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통신넷=온라인 뉴스팀]더불어민주당이 20일 발표한 4.13 총선 비례대표 후보는 교수 등 전문가를 대거 전면에 내세운 반면 19대 총선 때 다수를 차지한 시민사회.노동계 인사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당 정체성과 도덕성 등에 대한 논란이 있는 인사들이 포함돼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종인 대표는 비례대표 당선안정권에 20%를 전략공천 할 수 있다는 당 대표의 권한에 따라 3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선정했다.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를 1번에, 자신을 2번에 배치하고,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를 6번에 배정했다. 자신에 부여한 전략공천 몫에 자신을 포함시킨데서 나아가 2번에 배정한 것을 놓고, 당내에서는 ‘배수의 진’을 치는 차원에서 당 대표에게 후순위를 부여했던 전례에 비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례대표 1번에 배정된 박경미 교수도 “이미 해소된 문제이고 소명된 일”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과거 제자의 석사학위 논문을 거의 그대로 실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당선 안정권인 비례대표 순번 1∼10번 배정 후보인 A그룹에 포함된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은 아들이 비리에 연루된 방산업체에 일했던 것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해당 업체는 감사원 감사에서 가짜 세금계산서 등을 이용해 방위사업청과 공군에 정비대금을 과다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당의 취약지역인 강원도를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비례대표 순번 11∼20번의 B 그룹에 포함된 심기준 강원도당위원장은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추진에 앞장섰다는 이유 등으로 강원지역 2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의 낙천대상자이기도 하다.
A그룹의 김숙희 서울시의사회 회장은 지난 2012년 인터넷 사이트 ‘코리아헬스로그’에 작성한 ‘의사들에 우호적인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역대 대통령들을 언급하면서 “자살로 자신의 과오를 묻어 버린 대통령”이라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표현을 썼다.
청년 비례대표는 경선과정에서 빚어진 불공정성 논란으로 인해 후순위로 밀렸다. 여성 청년 후보인 정은혜 부대변인이 B그룹에, 남성 청년 후보인 장경태 서울시당 대변인은 C그룹(21~43번)에 포함됐다.
당직자 중에는 송옥주 국회 정책연구위원이 B그룹에 들어갔고 권혁기 전략기획국장, 김재수 공보실장, 박규섭 조직국장, 송찬식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 등 당직자들은 C그룹에 다수 포함됐다.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조작’ 사건 당시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박기영 전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과 제윤경 문재인 대통령 후보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C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비례대표 후보 구성에는 교수 등 학계와 전문직의 약진이 눈에 띈다. 조희금 대구대 가정복지학과 교수,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상위권에 배정됐고, 언론인 출신으로 영입돼 당의 ‘스피커’로 활약해온 김성수 대변인도 당선 안정권애 배치됐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 이재서 총신대 교수 등이 B그룹에 들어갔다. 영입인사 중에는 문미옥 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이 A그룹에 포함됐고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 이철희 당 전략기획본부장, 정춘숙 전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권미혁 당 뉴파티위원장은 B.C그룹에 각각 배정됐다.
노동계에서는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용득 전 최고위원만 상위권에 배정됐고, 이수진 전 전국의료산업노조연맹 위원장이 B그룹에 포함됐으나, 이 전 최고위원은 지도부 시절 막말로 여러 번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시각장애인인 이재서 총신대 교수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19대 때와 달리 상위권이 아닌 B그룹에 배정됐다.
한편, 열세지역 중 영남 지역 몫으로 배정된 후보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