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생명이 중국 안방보험에 300만 달러(약 35억원)에 매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프리존=진훈 기자]안방보험 관계자는 7일 "독일 알리안츠그룹이 한국법인을 중국 안방보험에 300만 달러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는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매각가 2500억원의 예상가보다도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업체 관계자는 “이번 매각가는 양사 합의에 의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로써 알리안츠 그룹이 지난 1998년 한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1조3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쏟아 부었지만 결국 17년만에 한국에서 ‘빈손’으로 떠나게 된 셈이다.
알리안츠생명의 재무상황이 예상보다 좋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추가적인 자본확충에 대한 부분을 미리 매각가격에 반영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알리안츠생명은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한 상황이다. 2012년과 2013년에도 각각 320억원, 514억원의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14년 65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해에는 87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 인수 후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추가 자금이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예상보다 턱없이 낮은 매각가에 보험업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자산이 16조6510억원으로 생명보험업계 11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헐값’이란 반응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리버 베츠 알리안츠그룹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계열사들에 자기자본이익률 10% 이상을 달성할 것을 요구했고 이를 지키지 못한 회사들은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알리안츠생명이 낮은 가격에 매각되면서, 앞으로 진행될 다른 생명보험사 매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업계에서는 ING생명·PCA생명·KDB생명 등이 인수합병 시장에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보험업계 관계자는 “매각가는 각 회사별로 처한 경영사항과 체력이 다르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긴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