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통신넷=진훈 기자]지난 6일 일본 롯데홀딩스는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 형 신동주(62) 전 부회장은 모습을 드러냈지만 동생 신동빈(61) 회장은 위임장만 보내고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주주총회는 속전속결로 진행돼 30분 만에 끝이 났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기한 현 경영진 해임안은 모두 부결됐다. 지분 27.8%로 표 대결의 열쇠를 쥔 종업원 지주회가 동생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8월 주총에 이어 신동주 전 부회장 요구로 소집된 이번 주총에서도 완승을 거두면서 한국과 일본 롯데의 ‘원톱체제’를 공고히 하게 됐다.
이번 결과는 주총에 앞서 이미 예상돼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롯데홀딩스 지분은 그가 대표이사로 있는 광윤사 지분 28.1%를 합쳐 30% 정도다. 신동빈 회장은 종업원지주회의 지분을 포함해 절반 이상의 우호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최근 지분 27.8%를 가지고 있는 종업원지주회를 포섭하기 위해 “상장을 전제로 1인당 25억원 상당의 주식 보상을 하겠다”며 자기 편에 서줄 것을 요청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주주들의 신동빈 회장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했다며, 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또 더 이상의 분란 행위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번 결과는 종업원 지주회에 부당한 압력이 가해졌기 때문이라며 6월 정기 주총에서 해임안을 또 내겠다고 맞섰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은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6월 개최되는 정기 주총에도 같은 안건을 재상정하기 위해 주주 제안권을 행사할 계획”이라며 “그때까지 종업원지주회 등을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표 대결의 승리로 신동빈 체제는 더 공고해졌지만 양측은 신격호 회장 성년후견인 신청 등 8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형제갈등의 마침표는 결국 법정에서 결판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