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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잉글리시 'Why?'] 다국적 영어시대.....
사회

[이인권 대표 잉글리시 'Why?'] 다국적 영어시대...외국인답게 영어하라

이인권 논설위원장 . 영어 컨설턴트 기자 leeingweon@hanmail.net 입력 2019/01/05 07:02 수정 2019.01.05 09:38
◇ 글로벌 시대에 나라마다 문화권마다 다양한 영어가 존재하고 있다. 그것은 영어를 배울 때 그 원형에 집착하기보다 "편안하고 자유스럽게" 접근하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영어가 영국 또는 미국만의 언어가 아닌 지구상 40억 명이 쓰는 '글로비시'(Globish) 곧 세계언어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 편집 미디어 컨설팅]

○ 글로비시(Globish), 원어민 같이 유창한 영어를?

[뉴스프리존 = 이인권 논설위원장] 통상적으로 언어를 받아들이는 능력이 가장 민감한 어린 시기에 원어민으로부터 영어교육을 받으면 모든 아이들은 쉽게 원어민 발음을 터득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영어 조기 교육이 필요하다는 얘기들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시기는 아이들이 모국어인 한국어를 습득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한국인이기에 한국어는 당연히 하겠지만 한국어 구사의 완성도를 높여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너무 영어 학습에 편중되다 보면 자칫 한국어 사용 능력 형성이 지체될 수도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그래서 조기에 아이들에게 영어를 원어민처럼 되게 교육을 시키려 할 때는 한국어에 대한 학습도 안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인으로서 한국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려면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잘 사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글로벌 잉글리시 곧 '글로비시'(Globish. Global + English) 시대가 되었다. 세계의 인구 중에서 약 40억 명은 어떤 방식으로든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그 중의 대부분인 88%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환경에서 의사소통을 위해 외국어로 사용을 한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발음과 표현방식으로 영어가 파생되어 구태여 정통 영.미 영어에 연연하지 않게 되었다.

말하자면 글로벌 시대에 나라마다 문화권마다 다양한 영어가 존재하고 있다. 그것은 영어를 배울 때 그 원형에 집착하기보다 "편안하고 자유스럽게" 접근하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영어가 영국 또는 미국만의 언어가 아닌 세계언어이기 때문이다.

○ 사교육비 중 영어 33.1%, 국어 9.1% 차지

과거로 돌아가 보자. 10년 전 시절에 그때 영어 현실은 어떠했을까. 2009년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자료에 보면 우리나라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지출 비중에서 영어가 33.1%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국어가 9.1%, 논술이 2.5%로 나타났다. 참고로 다른 분야는 수학 27.7%, 사회 과학 6.6%, 음악 8.7%, 체육 5.4%, 미술 3.3%였다.

국어나 논술이 모국어이기 때문에 언어를 자동적으로 습득할 수 있어서라는 인식 때문인지 외국어인 영어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영어는 외국어라서 그렇다 치더라도 모국어인 한국어를 가지고 문어나 구어에서 수준 높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사회생활에서 뛰어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국가 교육정책이나 입시제도의 변경 여부에 따라 사교육비 배분도 조금씩 달라졌겠지만 강산이 한번 변한 현재는 세계가 더욱 글로벌화 된 만큼 영어의 필요성은 더욱 강화됐을 것이다.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묶어지면서 앞서 말한대로 영어는 더이상 특정국가의 언어가 아닌 글로비시로 발전되었다.

이런 환경에서는 영어 실력에 국어 능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야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되어 있다. 영어만 능통해서도, 국어만 잘 해서도 한국 사회에서는 완벽한 경쟁력을 보유했다고 할 수 없다. 물론 그 어느 하나라도 뛰어난 능력이 있으면 없는 것보다는 나을 수 있다. 그렇지만 영어 경쟁력이 사회적 관심사가 되어 있는 마당에 한국어의 경쟁력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 글로벌 경쟁력에 필요한 '이중언어'(bilingual) 능력

필자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영어를 할 줄 아는 회사 직원들에게 영어 일을 맡겨 본 경험이 많다. 그런데 영어로 문장을 작성하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영어로 된 문장을 한국어로 번역하라고 시켜보았지만 만족스런 번역을 해오는 것을 본 적이 많지 않다.

번역해온 게 뜻이야 통하겠지만 영어를 우리말로 자연스럽고 세련되게 번역하는 기술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체험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 경험을 통해 영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나 자녀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학부모들에게 이렇게 강조를 한다.

'한국 사회에서 활동하면서 세계를 꿈꾸며 진정한 영어경쟁력을 말하려면 영어와 한국어의 실력을 함께 갖춰라!'

단순한 생활영어나 입시나 승진 성적을 위한 단편적 영어 능력이 아니라 명실상부하게 한국 사회에서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서라면 말이다. 정확하게 말해 영어만 잘하는 단일언어 능력자 곧 '모노링구얼'(monolingual)이 아니라, 영어와 한국어가 공통으로 능수능란한 이중언어 능력자 바로 '바이링구얼리스트'(bilingualist)가 되어야 한다.

○ 발음이 완전치 않아도 영어 얼마든지 잘할 수 있다

영어를 배우는 것도 거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제는 너무 원어민 발음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유치원 때부터 많은 돈을 들여가며 꼭 원어민처럼 영어 발음을 하도록 하는 것에 집착할 필요까지는 없다.

외국어로 영어를 선택하여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의사소통을 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을 정도의 발음을 할 수만 있으면 된다. 특히 어른이 될수록 영어 발음을 원어민처럼 하기가 수월하지 않다.

그것은 주로 모국어의 전이현상 때문에 생기는 모국어의 요인과 외국어에 대한 노출 빈도, 선천적인 음성학적 재능, 그리고 학습 태도와 동기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지어 영어를 잘 한다는 성인들의 영어 발음이 유려하지 않고 딱딱하게 들리는 이유다.

어떤 사람들은 미국이나 영국의 영어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통영어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지나친 이분법적 논리다. 심지어 필리핀 영어나, 인도 영어를 브로큰 잉글리시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이런 주장은 영어 발음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제는 잉글리시가 아니라 글로비시 시대가 오고 있다. 본연의 영어는 근간으로 하되 그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 국민의 모국어 언어체계, 특히 구강 구조에 따라 영어의 발음이 달라질 수 있다. 이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 영어권 국가의 다양한 발음이 각자의 문화특성 보여줘

외국어를 배우게 될 때는 처음에 체득한 모국어의 영향이나 간섭을 받게 되어 있다. 두 개 언어를 사용할 때 나타나는 이런 현상 때문에 한국인이 한국식으로 영어를 한다고 해서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다. 필리핀이나 인도를 포함하여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나라의 사람들은 그들 고유 언어의 발음 방식으로 해서 영어를 말한다. 그렇다고 그 영어를 국제 언어가 아니라고 그 누구도 이야기 하지 못한다.

인도의 엄청난 인구가 말하는 영어를, 앞으로 중국 사람이 점점 쓰게 될 영어를 원어민 발음이 아니라고 해서 배척할 수는 없다. 그들이 말하는 영어가 어떻게 보면 원어민의 영어보다 더 막강한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결국 글로벌 언어란 그 사용하는 인구 규모나 그 국가의 국제적 위상에 따라 결정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텔레비전에는 발음은 외국인 발음이지만 자신의 생각이나 철학을 자신 있게 영어로 설명하는 외국인 전문가들이 자주 등장한다. 설사 그들의 영어가 문법적으로 완벽하지 않고, 원어민이 쓰는 관용적인 표현은 들어 있지 않더라도 의사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비원어민 외국인이 잘 하는 영어가 발음을 꼭 미국인처럼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 "All is well!"이라 쓰고 "알 이즈 웰!"로 읽는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도 영화 <세 얼간이>(3 Idiots)가 있다.

일류 명문대 천재공학도들은 성적과 취업만을 강요하는 학교정책에 반기를 든다. 그리고 자기들의 진정한 꿈을 찾아 나서는 천재다운 기발한 발상의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마치 뮤지컬처럼 그린 영화다. 그 영화에 나오는 인도 사람들의 영어 대사는 ‘이게 영어인가?’ 할 정도로 인도어인지 영어인지 구분이 안 간다. 그들은 외친다.

"알 이즈 웰!", "알 이즈 웰!" , "알 이즈 웰!"

'All is well!'의 인도식 발음이다. 여기에 그들의 발음을 그대로 써나서 그렇지 실제 영화의 대사를 들으면 무슨 말인지 잘 모를 정도다. 당연히 원어민들이야 모두 이해하겠지만 말이다. 그 영화에는 정통 영어에만 익숙한 한국인에게는 정말 이해하기 쉽지 않은 대사들이 많다. 그렇지만 그 인도 영화는 해외 시장에 수출되어 당당히 인도식 영어를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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