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뉴스프리존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 극단 백수광부 이성열 연출 ‘햄릿 ..
문화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 극단 백수광부 이성열 연출 ‘햄릿 아비’

온라인뉴스 기자 입력 2016/04/13 15:00

SH아트홀에서 극단 백수광부의 공동창작, 이성열 연출의 ‘햄릿 아비’를 관람했다.

이성열은 극단 백수광부 대표이자, 상임연출로, 연세대학교 사학과 출신으로 혜화동 1번지 2기 동인, 소극장 산울림 연출부, 서울 연극협회 부회장, 상명대학교 공연학부 무대미술학과 겸임교수다. 한국백상예술대상 신인연출상, 서울연극제 연출상, 김상열 연극상, 이해랑 연극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Best 3’ <키스>·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Best 3’ <자객열전>· 올해의 예술상 ‘연극부문 최우수작품상’ <Green Bench> 서울연극제 ‘우수상’ <Green Bench>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Best 3’ <여행> 서울연극제 ‘우수상’ <여행>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Best 3’ <봄날>을 위시해 다수 작품 공연으로 연출기량을 발휘했다.

무대는 전철 내부로 설정되고, 배경에 전철 창밖으로 보이는 영상이 투사된다. 무대 중앙에 문짝과 창이 있어 창을 통해 햄릿 도입의 부왕의 망령이 등장하기까지의 꼭두각시놀이를 해설과 함께 펼쳐 보인다. 무대 중앙에 긴 벤치를 八자형으로 놓아 전철의 좌석으로 사용한다. 남녀 출연자들이 전철승객노릇을 하고, 장면변화에 따라 트렁크나 의자와 탁자를 들여오고 내간다.

연극은 도입에 전철 막차시간에 과로로 좌석에 곯아떨어진 장례회사 직원 햄릿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잠시 후 검은 의상차림의 미모의 여인이 트렁크를 끌고 등장해 문짝 뒤에서 창을 통해, 로젠크렌츠와 길든스텐, 그리고 호레이쇼의 인형을 등장시켜 햄릿부왕의 망령이 나타났다는 장면을 해설과 함께 관객에게 연출해 낸다.

무대가 희뿌연 안개로 덮이면, 햄릿부왕의 망령이 등장해 자신이 억울하게 살해당했다며 자신을 기억해 달라고 햄릿에게 부르짖지만, 장의사 직원인 햄릿은 부왕의 망령을 지하철 아티스트로 착각하고, 부왕의 절규가 마치 당나귀 귀에 코란 읊는 정도로 밖에는 여기지 않는다. 그 소리 대신 장례청부와 유골함 판매 전화에 정신을 쏟는다. 그리고 혼자소리처럼 원가 5만원의 유골함을 필요한 당사자들에게 열배나 스무 배의 값으로 판매한다는 것을 독배처럼 지껄여 댄다.

선그라스와 양장차림의 햄릿의 모친 거투르드가 등장하고, 그녀가 안경과 윗옷을 벗어 던지면, 백색 드레스 차림의 오필리어로 변신한다.

그러나 햄릿은 이 모든 것에 관심을 집중시키기는커녕, 문이 닫힌 지하철에서 빠져나갈 궁리만 한다. 햄릿의 지치고 피곤한 의식 속에 이승만이나 박정희가 등장을 하고, 하얼빈 역에서 안중근 의사가 이등 박문을 저격하고 일본헌병에게 붙잡혀 간다. 안중근 의사의 모친이 등장해 비록 아들이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만천하에 내세울 정당행위이니, 구태여 일본인에게 목숨을 구걸하지 말라며, 상고를 포기하도록 타이르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현재의 총선과 관련된 정치적 행태를 질타하는가 하면, 무당이 등장해 굿을 시작하고, 세월 호 참사로 익사한 여고생 중 한명의 생일로 설정이 되고, 세 명의 여고생이 나란히 앉아, 출연자들이 합창하는 생일축하 노래를 듣는다. 햄릿은 생일 케이크에 불을 켜 붙이려 들지만, 불은 저절로 꺼져 버린다.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른 시위대가 등장해 구호를 외치며 무대를 도는 장면이 낯설지가 않다.

드디어 새벽 전철이 운행이 시작되고, 지하철에 가득 찬 만원승객의 틈을 비집고 전철 밖으로 나선 햄릿, 그리고 한밤의 악몽 같은 꿈에서의 해방과 밤새 당한 고통의 절규 같은 햄릿의 외침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유성진, 민병욱, 린다전, 박윤정, 이태형, 김경희, 조재원, 김효중, 심아롱, 박하영, 양윤혁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열연, 그리고 1인 다 역의 호연은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무대 손호성, 조명 김영빈, 의상 박인선, 음악 김동욱, 영상 윤형철, 안무 양은숙, 사진 이은경, 인형제작 유성진, 조연출 김현중 정정현 박서혜, 기획 이희경 김진철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기량이 드러나,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 극단 백수광부의 공동창작, 이성열 연출의 ‘햄릿 아비’를 연출력이 감지되는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뉴스프리존=박정기 문화공연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