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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마지막 승부수…與 긴박했던 1박2일..
정치

김무성 마지막 승부수…與 긴박했던 1박2일

[시사] 김현태 기자 입력 2016/03/25 21:20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옥새 투쟁이 25일 친박계와의 타협으로 마무리 됐다. 김 대표가 유승민 이재오 의원 등의 탈당 사태를 부른 5개 지역구 무(無)공천을 발표한 지 하루만이다.

 

[뉴스프리존=김현태기자]  대표와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이날 4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문제가 된 지역구 가운데 3곳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후보자등록 마감을 2시간 앞둔 때였다. 공천을 놓고 친박계와 김 대표를 축으로 한 비박계가 부딪힌 이번 사태는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충돌 성격이 짙어 총선 이후 재연될 것이란 예상이다.

김 대표는 유승민 의원의 대구 동을, 이재오 의원의 서울 은평을,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불출마)의 서울 송파을에 대해 무공천을 관철시켰다. 유 의원과 이 의원은 당의 ‘보복공천’에 항의,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송파을 역시 사전 여론조사에서 앞섰으나 공천을 받지 못한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들 3개 지역에 각각 공천 예정이던 이재만 전 동구청장과 유재길 새은평미래연대 대표,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출마가 좌절됐다. 이에 따라 무소속 후보등록을 마친 유승민 의원은 경쟁후보였던 이 전 동구청장이 후보등록마저 못하면서 당선이 유력해졌다. 여당 한 인사는 “오히려 유승민 바람이 잦아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친박계는 일부 ‘진박’(진짜 친박) 후보의 공천을 챙겼다. 김 대표가 무공천을 예고했던 대구의 동갑과 달성은 물론, 법원이 공천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수성을 등 3곳이다. 이들 지역은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장관과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이인선 전 경북 정무부지사가 각각 공천을 받았다. 대구 동갑과 수성을은 현역 류성걸 주호영 의원이, 달성은 구성재 후보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본선에서 맞붙게 됐다.



24일 오전…이한구, '유승민' 겨냥 독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24일 오전 10시 50분 '벼랑끝 고사작전'에 밀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에 대해 '기다렸다는 듯' 독설을 퍼부었다.

이 위원장은 "우리 당을 모욕하고 침을 뱉고 자기정치를 하기 위해 떠났다"며 "꽃신을 신고 꽃길만 걷다 선배·동료에게 인간적 배신감을 던져줬다"고 날을 세웠다.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달 4일 출범한 지 49일 만에 본심을 드러낸 것이다.

이 위원장이 이재만(대구 동을) 전 대구 동구청장의 공천을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친박계의 공천전쟁 승리가 굳혀지는 듯 했다.

 
24일 오후…'옥새투쟁' 김무성·'친박 특사' 원유철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30분 여의도 당사에서 친박계를 향한 회심의 반격 카드를 꺼내들었다.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 은평을(유재길) ▲서울 송파을(유영하) ▲대구 동을(이재만) ▲대구 동갑(정종섭) ▲대구 달성(추경호) 등 5곳에 대한 무공천 결정을 전격 발표한 것이다.

또 후보자 등록이 끝나는 25일까지 최고위원회의 소집을 거부하면서 대구 수성을(이인선)도 무공천 지역으로 만들었다.

후보자 등록기간 중 당적을 바꿀 수 없다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공관위가 이곳에 공천했던 후보들의 무소속 출마를 원천 봉쇄한다는 김 대표의 전략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곧바로 부산으로 내려가 '옥새투쟁'을 시작했다.

이른바 '진박' 후보들의 출마가 좌절될 위기에 처하자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이날 오후 4시 국회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김 대표에 대한 성토를 쏟아냈다.

이들은 "김 대표가 최고위 소집과 진행을 거부하면 원내대표 직무 대행 체제를 운영하겠다"며 김 대표를 압박했다.

'친박계 특사'로 임명된 원유철 원내대표는 김정훈 정책위의장과 함께 부산으로 급파돼 김 대표의 행방을 쫓았다.

결국 원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8시 15분 부산 영도에서 김 대표를 만나 만찬을 하며 친박계 최고위원들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회동 후 "내일(25일) 서울에서 당무에 복귀하지만 최고위원회 소집은 하지 않겠다"며 자신의 입장을 고수한 반면, 원 원내대표는 "최고위가 정상화됐다고 보면 된다"며 상반된 입장을 발표했다.

최고위 개최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하루가 저물었다.

25일 오전…'30시간의 법칙' 깨졌지만 판정승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이날 오전 8시 국회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김 대표에서 오전 10시 최고위 소집을 요구했다.

김무성 대표는 오전 8시 30분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김해공항에서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진박 후보들은 '헌법학자' 출신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을 전면에 내세워 김 대표에게 날을 세웠다.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옥새투쟁은 헌법 위반"이라고 공격한 것.

김 대표는 꿈쩍하지 않았다. 오전 10시 10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입장 변화가 없다. 청와대에 대한 항명이 아니다"며 당무에 복귀했다.

하지만 오전 11시 30분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가 열리며 김 대표의 '옥새투쟁'에 균열이 시작했다. 친박계 최고위원을 비롯해 비박계인 김을동 최고위원도 참석했다.

결국 최고위는 4시간 20분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대구 동갑 ▲대구 수성을 ▲대구 달성의 공천을 의결했다.

옥새투쟁을 선포한 긴급 기자회견 이후 25시간 20분만이었다.
  

자신의 결정을 30시간도 안 돼 바꾼다는 김 대표의 '30시간의 법칙'이 또다시 발동했지만, 이번에는 종전과 궤를 달리했다.

김 대표는 친박계를 외통수에 몰아넣고, 자신이 보류한 지역 5곳 중 3곳을 가져왔다. 특히 친박계의 공천학살 목표였던 유승민 의원과 친이계 좌장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에 대한 무공천을 관철시키며 판정승을 거뒀다.

한편 이번 최고위 결정으로 출마가 무산된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이날 오후 4시 40분쯤 여의도 당사를 찾아 "온몸에 경련이 일어나고 정말 분하다"며 김 대표와의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김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은 이미 당사를 빠져나간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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