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현무 기자] “적폐들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듣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아이들의 졸업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목포에서 녹슬어가는 세월호가 있고 진실은 밝혀져야 합니다. 부디 녹슬지 않는 졸업식이 되길 바랍니다” (故 문지성 양 아버지 문종택 씨)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경기 안산시 단원고 학생 250명의 ‘노란 고래의 꿈으로 돌아온 우리 아이들의 명예 졸업식’이 오전 10시 단원고 단원관에서 진행됐다.
이날 명예졸업식장에는 전명선 4.16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前 위원장과 유가족, 단원고 교육정상화 상호지원 협약 기관, 유은혜 교육부장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윤화섭 안산시장 등 600여 명이 함께했다.
개식사 및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아이들을 기억하고 잊지 않겠다는 다짐의 마음을 담아 단원고 양동영 교장은 학생 250명의 이름을 잔잔한 목소리로 호명했다.
양 교장의 故 전찬호 군 아버지 전명선 4.16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前 위원장에게 명예졸업장을 전달할 때 유가족과 시민들의 흐느낌과 통곡의 목소리로 장내의 분위기가 더욱 엄숙해졌다.
이후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올라간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체 “세월호 참사 5년 만에 명예졸업식을 하게 돼 송구스럽고 매우 안타깝다. 250명 우리 아이들의 희생을 기억하겠다”고 흐느끼는 등 좀체 마음을 잡기 힘든 모습을 보였다.
이어 발언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명예졸업식은 졸업장 수여 이상의 의미를 넘어 교육계가 한층 더 노력하고 책임을 다해 나가는 자리다. 학생들을 위한 여러 가지 교육적 가치를 세우는 일에 더욱 더 정진해 나아 가겠다”고 사뭇 다른 결의에 찬 모습을 보였다.
이에 전명선 4.16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前 위원장은 회고사에서 “세월호 참사가 없었더라면 학생복 입고 친구들과 함께 자리했어야 할 졸업식장에 엄마, 아빠들이 공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있다”라며 “제적처리로 아이들은 명예를 잃었고, 주인 잃은 교실 또한 사라져야했다“라고 그간의 학교와 교육청에 대한 섭섭함 마음을 여과 없이 성토해 냈다.
명예졸업식이 끝났지만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취재진에 둘러싸여 인터뷰를 한 故 오영석 군 어머니 권미화 씨는 “나쁜 소식으로 자식을 잃고 일상들이 달라져 벗어나야 하는데 잘 안된다. 국민과 전 세계에서 힘 실어주는 만큼 약속 지키겠다 말해야 하는데...”라는 말꼬리를 흐리며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 많이 힘 실어주셨는데 졸업장은 언제 풀어봐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해 꿋꿋이 참고 있던 취재진의 눈물을 자아내게 했다.
한편, 명예졸업식에 참석한 유가족과 시민들은 진도 앞바다에서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던 마음과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가길 간절히 소망하는 마음을 피력해 수많은 취재진들의 원활한 취재활동을 이끌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