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이 23일 탈당 선언과 함께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히자 지지자들이 몰린 대구 동구 용계동 선거 사무소에는 격려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연합통신넷= 김현태기자] 오후 10시 40분께 유 의원이 정장 차림에 초췌한 얼굴로 사무소에 들어서자 온종일 그를 기다리던 지지자 수십 명은 '유승민'을 연호하며 박수로 환영했다.
유 의원도 자신을 반기는 지지자들과 차례차례 악수하는 것으로 화답했습니다.
유승민 의원에 이어 새누리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현역 의원들이 오늘(24일) 잇따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다. 이렇게 탈당 행렬이 이어지면서 이번 총선에서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비박 무소속 연대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과 대구 3선 주호영 의원은 오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다.
친유승민계는 조해진, 권은희 의원에 이어 류성걸 의원이 무소속 출마 행렬에 가세했다.
유승민 의원의 탈당을 계기로 공천 탈락자들이 총선 행보를 같이하는 이른바 비박 무소속 연대가 꾸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천 결과를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당 지도부가 일부 당선권 후보들의 자질을 문제 삼은 비례대표 공천 명단에 대해 공천위가 당선권이 아닌 3, 40번대 후보 일부만을 교체해 논란이 일었다.
세월호 유가족을 비난하는 글을 SNS에 올려 징계를 받았던 김순례 대한여약사회장은 당선권인 15번을 그대로 유지했다.
최고위원회는 김무성 대표가 의결을 반대한 단수추천 지역 4곳에 대해 논의를 벌였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 대표는 이들 지역을 무공천 지역으로 결정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공천위와의 갈등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주호영 의원이 새누리당을 상대로 제기한 이인선 전 경북 경제부지사의 공천 효력 정지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공천 결과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총선 후보자 등록신청이 24일 시작되고 본격적인 총선정국이 시작된 가운데 야권 후보자 단일화를 통한 야권연대가 총선정국 초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주요 정당의 공천이 사실상 마무리된 가운데 최대 승부처가 될 수도권에서는 일여다야(一與 多野) 구도가 현실화됐다.
23일 기준으로 수도권 122석 가운데 새누리당과 더민주, 국민의당 3당 후보가 나서는 지역은 106곳에 달한다.
여기에 정의당 후보까지 나선 지역을 포함하면 야권의 사정은 한층 더 복잡해진다.
4년 전 19대 총선 때 1000표 미만으로 당락이 갈린 지역구가 11곳이었고 그중 9곳이 수도권에 집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여다야 구도는 야권에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
그나마 더민주는 정의당과 야권연대를 추진중이지만 시원한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정장선 더민주 총선기획단장은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의당과의 야권연대와 관련, “그동안 많이 만나고 했지만 이견이 있었다”며 “협상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이런 것이면 우리가 수용하기 어렵다는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더민주가 전날 야권연대를 염두에 두고 공천을 유보해오던 심상정 대표와 정진후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갑과 안양동안을에 후보를 낸 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천호선 대표는 “가장 모욕적 방식으로 일방적으로 야권연대 파기한 것”이라며 “ “야권연대 의지가 전혀 없음을 확인한 패권정치의 화룡점정”이라고 비판했다.
정 단장은 이에 대해 “우리 후보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내놓고 갈 수는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정 단장은 다만 “앞으로 이것을 닫아놓은 것은 아니고 계속 논의는 해야한다”면서 “지역단위에서도 필요하면 계속 논의해 단일화가 이뤄져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야권연대의 문을 열어뒀다.
실제 인천에서는 13개 지역구 전체에서 더민주와 정의당간 후보단일화가 이뤄진 상태다.
그러나 정의당이 더민주의 심 대표와 정 원내대표 지역구 공천 이후 감정적인 표현까지 동원해 반발하고 있어 야권연대는 난항이 예상된다.
후보단일화가 이론적으로는 선관위의 투표용지 공고 기한인 총선 1주일 전 4월6일까지는 2주도 채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