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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잉글리쉬 'Why?'] 글로벌 시대 영어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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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잉글리쉬 'Why?'] 글로벌 시대 영어에 대한 올바른 인식 필요

이인권 논설위원장 기자 leeingweon@hanmail.net 입력 2018/10/19 14:48 수정 2018.10.22 10:08
"진정한 글로벌 역량은 한국인의 문화적 자긍심과 한국어에 대한 주체성을 갖추는 것이 우선"
▲ 이인권 뉴스프리존 논설위원장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지난 9월 외교관들의 영어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외교부는 직원들의 외국어 구사능력 향상을 핵심 외교 역량의 하나로 여겨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외교관들의 영어 실력에 대한 지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3S 외교관‘이란 비아냥도 있다. 국제회의에서 처음에는 침묵(silent) 하다가 가끔씩 내용을 이해한 것처럼 미소(smile) 짓다가는 졸게 된다(sleep)는 의미다.

그러나 외교부장관은 뛰어난 영어 실력을 지나치게 활용해 언론의 지적을 받기도 한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영어 사용만 고집해서다.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 수장이 공식 통역관을 대동하는 공석에서 개인의 영어 역량을 과도하게 발휘하는 것도 국가의 주체성과 품격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한국어가 모국어인 한국 사람이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글로벌 시대에 영어를 필요한 만큼 구사하고 이해하며, 그 감각과 언어문화를 이해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이를 바탕으로 영어를 사용해야할 환경과 위치에 따라 분별력을 갖는 것도 역량의 중요한 하나다. 어쨌든 우리는 지금 글로벌 시대를 살아간다.

'글로벌' - 'GLOBAL'

우리는 ‘글로벌’이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접한다. 그런데 비단 한국인뿐만이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수없이 이 말을 쓰면서도 명쾌한 개념을 내놓지 못한다. 아니 누가 그 용어에 대해 구태여 명확하게 정의를 내리려고 하지도 않고 그냥 모호한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이라는 말이 현대인의 생활 가운데 전문 유행어(buzz word)가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쉽게 얘기해서 이 말은 ‘전 세계의’, ‘지구상의’, ‘세계적인’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글로벌 시대는 일반적으로 ‘세계적인 시대’, 즉 ‘국제화 시대’를 지칭한다. 이 말이 우리 사회에서는 개방과 경쟁의 두 가지 함축된 의미를 내포하면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글로벌이라는 용어에 대한 인식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그에 수반되어 국제언어인 영어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인식을 명확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글로벌’이라는 전문 유행어의 의미

우선 ‘global' 이라는 기본 개념과 연관되는 용어는 ’globality',' globalism', 'globalization'이 있다. 이중에서 우리가 흔히 일컫는 ‘세계화’의 의미로서 ‘globalization’(글로벌라이제이션)이 키워드가 될 수 있다. 이 글로벌라이제이션은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데, 즉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 '자유화‘(liberalization), '서구화’(westernization), '보편화‘(universalization)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라이제이션은 위에 언급한 의미를 뛰어 넘어 포괄적인 외연을 내포하고 있다.

지금 세계는 정보통신 기술의 진화로 지리적인 경계의 구분이 없어지고 하나의 공간 개념으로 설정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100년 동안 각 분야별 성장 속도를 비교해 보면 커뮤니케이션 분야가 무려 100배 이상 발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실에서 글로벌 이라는 의미는 오히려 쟌 숄트가 얘기한대로 ‘초지역주의’(supraterritoriality)로 정의하는 것이 정확한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국가 간 경계의 초월화’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글로벌 시대’는 ‘국경이 사라진 시대’라는 의미를 갖는다. 엄밀하게 말해 ‘global’(세계화)과 ’international‘(국제화)과의 개념은 다르다. 영어 ‘international'이라는 말은 1780년대에 만들어졌으나 ’global'이라는 용어는 1890년대에 생겼다. 여기에 ‘globalize'와 ’globalism'이라는 단어는 그로부터 50년 후에 신조어로 나타났다.

우리가 지금 자주 접하는 ‘globalization'이 미국영어로서 처음으로 사전에 등장한 것은 1961년이었다. 아마 마셜 맥루한이 1962년에 ’지구촌‘(Global Village)이라는 말을 대중화 시킨 시점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20세기가 오기 전까지만 해도 국제관계 업무에서 '글로벌‘이라는 말 대신 ’인터내셔널‘이라는 말이 쓰였다. 그러다 1980년대에 들면서 글로벌이라는 용어가 전면에 나타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미국영어였던 globalization은 세계 각국이 시대의 조류를 따라 자기식의 외래어로 받아들여 지금같이 널리 쓰이게 된 것이다.

◇ ‘국제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의 차이는?

그럼 ‘국제적인 것’(internationality)과 ‘세계적인 것’(globality)과의 차이는 무엇일까? 우선 국제적인 것은 ‘지리적 개념으로 국가 간의 경계를 넘어서 물리적으로 거리를 이동하여 교류(cross-border exchanges over distance)하는 것’이다. 반면에 세계적인 것은 ‘공간적 개념으로 경계를 넘지 않고도 물리적인 거리를 초월하여 교류(trans-border exchanges without distance)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지금 21세기를 국제화 시대라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세계화 시대 곧 글로벌 시대라고 규정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글로벌 시대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획기적인 발전 때문이었다.

이제는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 있다. 우선 인터넷으로 전 세계가 하나로 통한다. 매스 미디어는 세계를 거미줄처럼 엮어 실시간으로 정보와 지식을 전파한다. 이제는 기업마다 회의도 원격 영상으로 하고 있다.

헬드와 맥그류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이란 전세계적인 상호 연결의 폭이 넓어지고, 축이 깊어지고, 속도가 가속화 되는 것을 의미’ 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글로벌 시대의 영향을 집중해서 받는 분야는 커뮤니케이션, 시장, 생산, 금융, 기구, 문화의식 등이다.

특히, 문화나 예술을 통해 전 세계가 하나가 되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제는 거시적인 시각에서 세계가 하나의 공동체라는 의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생각의 모형(thought patterns)이 지역적이거나 국가적인 차원을 뛰어넘어 전 지구적인 규모로 확장되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여 글로벌라이제이션은 사람과 문화와 경제적 활동의 세계적 관계 형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중심에는 경제 개념이 자리 잡고 있다. 이것을 바탕으로 개별 국가로 구성된 세계 공동체를 대상으로 아이디어와 언어와 대중문화가 교류하고 소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시대는 결국 세계를 대상으로 하여 사람이 주체가 되어 경쟁하는 것이다. 사람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바로 언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는 뜻과 같다. 그 세계인들과의 소통이 다름아닌 ‘글로벌 토크’(global talk)이자 ’글로벌 스피크‘(global-speak) 이다. 이 글로벌 토크를 할 때 한국어로 할 것인가, 아니면 영어로 할 것인가?

바로 이것이 영어를 해야 하는 당위성이다. 단, 먼저 한국인의 문화적 자긍심과 한국어에 대한 주체성을 갖추는 것이 합리적이고 균형된 글로벌 역량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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