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살해하고 시신을 무참히 훼손한 '시화호 토막살인' 사건의 범인 중국 국적의 김하일(48살)에게 징역 30년 형이 확정됐다.
[뉴스프리존=김대봉 기자]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김창석)는 말다툼하다 부인을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상고심에서 원심이 선고한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김씨는 2009년 3월 입국해 아내인 A(중국 국적)씨가 2013년 3월 중국에서 넘어와 함께 살게 됐고 지난해 4월 경기도 시흥 자신의 집에서 도박 사실을 추궁하는 아내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토막 내 버린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씨는 아내의 시신을 14개로 토막내서 시화호 등 바다와 하천, 건물 옥상 등에 유기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김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1심은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피해자의 시신을 여러 부분으로 토막 내어 하천과 바다 등에 버리는 엽기적 만행까지 저질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범행 당시 야근으로 인해 이틀 동안 잠을 못자는 등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며 “형량이 무겁다”고 주장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30년을 유지했다.
항소심은 "사체손괴죄 및 사체유기죄는 피해자를 살해한 다음날 또는 그 이후에 범했다"면서 "의학적 소견으로는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과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정상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심신장애에 관한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심신장애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면서 김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피해자를 살해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사체를 토막 내어 하천과 바다, 건물 옥상 등에 유기한 것은 방법이 참혹하고 잔인무도해 극형에 처해야 한다는 검사의 주장에 수긍할 부분도 있다”면서도 “다만 김씨가 법률상 심신미약의 정도는 아니어도 우울 장애, 도박 장애 등의 정신적 장애를 앓고 있다가 피로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던 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30년의 형을 모두 복역하고 나면 77세의 노령에 이르게 되는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결정했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