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의 세습은 우리 사회의 커다란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대부분의 개신교는 물론 같은 종단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현실이다. 90년대부터 활발히 진행된 교회 세습은 미국 원조를 통한 물량화, 산업화를 통한 기업화, 독재정권을 통한 권력화가 되면서 이미 예견된 것이라 보여 진다.
다시 말해서 교세의 확장은 한계에 이르렀지만 우후죽순으로 생산된(?) 목회자들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개화기나 일제강점 초기, 1920년대 전후에서 보여주었던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모습은 잃어버렸다. 여기에 종파적 신앙의 게토화, 지나친 미국 신학에 예속, 천민자본주와 야합으로 인한 양적 급성장, 물량적 동원능력을 보여주지만 질적 성장과 도덕적 정화능력 관점에서는 긍정적인 시선을 받고 있지 못하는 현실이다.
그 시작은 해방이후 새로운 권력으로 등장한 개신교 지도자들의 권력 유착을 통한 부의 축적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인 교회, 신도와 천리교의 막대한 재산, 조선신학교(한신대), 장로회신학교(장신대), 고려신학교(고신대), 대한신학교(안양대), 중앙신학교(강남대)의 토지와 재산을 월남한 개신교 지도자가 접수했다. 미군정 시기에 최대 적산을 접수한 그룹은 조선신학교를 중심으로 한 김재준, 한경직 등 목사들이었다. 조선신학교는 전국 215개소의 천리교 교회 가운데 천리교 본부를 비롯한 서울 시내에 있던 40여개소의 교회와 부속 재산을 한꺼번에 접수하는 놀라운 하나님의 기적(?)을 체험했다. 그 중 제일 큰 천리교1중앙교회가 지금 영락교회 부지이고 경동교회, 향린교회, 주안감리교회, 서대문성결교회 등이 미군정의 도움으로 개신교의 재산이 되었다.
재산을 강제로 빼앗은 행위를 박해 피해자의 권리회복이나 사교에 대한 승리로 정당화하면서 목회자들은 자본의 단물을 맛보았고 신앙은 변질되기 시작했다. 이는 필연적으로 설교가 영적 각성, 삶의 윤리적 변화보다 물질적 보상, 축복이 중심이 되면서 신앙의 본질이 왜곡되었다. 자본축적 방법을 알게 되면서 적극적인 이권개입, 정치권력과의 유착을 통해 교회권력을 더욱 확장시켰다. 대표적인 것이 11조, 구국기도회, 조찬기도회, 새마을운동 활용, 가나한 농군학교의 역할이 그것이다.
적산 재산으로 자본을 축적, 정교유착을 통해 교세의 확장했던 개신교는 급속한 산업화는 또 하나의 기회로 작용했다. 산업화에 의한 공단의 형성, 도시인구증가,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의 이촌향도는 교세 확장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농촌에 살던 이주민들은 새로운 터전에서 가족중심의 결속을 원했고 교회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주민이 증가할수록 교회의 성장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제 교회는 지역교회를 넘어 광역에 영향을 미치는 대형교회, 프랜차이즈식 교회가 출현하면서 기업화 되었다. 교회는 조직화, 담임목사와 부목사간 철저한 수직적 계층화, 능률과 효과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좋은 분야에 집중하게 된다. 90년대 이후 부동산 정책으로 경제를 부양하는 신도시 건설, 대규모 아파트단지 조성 등 정부의 정책에 편입하여 신도시에 대형교회들이 종교 부지를 분양받아 신도시 지역으로 교세를 확장했다. 이때 교회들은 한국 대표교회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각 교파간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하면서 대형 성전을 건축했다. 이것이 하나님의 축복, 기적이라는 기복신앙과 결합되어 교회가 부동산 투기를 조장했다.
기업화된 교회의 구조로 인하여 교회 간의 연대는 사라지고 서로 경쟁하면서 공공성을 가진 영역이 아닌 사유화된 자본이 되었다. 자본화된 교회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과 서비스를 제공받는 소비자의 관계로 변질되어 버렸다. 이것이 교회 세습, 명성교회의 본질이다. 특히 명성교회는 하나님과 교회와 담임목사… 담임목사의 뜻은 곧 하나님의 뜻이라는 우상화 수준으로 변질되었다.
"교회는 그리스로 이동해 철학이 되었고, 로마로 옮겨가서는 제도가 되었다. 그 다음에 유럽으로 가서 문화가 되었다. 마침내 미국으로 왔을 때… 교회는 기업이 되었다." 는 미국 상원의 채플 목사였던 리처드 핼버슨 목사의 말은 그 의미가 적지 않다. 한국교회는 미국의 자본, 기업화하는 과정을 철저하게 추종하는 것을 넘어 욕심과 탐욕의 상징이 되었다. 영화 '쿼바디스'의 김재환 감독은 대형교회의 세습을 비판하면서 "교회는 한국으로 와서는 대기업이 되었다" 고 한국교회의 현실을 비판하였다.
교회는 치외법권, 좌파정권의 의도된 정치보복, 종북 세력의 음모라는 개념으로 한국 개신교의 자리는 점점 더 협소해지고 있다. 이제는 교회의 본질 회복, 종교의 사회적 역할 강조, 교회간 경쟁이 아닌 유대의 강화와 공공성의 확보, 질적 성장과 도덕적 정화능력회복을 통해서 이 위기를 벗어나야 할 시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