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어를 갈망하는 것은 세계 각국의 공통점
우리나라 어디를 가나 영어학원이 넘쳐난다. 전국에 영어학원 수는 약 2만 곳이 있고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학원수업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쏟아 붓는다. 그럼에도 글로벌 시대에 부합하게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인력은 많지 않은 현실이다.
영어에 대한 열기는 비단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그야말로 전 세계가 영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오늘날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해 자녀들이 영어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 하는가?”라는 질문을 각국 학부모들에게 해 보았다.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한 비율이 한국은 91%였다. 비율에서 상위권에 들어 있는 국가들을 보면 중국 92%, 프랑스 90%, 독일 95%, 인도 93%, 일본 91%, 필리핀 92%, 그리고 베트남이 98%였다.
이 여론조사는 미국의 권위 있는 <퓨리서치센터(The Pew Research Center for The People & The Press)>가 실시한 것인데 세계 각국의 영어에 대한 갈망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해주고 있다. 이 자료만 보더라도 영어를 배우겠다는 열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가 되어 있다.
정말로 영어가 중요한 것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영어를 잘 할 수 있음으로 해서 우리는 상대적으로 개인의 정서적, 정신적 풍요와 사회적 품격과 경제적 기회를 선점할 수 있다.
◇ 세계 지식정보의 80%가 영어로 저장돼
그럼 왜 영어를 알아야 하는지를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세계는 지금 지난 세기 제조업 중심에서 지식 기반 사회로, 다시 콘텐츠 기반 경제로 빠르게 재편되었다. 지금은 실시간으로 엄청난 지식과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다. 이 시대에 정보를 누가 얼마나 빠르고 신속하게 획득하느냐가 결정적인 승부를 가름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지금과 같은 첨단기술 시대에 인터넷에는 세계 인류가 창출해내는 지식과 정보가 넘쳐난다. 그런데 그 많은 지식과 정보는 영어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저장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영어가 필요한 이유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네트워크는 정말 하루에도 엄청난 신지식을 쏟아내고 있다. 어제의 지식은 쉬 낡고 쓸모없이 되어 버린다. 이런 환경에서 오늘을 살아가는데 영양가 높은 새로운 지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가 없게 되어 있다.
<위키피디아>, <구글>, <트위터>, <유튜브>, <야후>, <레디트> 등… 세계의 인터넷 사이트들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정보가 저장되어 있다. 가장 인지도가 높고 규모가 큰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Wikipedia)>에는 약 5백73만7,300건(2018년 10월 20일 기준)의 기사가 저장되어 있다.
이렇게 지식과 정보의 콘텐츠가 기반이 되는 21세기 사회에서는 앞서 말한 대로 무엇보다 영어 능력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 되어있다. 그것은 지식 정보를 지배하는 영어의 위상이 그만큼 막강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인터넷에 올려져 있는 정보의 무려 68.4%가 영어로 되어 있다. 이에 대해 영국문화원은 전 세계 온라인 정보의 80%가 영어로 저장되어 있다는 통계를 내놓고 있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에 등재된 논문 중 영어권 논문 비율이 73%를 차지하고 있다.
SCCI(사회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의 영어권 논문 비중은 85%, 세계 100대 대학 중 영어권 대학이 75%다. 이에 비해 일본어로 된 정보 비율은 5.9%, 독일어가 5.8%, 중국어가 3.0%, 프랑스어가 3.0%, 한국어가 1.3%로 나타났다. 르네상스 시대에 새로운 언어는 시인에 의해 태어난다고 했다. 그러나 20세기 이후의 신어(新語)는 과학기술의 발전에 의해 생겨났는데 그 중 약 60%는 영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 영어는 외국인과 단순한 소통만이 아니다
앨빈 토플러는 미래의 부를 만드는 세 가지 기본 조건 중에 지식을 꼽았다. 지식은 미래 경제의 석유라고 할 만큼 부를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원천이라고 했다. 이 미래 경제의 석유를 캐기 위해서는 세계로 나가야 한다. 그 세계에 그런 석유 매장량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참치라는 큰 고급 어종을 잡으려면 저 멀리 원양으로 나가야지 연근해에 아무리 좋은 그물을 처 놓은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지식도 큰 지식을 낚으려면 저 넓은 세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영어로 무장하고 나서 말이다. 바로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그렇다면 구태여 많은 돈을 들여 외국에 나가야 할 필요까지도 없다. 설사 생활영어가 조금 미숙해도 좋다. 영어는 꼭 외국인과 직접 만나서 소통하는 ‘대화능력(communicative competence)’ 곧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것만이 아니다.
외국인과 상대하는 일을 해서가 아니라도 글로벌 시대에 영어를 최소한 이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현대사회를 당당하게 헤쳐 나갈 수 있다. 어느 조직에서 실제로 직접 영어를 필요로 하는 일을 하는 구성원은 20%나 될지 모르겠다.
아니 영어가 전혀 필요 없는 조직이나 환경도 많다. 그러나 외국인을 직접 상대하여 영어를 쓸 기회가 없는 조직의 구성원들도 영어를 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앞서 말한 지식 정보 콘텐츠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 시골로 갈수록 영어가 더 절실해지는 이유
최대 검색엔진 구글은 글로벌 시대 현대인들을 위해 '세계의 정보를 모아 누구나 쉽게 유용하게 쓸 수 있게 하는 것(Organize the world's information and make it universally accessible and useful)'을 사명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환경에서는 도시가 아니라 시골로 가면 갈수록, 지역의 환경이 취약하면 할수록 영어는 더욱 필요한지도 모른다. 이는 대화를 나눌 외국 사람이 있어서가 아니요 외국인 회사에 들어갈 기회가 있어서도 아니다.
영어는 현대인들의 지식 창고를 가득 채우는 필수양식이기에 그렇다. 도서벽지에서도 영어를 하면 인터넷을 통해 세계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 컴퓨터 한대만 있으면 지구상의 모든 지식과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정보의 고속도로가 전 세계를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는 첨단시대에 우리가 '토착 한국사람' 즉 'Local Korean' 으로서만 눌러 앉아 있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글로벌 한국인' 곧 'Global Korean' 의 기상을 떨쳐야 한다.
이제는 작은 땅덩어리 한국에서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한다. 큰 시각으로 원대한 목표를 품어야 한다. 영어가 절실한 글로벌 시대에 작은 목표는 작은 성취를, 큰 목표는 큰 성공을 가져오게 되어 있다. 미국의 기업가 존 록펠러는 말했다.
"목표를 높은 것에 두어야 한다. 그것은 똑같은 노력이지만 목표를 크게 가진 사람에게는 큰 것을 향한 노력이 되고, 그저 먹고 사는 일에 급급한 목표를 세운 사람에게는 작은 노력이 되고 만다. 스스로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을 속이는 가장 큰 거짓말임을 명심하라."
그의 말대로 인생의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영어에 큰 노력을 쏟아 부으면 그것은 반드시 글로벌 시대 경쟁력을 갖추는 지름길이 된다. 반면에 글로벌 경쟁력을 쌓으면 요즘 K-팝으로 한류가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시점에 한국어의 위상도 국제사회에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는 자신감도 생겨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