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이래 14% ‘최고’…이탈층 재결집
경합 많은 수도권 당락 바꿀수도
비례 뽑는 정당투표 지지율도 올라
비례 10석 등 최대 30석 가시권
8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4월1주차 정례 조사에서 국민의당 정당지지도는 창당 이래 가장 높은 14%를 기록했다.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 지지율도 17%까지 올랐다. 이 추세면 국민의당은 10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 안철수 공동대표가 서울 지역구(노원병)에서 우세를 지키고, 28석이 걸린 호남 지역구에서 선전이 이어지면,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더한 국민의당 의석수는 최대 30석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호남권에 묶여있던 ‘녹색 바람’이 공식 선거운동 시작 뒤 충청·수도권까지 세력을 확대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 국민의당 ‘비례 10석’ 가시권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국민의당의 경우 ‘정당 지지도’보다 ‘정당투표 지지율’이 높다는 점이다. 다른 정당 지지층 일부가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에서는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교차투표’ 성향을 보인다는 뜻이다. 한국갤럽 자료를 보면, 새누리당 지지층의 6%, 더민주 지지층의 5%가 정당투표에서는 국민의당을 찍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의당 지지층도 15%가 정당투표에서는 국민의당으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갤럽의 정당투표 지지율에 근거해 비례대표 예상 의석을 산출하면 새누리당 21석, 더민주 11석, 국민의당이 10석, 정의당은 5석을 얻는 것으로 나온다. 국민의당으로선 애초 예상했던 비례대표 의석(6~7석)보다 3~4석을 더 얻게 되는 셈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심하긴 이르다. 최근의 지지율 상승은 더민주의 공천 논란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본다”고 말했다. 투표일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기엔 거대 양당에 견줘 국민의당 조직력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 수도권 지역구 판세에도 영향
국민의당 상승세가 전체 지역구 판세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현재로선 국민의당의 상승세가 지역구에서 국민의당 후보를 자력으로 당선시킬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합지역이 많은 수도권에서는 당락을 바꿀 정도의 영향은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 점은 한국갤럽의 ‘지역구 선거 지지정당’ 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지역구 선거에서 국민의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서울이 12%, 인천·경기는 11%였다. 1주 전에 견줘 서울은 4%포인트, 인천·경기는 3%포인트 오른 수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3%포인트 안에서 1·2위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초경합 지역이 수도권에만 19곳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당의 상승세는 수도권 접전지역의 더민주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 국민의당 왜 뜰까?
국민의당의 상승세는 ‘녹색 바람’의 진원지인 호남 지지율 급등에 힘입은 바가 크다. 호남 지지율 상승이 수도권의 호남 출향민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여기에 중도 성향의 ‘제3정당’ 선호층까지 가세하면서 수도권 지지율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호남권 지지율은 2주 전(22%)에 견줘 15%포인트가 급등했는데, 같은 기간 서울은 7%포인트(10%→17%), 인천·경기는 6%포인트(8%→14%) 지지율이 상승했다. 더민주가 비례대표 공천 논란과 ‘김종인 사퇴 파동’을 겪으며 지지율이 정체된 사이, 2월초 창당을 전후한 시기에 국민의당을 지지했다가 이탈했던 지지층이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재결집하는 양상이 뚜렷해진 것이다. 실제 국민의당 지지율은 창당 직전인 1월 3주차에 13%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가 12%(1월4주~2월1주)→10%(2월3주)→9%(3월1주)→8%(3월2주~4주)로 지속 하락한 뒤 3월5주에 12%로 급반등했다. 국민의당의 상승세가 시작된 시점은 더민주가 공천 파동과 내분으로 흔들리고, 국민의당은 야권연대 문제를 둘러싼 내분을 봉합하고 전열을 정비해간 시기와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