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업계에 '롯데손해보험 주의보'가 발령됐다, 소비자단체의 손해보험사 평가에서 재계 순위 5위인 롯데그룹의 계열사인 롯데손해보험이 '최악의 손해보험사'로 판명 났기 때문이다. 롯데손해보험의 보험 상품에 가입하려는 고객이라면 약관 등 제반사항을 꼼꼼히 점검하지 않을 경우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비영리사단법인인 금융소비자연맹은 2013년 12월 말 기준으로 국내 14개 손해보험회사의 경영공시자료를 비교 분석해 순위를 매긴 뒤 최근 그 결과를 공개했다.
22일 금융소비자연맹의 '2014년 좋은 손해보험사 순위'에 따르면 삼성화재가 종합평점 97.60점(100점 만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이어 농협손해(87.65)와 동부화재(86.90점)가 각각 2,3위에 랭크됐다.
최하위의 불명예는 61.50점을 얻은 롯데손해보험이 차지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9개 평가대상 손해보험회사 중 7위에 오른 바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소비자에게 올바르고 정확한 보험사들의 정보를 제공하고 보험사간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보험산업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지난 2003년부터 손해보험사에 대한 평가를 해왔다. 올해는 안정성(40%)과 소비자성(30%), 건전성(20%), 수익성(10%) 등 4가지 세부항목을 평가한 뒤 이를 합산해 종합평점을 매겼다.
'최악의 손해보험사'로 꼽힌 롯데손해보험은 지급여력과 책임준비금, 유동성비율 등을 따지는 안정성 측면에서 최하위인 14위에 랭크된 것을 비롯해 소비자성(12위)과 건전성(11위), 수익성(10위) 등에서도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특히 소비자성의 부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성의 세부 평가항목은 불완전 판매비율과 보험급 부지급률, 인지·신뢰도 등으로 구성됐다. 이 중 롯데손해보험은 불완전판매비율이 0.76%로 평가대상 손해보험 회사 중 가장 높았다. 이 회사 상품에 대한 정보가 고객들에게 제대로 제공되지 않은 채 부실하게 판매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만큼 민원발생 가능성도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롯데손해보험의 수익성도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32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2년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던 롯데손해보험은 올 1분기에도 4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금융회사의 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1900%대로 매우 높은 편이다. 이번 평가에서 1위에 오른 삼성화재의 부채비율 500%대와 대비된다.
롯데손해보험은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까지 나서 매물로 나온 LIG손해보험 인수에 총력전을 기울였으나 KB금융지주에게 우선협상권이 넘어가면서 도약의 기회를 놓쳤다.
롯데손해보험의 모체는 1946년 설립된 대한화재다. 대한화재는 2001년 대주그룹의 대한시멘트로 경영권이 넘어갔다가 2008년 2월 롯데그룹이 인수, 롯데가족이 됐다.
롯데그룹이 인수한지 올해로 6년이 지났으나 롯데손해보험은 아직 그룹의 위상에 걸맞은 위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26.09%의 지분을 가진 호텔롯데이며, 신동빈 회장 1.49% 등 롯데 측에서 총 55.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롯데손해보험의 최하위 랭크와 관련, "지난 2008년 롯데그룹이 대한화재를 인수한 뒤 아직까지도 과거의 낙후된 면모를 제대로 개선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며 "이는 무엇보다 경영진의 의지부족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롯데손해보험의 CEO는 지난 3월 취임한 김현수 대표이사로 그는 홈페이지를 통해 "롯데손해보험은 롯데그룹과 함께 높은 성장과 내실 있는 회사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히고 있어 회사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선정 '2014년 좋은 손해보험사' 순위
순위=보험사=평점
1=삼성화재=97.60
2=농협손해=87.65
3=동부화재=85.90
4=현대해상=84.40
5=매리츠화재=82.70
6=ACE아메리칸=81.10
7=AIG손해=80.05
8=AXA손해=71.65
9=더케이손해=70.90
10=LIG손해=69.00
11=흥국화재=67.29
12=MG손해=63.05
13=한화손해=62.25
14=롯데손해=6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