 사부대중을 농락하는 일은 없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사퇴를 결의했다”고 했습니다. 정우스님은 “악법도 법”이라며 “우리는 지금의 선거가 불합리하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며 이미 구성된 선거인단 스님들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혜총 · 정우 · 일면 세 후보가 공동 사퇴함에 따라 선거는 원행스님 단독후보로 치러진 것이지요.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는 간선제(間選制) 입니다. 총무원장 선거인단은 현 중앙종회 의원 78명과 전국 24개 교구 본사에서 선출한 240명을 합해 318명으로 구성됩니다. 단독후보일 경우 선거인단 과반수의 찬성이면 당선된다고 하네요.

불교개혁행동은 “청정한 교단불사를 성취하기 위해 불교파괴세력의 이러한 작당과 음모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승 적폐세력의 주도하에 치러지는 체육관, 줄 세우기 선거로 진행되는 총무원장 선거에 대해 반대한다.”

“우리의 이러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자승적폐세력이 총무원장 선거를 강행한다면 사회 일반 도덕성에 미치지 못하는 총무원장 후보자에 대한 폭로를 하여 설정스님에 이은 허수아비 총무원장 선출을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한편 지난 9월 18일 원불교에서는 제 15대 종법사(宗法師)로 전산(田山) 김주원(金主圓) 종사를 선출했습니다. 모름지기 종교의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방식은 이래야 되지 않을까요? 임기 6년의 새 종법사는 교조(敎祖) 소태산(少太山) 부처님과 정산종사, 대산종사, 좌산상사, 경산 종법사에 이어 교단을 새롭게 이끌게 됩니다.

전산 김주원 종법사 당선자가 확정되자, 중앙총부는 33번의 개벽대종 타종으로 새 주법의 탄생을 세계만방에 알렸습니다. 제15대 종법사 선거에 앞서 9월 13일 정수위단원(正首位團員) 선거와 16일 봉도(奉道) · 호법(護法) 수위단원 선거를 거쳐 단원 34명을 뽑았습니다.

그리고 임시수위단회에서는 종법사 선거에 34명의 단원 중 33명이 참여하여 새 종법사를 선출했습니다. 종법사선거 규정에 의하면 수위단원 재적 단원 2/3이상 득표해야 종법사에 당선될 수 있습니다. 종법사는 원불교교단의 주법(主法)입니다. 그리고 교단을 주재(主宰)하고 원불교를 대표합니다.

전산 김주원 종법사 당선인은 원불교중앙총부 정문에서 따뜻하게 맞이한 수위단원들과 회의실로 이동, 죽비를 전달받고 첫 수위단회를 주관했습니다. 이어 영모전(永慕殿) 봉고(奉告)를 마친 뒤 중앙원로원, 수도원 원로교무들과 총부직원, 예비교무들에게 인사와 꽃다발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종법사 당선인과 새 수위단원들은 소태산 부처님 성탑-정산종사 성탑-대산종사 성탑-구 종법실을 참배한 뒤 경산 종법사에게 당선 인사를 하셨습니다. 종법사 이 · 취임식인 대사식(戴謝式)은 오는 11월4일 중앙총부 영모전 광장에서 거행됩니다.

원불교의 종법사 후보는 법위가 원정사(圓正師) 이상, 연령 74세 이하를 피선자격으로 하며, 후보추천은 정수위단회에서 합니다. 종법사는 수위단회(정수위단 남녀 각 9인, 봉도수위단 8인, 호법수위단 8인, 총 34인)에서 수위단회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선출합니다. 그리고 중앙교의회(中央敎議會)에서 추대하며 수위단회 의장이 되지요. 임기는 6년이며 한차례 연임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깨끗하고 아름다운 지도자 선출방법인가요? 일체의 잡음이나 혼란도 없습니다. 종법사 선출되기 전에는 누구도 수위단회의장에 출입이 금지 됩니다. 수위단원일지라도 새 종법사를 선출하기 전에는 회의장을 나올 수도 없습니다. 마치 천주교의 교황선출방식과 흡사합니다.

새 종법사가 탄생되면 개벽대종을 타종하고 수의단원 전부와 원로법사님들 그리고 경합을 벌렸던 후보들까지 모두 맨땅에 맞절을 올리며 새 종법사의 탄생을 경하(慶賀)드립니다. 새 시대의 새 종교는 구시대의 종교와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도 그 방법이 달라야 합니다. 그래야 모든 사람들을 이끄는 지도자로서 세상에 우뚝 설 수 있는 것이 아닌지요?

종교는 어느 종단을 막론하고 권승들의 농단이 있으면 안 됩니다. 대중의 마음은 마침내 덕 있는 분을 따르게 되고, 하늘 뜻은 마침내 사(私⦁邪) 없는 분에게 돌아가기 마련이지요!

단기 4351년, 불기 2562년, 서기 2018년, 원기 103년 10월 1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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