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해 벽두부터 강력한 금연종합대책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담배를 판매하는 약국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담배 판매 허가 조건까지 도마에 올랐다.
지난 1일 0시부터 대부분의 담배가 정부의 금연종합대책에 의해 기존 가격보다 2000원씩 인상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 같은 정부의 금연종합대책은 '국민 건강 증진', '흡연율 감소' 등을 내세우며 실시됐다.
그러나 여전히 담배를 판매하는 '약국'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같은 대책이 '눈가리고 아웅' 아니냐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3일 대한약사회(이하 약사회)에 따르면 현재 담배를 파는 약국은 120여곳이다. 이는 2013년 239곳에서 절반 가량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9월 약사회가 담배판매 영업권을 자진 반납하도록 권유 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담배를 파는 약국 120여곳의 담배판매 권리금이 1억 원이 넘으면서, 약국이 이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도대체 담배 판매 허가는 어떤 식으로 내주냐. 나도 한 번 팔아보자"는 식의 반응을 보이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나 담배 판매업자가 되기는 쉽지 않다. 현행 '담배사업법 시행규칙' 제7조2항에 따르면 약국, 병원, 의원 등 보건의료 관련 영업장과 게임장, 문구점 등 청소년이 자주 출입하는 곳에는 담배 판매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현재 담배를 판매하고 있는 120여곳의 약국은 '담배사업법 시행규칙' 제7조가 신설된 2004년 이전 담배 판매 허가를 받은 곳이다.
또 다른 조건도 있다. '담배사업법 시행규칙' 제7조1항에 따르면 판매점 간 거리를 50미터 이상으로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현행 '담배사업법' 제13조에 따르면 담배 판매업을 하려는 자는 판매점을 설치하려는 곳의 시·군·구청장에게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특히 '영업소 간 거리 50미터' 규정이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어 담배 판매점으로 지정받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럼에도 길거리에 나서면 50미터가 채 되지 않는 거리에 담배 판매점이 몰려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머니투데이 취재 결과 서울 청계천 인근에는 10미터 반경에만 세 곳의 담배 판매점이 몰려있기도 했다. 이는 정부가 '일반소매인'과 '구내소매인'을 구분해 별도로 허가를 내주기 때문이다.
일반소매인은 앞서 언급된 담배사업법의 '50미터 규정'의 제약을 받는다. 그러나 구내소매인은 다르다. 구내소매인은 △6층 이상 연면적 2000제곱미터 이상의 건축물 △공공기관 △공장 △군부대 △역 △공항 △버스터미널 등에 입점한 경우를 말한다.
이들은 '판매점 간 50미터' 규정을 적용받지 않을 뿐 아니라 규모 등을 고려할 때 한 건물 내에 2개소 이상 입점이 가능하다. 구내소매인은 일반소매인과의 거리 제약도 없다. 지나친 예외 조항이 담배 판매점의 난립을 가져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소매점은 종전에는 담배 한 갑을 팔면 250원이 남았는데 이번 담뱃값 인상으로 한 갑당 338원을 남기게 된다. 정부는 한 갑 당 마진율을 낮췄지만 워낙 큰 폭으로 인상했기 때문에 이윤액은 한 갑당 138원이나 증가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