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안데레사 기자]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대가 차범석 작가의 타계 10주기를 맞아 신시컴퍼니는 한국 연극 역사의 큰 획을 그은 故 차범석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제6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인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를 오는 2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공연한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는’ 간암 말기의 아버지를 지켜보는 한 가족의 이야기로, 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가족들의 일상을 덤덤하게 묘사하면서 그 안에서 부모 자식간의 사건과 가족들의 기억의 지점들을 섬세한 이야기로 풀어나가면서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드라마틱한 사건위주의 자극적 이야기는 아니지만, 끊임없이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는 ‘힘’이 있는 작품이다. ‘디테일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시켜주는 연극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 기억과 망각의 경계, 과거와 현재의 경계는 무엇인지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물 흐르듯 담담하게 끌고나가는 작가의 솜씨가 돋보인다.’ ‘살 냄새나는 작품이다’는 심사평을 받으면서 차범석 희곡상을 수상한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신구, 손숙이라는 연극계 두 거장과 함께 2013년 초연됐다.
이 작품은 두 노장의 인생을 담은 연기로 언론과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초연 전회 매진 기록을 세우면서 이듬해 앙코르 공연도 객석 점유율 84%를 기록하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간암 말기의 아버지 역을 맡은 신구, 그리고 가족을 위해 한평생 희생하는 어머니 역에는 손숙이 내 아버지, 어머니로 무대 위에 존재하면서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두 거장과 함께 초연부터 함께 해온 연기파 배우 정승길과 서은경도 변함없이 아들과 며느리 역으로 자리를 지킨다. 또한 정 씨 역에는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들면서 개성 있는 연기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최명경이 합류해 극의 재미를 더한다.
이 작품의 작가 김광탁은 “자전적 이야기로 간암 말기의 아버지가 고통으로 인한 간성혼수 상태에서 ‘굿을 해달라’고 말한 것에 대한 충격으로 시작됐다”면서, “거창한 이야기가 아닌 아픈 아버지를 위해서 작가 개인적인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고, 그리움이 덕지덕지 붙은 곳이 있어도 가고 싶다고 하지 않는 우리 시대의 아버지’들을 위한 위로의 굿 한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탈고한 작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