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대표의 옛 친이계 좌장 이재오 의원이 공천 탈락한 서울 은평을, 유승민계 핵심 이종훈 의원이 탈락한 경기 성남분당갑,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이 단수공천된 대구달성,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의 대구 동갑, 유영하 후보가 공천된 서울 송파을 등이다.
김 대표가 지난 16일 의결을 거부했던 서울 용산, 서울 마포갑, 경기 성남분당을의 경우, 비박계들의 탈당으로 논란이 사라졌다.
용산은 진영 의원, 마포갑은 강승규 전 의원, 분당을은 임태희 전 의원이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했다.
4ㆍ13 총선이 채 한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여야가 공천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공천’이 불공정하고 편파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여야 가릴 것 없이 계파 간 힘겨루기가 도를 넘으면서 총선 후 극심한 후유증도 예상된다.
[연합통신넷= 김현태기자] 공천 결과를 여야가 수긍하지 않는 데는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이 배후에 있다는 강한 의혹과 불신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손’과의 이해관계에 따라 공천이 좌우되고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비박(비박근혜)계를 겨냥한 ‘공천학살’이 현실화되면서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공천에서 대거 탈락한 비박계 및 유승민계 의원들은 사전에 짜여진 각본에 따라 공천이 진행됐고, 그 배후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고 반발한다.
‘보이지 않는 손’의 정체와 역할을 놓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당 안팎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공천에 직간접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설(說)부터 친박계가 ‘박심’(朴心, 박근혜 대통령 마음)을 이용하고 있다는 설, 박심과 무관하게 계파 간 파워게임 차원에서 공천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 등이 제기되고 있다.
여권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천 파동을 짚어 보고 ‘보이지 않는 손’의 실체를 추적했다.
‘3ㆍ15 공천학살’ 배경과 후폭풍
3월 15일, 박근혜 대통령에 반기를 들어 ‘배신의 정치인’으로 낙인 찍힌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의원을 비롯해 친이(친이명박)계 전현직 의원들이 공천에서 무더기로 탈락했다. 이날 공천 결과를 두고 정치권에선 ‘3ㆍ15 공천학살’ ‘피의 화요일’이란 말이 회자됐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이날 저녁 발표한 공천심사 결과 현역 의원 7명이 컷오프(공천배제)됐다. 이중 6명이 ‘유승민계’ 의원과 친이계 의원이고 나머지 1명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3선의 진영 의원(서울 용산)이다. 유 의원과 동지로 일컬어졌던 이종훈(성남 분당갑) 의원과 근거리에서 그를 도왔던 대구의 김희국(중남) 의원, 유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았던 조해진(경남 밀양ㆍ의령ㆍ함안ㆍ창녕) 의원, 유 의원의 경북고 동기인 류성걸(대구 동갑) 의원 등 4인방이 모두 컷오프됐다. 전날 탈락한 대구 권은희(북갑)ㆍ홍지만(달성갑) 의원도 유 의원과 가까운 사이고 일찌감치 공천 배제된 이이재(강원 동해삼척) 의원 역시 유 의원 측근 중 한 명이다.
친이계의 맏형격인 5선인 이재오 의원과 비박계인 안상수(인천 서구강화을) 의원이 컷오프됐고, 이명박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던 임태희 전 의원도 탈락했다. 진영 의원은 보건복지부 장관 재임 당시 청와대의 국민ㆍ기초연금 연계 결정에 항의하는 뜻으로 자진 사퇴한 바 있다.
이날 공천에 대해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다만 앞서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 △당 정체성과 맞지 않는 행동을 한 사람 △상대적으로 편한 지역에서 다선의 혜택을 즐긴 사람을 공천 배제 대상으로 제시한 바 있다. 모두 당규에 없는 것들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공천에서 탈락한 이들이 모두 박 대통령과 맞섰던 의원과 측근들이다. 때문에 당 안팎에선 ‘보이지 않는 손’, ‘박심’에 따라 공천학살이 이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보이지 않는 손’ 논란 배경
새누리당 공천이 친박계에 의한 ‘비박계 학살’ 양상을 띠면서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2008년 18대 총선 공천 때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으로 친이계가 득세하면서 ‘친박 학살’이 자행됐고, 2012년 19대 총선 때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친이 학살’이 추진됐다. 당시 그 배경에 각각 ‘이심(李心)’과 ‘박심(朴心)’이 작용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비박 학살’ 공천에도 ‘보이지 않는 손’ 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비박 학살’의 희생자가 된 이재오 의원은 지난 9일 친박의 '보이지 않는 손'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친박 핵심인 윤상현의 ‘욕설 녹취록’ 파문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녹취록에는 “김무성이 죽여버리게. 그런 ××부터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트려” “A형한테(도 말하고), B형(과도 같이 의논) 해가지고…” 등의 대목이 나온다. 비박계는 녹취록에 등장하는 ‘형님’이나 AㆍB씨가 모두 친박계 핵심 인사들로 ‘보이지 않는 손’과 관련돼 있다고 주장한다.
이 의원은 9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윤 의원이) 같은 의원이라도 솎아낼 만한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했다는 것인데 그럼 두 부류로 공천관리위원한테 전화했거나 공관위원에 오더를 내릴 수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박계는 윤 의원의 “김무성 죽여버려” 발언이 취중에 나온 단순 막말 파문으로 여기지 않는다. 한 비박계 중진은 “사건의 본질은 윤 의원이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영향을 끼쳐 조직적으로 김무성 대표를 낙천시키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박계는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보이지 않는 손’의 지시에 따라 공천을 좌우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이 위원장이 공천 심사 중 공천위가 만든 자료가 아닌 별도의 자료를 꺼내 회의를 주도하거나 친박 의원의 전화를 받고 회의장을 비우는 것 등이 그런 예라고 지적한다.
공천위원인 비박계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위원장이) 갑자기 무슨 연락을 받는다든지 하곤 ‘오늘 회의 그만입니다’고 하면 정말 회의를 끝내야 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이 공천과 관련해 ‘보이지 않는 손’과 관련된 공천위 외부와 상의를 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다.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지난달 말 불거진 살생부 논란도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말이 파다하다. 즉 ‘보이지 않는 손’이 살생부를 작성했고, 이를 김무성 대표가 김모 전 교수와 상의를 하고, 김 전 교수가 정두언 의원에게 얘기하면서 살생부가 외부로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는 것이다.
반면 친박은 “ ‘보이지 않는 손’은 없다”고 반박한다. 친박계 한 공심위원은 “공천은 여러 항목과 기준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보이지 않는 손’ 주장은 공천에서 불이익을 당하거나 그럴 위기에 있는 인사들의 항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공천’ 막후 논란… ‘박심(朴心)' 실체는
새누리당 안팎, 특히 비박계는 이번 ‘공천학살’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고, 그 배후를 박근혜 대통령으로 의심한다. 2012년 19대 총선 때 단행된 ‘친이 학살’의 데자뷰라는 것이다.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당권을 장악한 새누리당은 ‘현역 컷오프 25%’ 원칙을 내세웠으나 이재오 의원만 남겨두고 안상수 진수희 의원 등 친이계 의원들을 대거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비박계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박 대통령을 의심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박 대통령이 친박의 실질적 수장인데다 ‘배신의 정치 심판’ ‘진실한 사람 선택’ 등의 발언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6월 2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배경을 밝히면서 “정치는 국민의 민의를 대신하는 것이고 국민의 대변자이지, 자기의 정치철학과 정치적 논리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며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께서 심판해주셔야 할 것이다” 고 강조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1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민 여러분께서도 국회가 진정 민생을 위하고 국민과 직결된 문제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나서달라”며 “앞으로 국민을 위해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총선 심판론’ ‘총선 물갈이론’을 본격 제기한 것으로 해석됐다. 비박계는 “총선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공천에도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실제 ‘비박 학살’이 현실화되면서 비박계는 ‘보이지 않는 손’의 실체를 박 대통령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친박 일부가 ‘박심’을 앞세워 무리하게 공천을 추진하다 비박이 반발하면서 ‘계파 전쟁’으로 비화했다고 분석한다. 즉, 박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진실한 사람’ 발언은 국정운영과 관련한 ‘원칙’을 말한 것인데 친박이 4월 총선과 이후 차기 대선을 고려해 과도하게 ‘물갈이’를 시도하면서 당의 분란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언급한 ‘배신의 정치’ ‘진실한 사람’은 친박ㆍ비박을 불문하고 국정 취지에 반하거나 국민보다 개인의 이익을 위한 정치를 해온 인사들을 질타한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비박 인사가 많을지 몰라도 공천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공천 양상을 보면 일부 친박 인사들의 사심(私心)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도 “박 대통령이 밝힌 ‘진실한 사람’ 과 거리가 있는 친박 인사가 공천된 것은 ‘박심’과 무관하게 일부 친박이 사욕을 부린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당의 공천에 개입하지 않고 있으며 ‘보이지 않는 손’도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친박이 박 대통령의 의중을 헤아려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일부가 사심을 드러내 ‘공천=박심’ 논란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공천 살생부’ 배후 있나
지난달 말 여권에서 불거진 ‘살생부 파문’은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의문을 촉발시켰다. 이는 친박계 핵심 인사가 김무성 대표에게 물갈이 대상 현역 의원 40여 명의 명단이 담긴 살생부를 전했다는 것으로 비박계 정두언 의원에 의해 공론화됐다.
정 의원은 2월 25일 “한 교수에게 40명의 공천 배제 명단이 자신의 이름과 함께 있다는 말을 김무성 대표한테 전해 들었다”고 폭로했다.
정 의원은 26일 “(살생부) 확인차 김 대표에게 전화했더니 ‘빨리 오라’고 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를 나눴다. 김 대표는 ‘공천 배제하겠다는 사람이 40명 있는데 나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렇게 하면 (공천장에) 끝까지 도장을 찍지 않고 버티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살생부 파문이 일자 김 대표는 26일 김학용 비서실장을 통해 “그런(살생부) 요구를 받은 적이 없고 정두언 의원과는 정치권에 회자되는 이름들에 대해 얘기를 나눴을 뿐"이라고 했다.
양측의 상반된 주장으로 살생부 파문이 확산되자 김무성 대표가 사과하고 당이 수습에 나서면서 수면 아래로 잦아들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정두언 의원의 살생부 발언에 무게를 뒀다. 정 의원의 발언 전후 사정과 김무성 대표의 대응, 그리고 내용 등이 살생부가 실재한다는 것을 추정케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와 정 의원의 대화에 등장한 물갈이 명단에는 친박계와 비박계가 섞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로는 서청원, 이인제, 서상기, 김태환, 안홍준 등 다선 중진 의원들이 주로 들어 있고, 비박계로는 정두언 의원과 유승민, 이재오, 김용태, 김성태, 박민식, 조해진 의원 등이 포함됐다고 한다.
살생부가 실재한다고 할 때 작성 주체를 놓고 견해가 분분하다. 비박계는 청와대, 박 대통령 측을 의심한다. 일각에서는 친박 일부가 총선과 차기 대선을 겨냥해 만들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공천 과정이 진행되면서 김태환 의원을 시작으로 안홍준 서상기 이재오 김성태 조해진 의원 등이 탈락함에 따라 ‘살생부 실재설’이 힘을 얻었다. 동시에 ‘청와대 작품설’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보이지 않는 손’이 또 다시 주목받았다.
이런 와중에 윤상현 의원의 막말 녹취록 파문은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을 증폭시켰다. 비박계는 청와대로 의심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윤 의원과 이한구 공관위원장을 배후에서 조정해 ‘비박 학살’을 주도했다고 주장한다. 비박계 한 중진은 “윤 의원의 막말이나 그런 파문 중에 이한구 위원장과 청와대 현기환 정무수석이 비공개 회동을 했다는 얘기는 ‘보이지 않는 손’을 의심케 한다” 며 “결국 박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 대통령 측 관계자는 “윤상현 의원 파문은 오히려 박 대통령이 공천과 무관하고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니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녹취록 파문’은 윤 의원의 권력욕이 빚은 개인적 문제인데 친박 핵심이라는 이유로 박 대통령이 의심받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살생부 파문이나 막말 녹취록 사건은 친박계가 총선을 계기로 비박계를 무너뜨린 후 당을 장악해 차기 대선을 주도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며 “친박이 당의 주류가 되는 것은 박 대통령의 임기 말 안정적 국정운영에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박 대통령을 ‘보이지 않는 손’으로 단정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의 막말 파문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그는 “윤 의원이 만취해 문제를 일으킨데는 그의 총선 및 차기 대선과 관련한 야망이 벽에 부딪힌 것과 무관하지 않다”며 “박 대통령을 앞세워 이번 총선에서 큰 그림을 그리려다 추락했다”고 말했다. 일부 친박 인사들이 박 대통령을 ‘보이지 않는 손’으로 활용한 측면이 크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친박-비박 ‘계파 전쟁’ 승자는
김무성 대표는 ‘피의 화요일’ 다음날인 16일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비박계 의원들의 잇단 공천 탈락에 대해 당헌·당규에 위배되는 사항이 있고, 상향식 공천 원칙에 반한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에 이한구 공관위원장을 비롯해 친박계 공심위원이 반발하고, 김 대표가 최고위를 취소하자 친박계 최고위원들이 별도 회의를 열어 김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당이 친박-비박 간 계파 전쟁으로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이한구 위원장을 비롯한 친박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나섰지만 ‘버스 떠난 뒤 손 흔드는 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박계 인사들조차 “말 안 되는 공천이 이뤄지지 않게 김 대표가 통제하고 제어할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는데 공천이 다 확정되고 나서 뒤늦게 나섰다”고 지적했다.
공천에서 컷오프 된 비박계 재선 의원은 “김 대표가 대권을 의식해 ‘보이지 않는 손’의 눈치를 본 측면이 짙다”며 “공천에서 친박에 밀리면 대권도 멀어진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의심받는 박 대통령과 청와대에 잇따라,밀린 모습을 보인 것이 오늘날 ‘위기’를 자초했다고 평한다. 김 대표는 2014년 10월 ‘상하이 개헌 발언’ 이후 “대통령께 죄송하다”며 물러섰고, 지난해 7월 유승민 원내대표 국회법 파동 때도 결과적으로 청와대에 협조했다. 그해 9월에는 안심번호제 도입을 추진하다 청와대의 지적을 받고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다” 포기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천을 둘러싼 ‘계파 전쟁’에서 김 대표가 패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당헌ㆍ당규상 공천에 대한 권한이 공관위에 있고 공심위원 다수가 친박이라는 현실적 한계에다 친박 최고위원들이 결심하면 김무성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는 점도 김 대표의 독자 행보를 어렵게 한다. 우군이라 할 비박이 김 대표에 등을 돌리고 각자도생하는 행보도 김 대표를 위축시킨다.
한 정치평론가는 “김 대표는 자신의 얼굴로 총선을 이끌고 이를 바탕으로 대선으로 가는 것이 절체절명의 목표”라면서 “이 때문에 청와대와 친박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대권에 집착하면 할수록 논란이 있는 ‘보이지 않는 손’에 역공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