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토막살인사건’이 발생한 경기 수원시 팔달구에서 최근 2년 새 실종된 18세 이상 여성만 10명에 달해 주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31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수원지역에서 실종된 18세 이상 여성은 지난 2년 새 159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12월 11일 조선족 동거녀가 잔혹하게 살해된 채로 산책로 등에서 발견된 팔달구에서만 10명에 달하면서 이 일대 주민들은 제2, 제3의 피해자가 언제 또 나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박춘봉과 팔달구 여성 실종자들과의 연관 가능성을 열어 놓고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팔달구는 2012년 중국동포 오원춘에 의한 20대 여성 토막살해사건에 이어 최근 중국 국적의 박춘봉이 동거녀 김모(중국 국적)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내다 버리는 등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수원시는 최근 외국인 강력범죄 예방을 위해 외국인 밀집지역인 팔달구 매교동, 교동, 고등동, 지동 등 5개 동을 ‘특별방범구역’으로 선포했다. 그러나 지난 11월 말 현재 수원지역 여성 실종자가 2013년에 이어 50% 가까이 늘고 있고 팔달구도 2014년에만 5명이나 발생한 상황이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또한 이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도 불법체류자를 포함해 4만7000명에 달해 불안감을 더해 주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실제로 사건 여파로 부동산 중개업소, 식당, 상가 등에는 손님 발길이 뚝 끊어지고 지역 분위기도 침울한 상태다.
매교동 주민 이모 씨는 “이제는 동네를 돌아다니기가 무섭다”며 “솔직히 실종자 중에 누군가 살해돼 어딘가에 또 버려졌는지 모르는 일 아니냐”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팔달구 교동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김모 대표는 “사건 이후 매매는 물론이고 전세도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고 푸념했다.
식당주인 박모 씨도 “지난 12월 11일 매교동 수원천에서 살점이 든 비닐봉지가 발견되면서부터는 손님 발길이 뚝 끊어졌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