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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대구, 붉은 가을, 단풍길 따라 길 위의 인문학 “길 따라 돌아간다”

문해청 기자 입력 2018/10/23 02:14 수정 2018.10.23 08:05
우리나라 선문의 효시 실상사 ‘구산선문’, 출가 ‧ 재가대중 ‘사부대중공동체’로 하나로 엮어진 사찰
강사 정만진 작가 / 사진 = 문해청 기자

[뉴스프리존,대구=문해청 기자] 새벗도서관 ‘2018 길 위의 인문학’ 강좌 3차 ‘교육에 대한 우리의 꿈과 희망’이란 주제로 강의 후 21일 하성흡 작가와 함께 지리산 바람도 풍악소리가 되는 남원을 탐방했다.

일부 사립유치원의 일탈로 온 나라가 들썩이는 가운데, 대구 지역에서 의미 있는 강좌를 선도적으로 진행해 왔다. 공립 도서관과 건전한 관계를 유지하는 30여 년 동안 외길을 걸으며 시민대중의 자발적 참여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사립공공도서관 새벗인문학 강좌가 주목 받고 있다.

이번 강연은 교육현장에서 참교육을 실천했던 경험과 대구광역시 교육위원으로 활동한 소설가 정만진이 진행했다. 작가는 지난 12일은 미국의 교육활동가 존 테일러 개토의 저서 ‘학교 종은 누구를 위해 울리나?’ 19일은 오마이뉴스 오연호 저서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함께 읽고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이 땅의 피폐한 교육현실이 사회를 병들게 한다. 병든 사회가 더욱 열악한 교육현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행복을 위해 다른 방식의 교육을 상상하고 현실화 시키는 실천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감동을 주는 강의였다.

3차탐방-광한루_오작교 / 사진 = 문해청 기자

먼저 천년의 향기 실상사는 걸어서나 차를 타면 적당히 단풍 숲 을 즐길 수 있는 지리산에 있다. 남명 조식(1501~1572) 선생은 피아골 단풍을 ‘삼홍소(三紅沼)’란 시로 ‘온 산이 붉게 물들어 산홍山紅이고, 단풍이 맑은 담소에 비쳐 수홍水紅이며, 그 품에 안긴 사람이 붉게 물들어 보인다 해서 인홍人紅이다.’ 표현했다.

‘흰 구름 맑은 내는 골골이 잠겼는데/ 가을의 붉은 단풍 봄꽃보다 고와라./ 천공天公이 나를 위해 뫼빛을 꾸몄으니/ 산도 붉고 물도 붉고 사람조차 붉어라.’

예로부터 실상사는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지리산 제1경이라 불리는 천왕일출. 그 천왕봉 아래 남원에서 정령치를 거친다. 성삼재~실상사로 이어지는 종단도로.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입석리에 있는 절로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인 금산사(金山寺)의 말사이다.

현대 문명사회의 대안을 모색하고 시대정신을 구현하고 있는 곳이다. 우주 만물이 한 몸, 한 생명이라는 인드라망 생명공동체의 기본이념을 바탕으로 한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삶, 인간과 인간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아름다운 사회의 지속 가능한 인류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정신이 서려있다.

생명살림유기농법의 보급, 생명평화 및 생명통일운동의 전개, 생명살림교육의 실천하고 있다. 특히 배움과 우정의 공동체 실상사 작은 학교는 기꺼이 벗이 되어 함께 배우는 사람이 되고자 손짓한다.

강사 하성읍 작가 / 사진 = 문해청 기자

생명평화의 삶을 실현하는 인드라망 세계관으로 5년 배움의 줄기로 일반지식교과 외에 ‘생태, 자립교과’, ‘예술교과’, ‘평화교과’ 및 ‘프로젝트형 주제 공부’로 독특한 중, 고등 과정의 대안교육을 한다.

혼불문학관은 우리 풍속의 보고(寶庫)이자 모국어의 보고라는 평가를 받는 작가 최명희(崔明姬, 1947∼1998)의 소설 『혼불』의 배경지 매안마을이 실제 작가의 선조들이 500여 년 살아 온 노봉마을이며 그 곳에 혼불문학관이 세워졌다.

소설『혼불』의 종가, 청호저수지, 새암바위, 호성암, 노적봉 마이애불상, 달맞이동산, 서도역, 근심바위, 늦바위고개, 당골네 집, 홍송 숲등 마을 주변이 실화소설처럼 그대로 살아있다.

소설 『혼불』은 1981년 ‘동아일보 창간 60주년기념 장편소설공모’에 제1부가 당선되어 세상에 처음 나왔다. 1988년 9월부터 월간 ≪신동아≫에 제2부를 시작으로 1995년 10월까지 연재 됐고 1996년 12월에 전 5부 10권으로 <한길사>에서 출간했다. 

작가는 지병인 암으로 투병하던 중에도 제5부 이후 부분을 구상하고 자료를 정리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끝내 집필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타계했다.

3차탐방_혼불문학관서명 / 사진 = 문해청 기자

소설 『혼불』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의 남원 매안 마을과 거멍굴을 배경으로 한다. 매안 이씨 가문의 삼대를 이루는 청암 부인과 아들 이기채 부부, 손자 이강모·허효원 부부 거멍굴 천민인 춘복이 등이 주요 인물이다. 이야기는 강모와 효원의 혼례로부터 시작된다.

신랑 강모가 사촌누이와 상피(相避)를 범한 사랑을 하던 중이라 신부 효원은 초야를 치르지 못하는 수모를 당한다. 강모가 방황 끝에 만주로 가자 청상과부로 쓰러져 가는 가문을 일으킨 시할머니 청암 부인으로 매안 이씨 가문을 이끌어 가야하는 비극적 운명을 이어받는다.

매안뿐만 아니라 민촌 거멍굴 사람에게 신임이 두터운 청암부인의 죽음으로 잠재해 있던 반상(班常)의 갈등이 드러나고, 효원은 격동의 세월 속에서 힘을 잃어 가는 가문을 되살릴 책무를 떠안게 된다.

한편 천하변동을 꿈꾸는 거멍굴 천민 춘복이는 양반 처자를 사모하여 자신의 아이를 수태시키는 상징적인 행위를 한다. 효원은 춘복이로 인해 곤경에 처한 강실이를 도와주나 이후 사건의 전모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격동의 시대 한 가족, 한 마을의 이야기가 시대 사회사의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은 당연할 뿐만 아니라 미완의 이야기로서 손색없이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호남제일루 광한루원 廣寒樓苑는 이도령이 하루는 춘흥을 못 이겨 방자를 불러 물으시되, “너희 고을 좋은 승지 강산 어데가 제일이냐?” 방자 여쭈우되, “소인의 고을에 별반 승지 없사오나 낱낱이 아뢰리다.

북문 밖에 나가오면 교룡산성 좋사옵고 서문 밖 나가오면 관왕묘1)도 경치 좋고 남문 밖 나가오면 광한루 좋사온데, 오작교·영주각은 삼남 제일 승지로소이다.” “그러면 광한루 구경갈 터이니 나귀 안장 지어라.”(『춘향전』에서)

3차탐방_혼불문학관 / 사진 = 문해청 기자

지리산 바람도 ‘풍악소리’가 되는 곳, 남원 곳곳은 춘향 일색의 도시라 생각될 정도다. 아니 어쩌면 춘향이가 먹여 살리는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닐지 모른다. 문학의 힘, 문화의 힘을 느껴지는 지역이다.

새벗도서관(관장 기호석)은 “일제저항 독립운동가 민족시인으로 너무 잘 알려진 이육사(264 이원록)가 1920년(17세)부터 1937년까지 온 가족이 함께 17년을 살았던 집터를 철거하는 대구광역시의 졸속행정을 생각하면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도시재개발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고 했다.

대구광역시가 “특히 창의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문학작품이나 작가의 자취를 도시나 마을의 이야기로 만드는 작업을 한다. 이를 통해 지역의 관광사업을 진행하고 거론하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아쉬움을 넘어 분노가 생긴다. 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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