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장, 경찰청장, 공정거래위원장 등 권력기관을 동원한 사립유치원 죽이기 겁박과 탄압 정책은 군사독재 시절에도 볼 수 없는 교육 공안정국을 조성해 사회불안을 증폭하는 것으로 매우 부적절한 태도다”
개학연기까지 거론하며 정부에 대놓고 반발하고 있는 한유총(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2일 낸 성명서 중 일부다. 교육부(장관 유은혜)가 일부 사립유치원의 집단 떼쓰기에 대해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다른 부처와 공조해 엄정대응에 나서자, 한유총은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며 집단행동에 나서는 등 여론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이런 한유총의 집회에 자한당·바른미래당·대한애국당 내 일부 의원들까지 합세하고, 또 대한의사협회장인 최대집 씨도 가세해 적극 연대발언(?)을 쏟아냈다.
이들은 “사립유치원에 지원된 정부지원금(혈세)과 학부모가 낸 교비가 아이들을 위해 제대로 쓰이고 있나”고 하자는 정부여당에 대해 ‘사회주의 교육’이니 ‘사유재산 침해’ 등 황당한 이야기들을 쏟아내며 한유총을 두둔했다. 이로써 박용진 3법(유치원 비리근절 3법)을 방해한 자한당의 지원을 든든하게 받고 있다는 것을 정확히 증명했다.
한유총은 2일 성명서에서 “유은혜 장관은 취임 이후 현재까지 한유총의 정책 건의와 대화 요구에 단 한 번도 응하지 않고서 습관적으로 엄정 대응, 강경 대응, 형사 고발 등을 운운하며 협박과 겁박을 하고 있다”며 유은혜 부총리를 맹비난했다.
교육부는 오는 5일까지도 개원하지 않는 유치원에 대해선 즉시 고발조치를 할 계획이다. 아이들을 볼모로 삼지 못하도록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엄정대응 방침에 한유총은 “법률이 보장한 사립유치원의 운영권인 학사일정 조정, 개학 일자 결정, 졸업 날짜 변경 사항이 중대한 불법인 것처럼 호도하면서, 행정감사와 형사 고발을 운운하며 겁박하는 것은 직권남용과 협박죄에 해당한다”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한유총은 “유 장관의 습관적인 협박과 교육감들의 사립유치원 교사에 대한 처우 개선 수당 지급 중지 선언 등으로 교사들이 이직 신청을 해 개학 준비가 늦어졌다”며 개학 연기를 마치 정부 탓인 것처럼 몰아가기도 했다.
한유총은 “유 장관은 오늘이라도 당장 한유총과의 대화와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사립 유아교육 현장의 어려움과 불안을 해소해, 유아교육 대란을 치유하고 학부모와 아이들, 교사와 원장 모두가 행복한 유아교육 혁신방안을 마련할 것을 간곡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유총의 ‘불통’ 비난에 대해 유은혜 부총리는 지난달 26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유총에서 하는 여러 주장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교육부하고 한유총 유치원 대표들하고 얘기를 해 왔던 문제”라며 일축한 바 있다. 오히려 억지주장을 계속 굽히지 않는 한유총이 훨씬 더 불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유은혜 부총리는 지난 1일 17개 시·도교육청과 함께한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추진단 점검 회의’에서 “한유총은 에듀파인 수용이라고 보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고 학부모와 학생을 볼모로 사실상 집단 휴업을 하려고 한다. 이는 관계법상 불법”이라면서 “정부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엄정 대응을 경고하기도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개학을 연기하는 유치원은 실제로 전국에 164곳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유총 회원사 3,100여곳 중 불과 5%에 불과한 수치다. 한유총은 회원사 중 60% 가량(약 2천여곳)이 참여할 거라 호언했으나, 실제 분위기는 크게 다른 셈이다.
교육부의 발표에 대해 한유총은 “실제 유치원 무기한 개학 연기를 하는 사립유치원이 1,800여곳에 달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