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념과 열정으로 없던 영어 재능도 생긴다
[뉴스프리존 = 이인권 논설위원장] 영어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묻는 판에 박힌 공통된 질문이 있다.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나요?” 이 질문에 대해 쉽게 한마디로 말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시 말해 어느 누구라도 영어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정답을 제시하기가 어렵다.
아마 영문학자도, 영어전문가도, 심지어 원어민일지라도 명료하게 대답하기 힘들 것이다. 영어 배우는 것을 취미로 삼고 있는 “왕팬”(linguaphiles)이라 하더라도 상황은 똑같을 것이다. 그들이 답변을 한다면 아마 영어를 통달한 입장에서 하는, 또 다른 상투적이고 원론적이며 교과서적인 얘기일 것이다.
어떨 때는 영어를 이제 막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이른바 전문가들의 충언은 동기를 유발하기보다는 오히려 영어를 배우려는 열기를 처음부터 꺾게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영어를 닦는데 필요한 이런저런 자문을 해준다고 하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결국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복잡하고 어렵게만 느껴질 것이다.
영어를 배우는 데 왕도는 없다. 바로 갈 수 있는 첩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음식으로 비유하면, 영어 배우기는 햄버거나 핫도그 같은 패스트푸드가 아니다. 우리의 묵은 김치나 된장같이 공들여 숙성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제 맛이 나는 슬로우 푸드인 셈이다. 참을성 있게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속도에 있어서 영어 익히기는 디지털적이 아니라 아날로그적이다. 영어 배우기에 첨단의 비법이란 없다. 이솝우화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거북이처럼 잔재주 부리지 않고 우직하게 나아가는 방법밖에는 없다.
○ 99%가 노력이며 1%가 재능이다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라는 영어 속담이 있다. '성급해 하지 말고 차근차근 천천히 해나가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처럼 영어를 꾸준하게 하다 보면 숙달될 날이 분명히 온다. 누구나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물을 때는 분명 ‘어떻게 하면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는 길은 없을까 하는 심리적 기대를 깔고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영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그런 초보자들의 심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확실한 솔루션은 없다. 있다면 학원이나, 어학연수나, 영어교재 등 일부 영어와 관련된 사업을 하는 데서 요란하게 써먹는 광고 선전에서일 뿐이다.
그런 홍보에 현혹되어 쉽게 영어를 정복할 요량으로 뛰어 들게 되면 쉽게 실망하고 곧바로 포기하게 된다. 어차피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힘든 정신 싸움이며 지구력 테스트인 셈이다. 아니 영어를 배운다는 것은 글로벌 시대 품격 있는 삶을 위한 하나의 도전이며 피할 수 없는 모험이다.
세계적인 기업 GE의 창립자이며 위대한 발명가인 토마스 에디슨(Thomas Edison)은 “천재란 99%가 땀이며 나머지 1%가 영감이다”라는 모토를 갖고 평생 노력을 쏟았다. 그가 말한 것에 대입하자면 영어 배우기의 99%는 노력과 열정이며 1%는 타고난 언어 재능이라 할 수 있다. 영어를 능통하게 잘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결국 얼마만큼 영어에 열성을 쏟아 몰입했느냐에 달려 있다.
영어를 배울 때는 목표를 크고 원대하게 잡아야 한다. 글로벌 사회에 영어는 단순한 기능이나 도구가 아니라 평생 동안 갈고 닦아야 할 경쟁 콘텐츠다. 그것은 인생을 성공시키며 행복하게 만들어 갈 수 있는 수단이다. 그런 만큼 영어를 단기간 내에 몇 마디 하겠다는 작은 목표에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
“장작을 패는 데 쓸 수 있는 시간이 8시간이라면 나는 그중 6시간을 도끼날 세우는 데 쓸 것이다.” 링컨(Abraham Lincoln)이 한 말이다. 이 말처럼 성공하는 사람은 먼저 큰 그림을 그리는 반면에 실패하는 사람은 생각 없이 바로 일에 착수한다.
○ 영어는 배워야겠다는 결정적 모멘트가 중요
일본인들이 많이 기르는 관상어 중에 코이(koi)라는 잉어가 있다. 이 물고기는 작은 어항에 넣으면 보통 6~8㎝ 자라지만 조금 더 큰 수족관이나 연못에서는 20~25㎝까지 자란다고 한다. 그런데 이 물고기를 강물에 방류하면 90~120㎝까지 성장한다. 이처럼 코어는 서식환경에 따라 피라미가 될 수도 있고 대어가 되기도 한다.
코이처럼 글로벌 환경에서 영어를 매개로 자신의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하고 안 하고는 자기의 꿈의 크기와 비전의 부피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닫자. 중요한 것은 막연히 영어를 닦아 보겠다는 생각만으로는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영어를 처음에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요?”라고 흔히 묻는다. 이 질문에 대한 딱히 한마디로 정리하여 말해주기란 쉽지 않다. 그저 해줄 수 있는 말이란 “열심히 하는 길밖에 없다”라는 지극히 원론적인 것이다. 그것은 구구단이나 방정식 같이 영어를 배우는 데 있어 딱 정해진 공식은 없기 때문이다. 각자 자기의 형편과 취향과 기호대로 꾸준히 노력하면 된다는 뜻일 뿐이다. 어떻게 보면 그저 어떤 일에나 두루 통용될 수 있는 진리일 따름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정말 영어에 대한 절박한 필요성을 느끼는 결정적 기회가 있어야 된다. 어떤 결정적 계기(critical moment)가 있어야 ‘꼭 영어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하는 강렬한 욕구를 스스로 느끼게 되어 있다. 보편적으로 사람들은 무언가 중요한 동기가 부여되거나, 아니면 영어와 관련되어 떨칠 수 없는 취미거리를 발견했다거나 하는 경우에야 비로소 영어를 다잡아 붙들게 된다. 그게 인지상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