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이주미 기자] 올 6월1일부터 개최 될 ‘2019 제4회 대한민국 연극제’의 서울 대표를 선발하기 위한 예선 대회인 ‘대한민국 연극제 서울대회’가 서울연극협회와 (재)성동문화재단의 공동주최로 이달 3일, 소월아트센터에서 개막되어 15일까지 격일로 공연되었다.
이번 서울대회에 참가 신청한 작품들은 모두 16편이었고 그 중, 선발된 7개 단체(총 77인의 배우 출연)의 창작 희곡들로 무대에 올려졌다.
총 7개 단체 중 6개 단체 작품은 초연작들로, 연극제의 '본선대회'에 출전할 서울대표팀이 16일인 오늘,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서울 대표팀으로는 단 한 작품만 선정이 되지만 이번 서울대회에서 공연 된 주옥같은 모든 작품들은, 대한민국 연극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큰 기여를 하였고 울림있는 감동을 선사하여 매 회 공연에서 열렬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3월 3일 <독백의 합창>
극단 시선
극작·연출 홍란주, 예술감독 이승옥
“독립을 노래했던 외로운 독백은 뜨거운 합창이 되어...”
1940년대 일제강정기 말, 독립군가를 만들었다는 죄목으로 서대문 형무소에 체포된 작곡가 ‘안윤’은 조국에 대한 신념을 지키고 죽을 것인가 살기 위해 태평양전쟁의 징용(조선인 징병)을 옹호하는 ‘대동아서사’를 만들 것인가 갈등한다. 독립군가를 쓴 동생 ‘안영’은 살아서 독립운동을 하자는 윤의 회유를 뒤로 하고 독립을 외친 뒤 사형된다. 이 후, 윤은 마지막 무대에서 합창곡을 발표하게 된다.
홍란주 작가는 “이 작품은 구원도 보장도 없이 사는 이 시대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삶의 가치와 궁극적인 선택의 의미를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독백의 합창>은 배우 이승옥(어머니 역), 이광휘(오장 역), 황정원(토모코 역), 송희정(안윤 역),위희순(하선 역), 오일영(장우문 역), 정선혜(안영 역), 박상욱(백건 역), 송예리(향민 역)가 출연하였다.
3월 5일 <성냥 파는 소녀에 대한 보고서>
극단 노을, 극단 풍등
극작 전형재, 연출 송미숙, 드라마트루그 오세곤
“2019년 성냥 파는 소녀의 세상을 향한 마지막 항해”
주인공 덕순은 30대 중반의 희곡을 쓰는 작가이다. 10년 전, 덕순의 글쓰기를 지지해 주던 엄마가 죽고 80이 넘어 귀까지 어두운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다. 개인적이고 식탐이 많은 아버지와 갈등하지만 그런 아버지의 작은 아파트를 떠나지 못하는 덕순은, 자신이 못내 초라하고 원망스럽다. 그 안에서 덕순의 글쓰기는 세상과 유일한 소통의 통로이며 자신만의 출구다. 그러나 덕순의 희곡은 세상의 출구 앞에서 번번이 좌절된다.
<성냥 파는 소녀...>에는 배우 이지은(덕순 역), 이동근(아비 역), 차유경(어미/장씨 역), 장현석(배우1 역), 이미라(배우2 역), 이다혜(배우3 역), 이정인(행인1 역), 조현철(행인2 역)이 출연했다.
3월 7일 <이판사판>
극단 삼각산
극작 강병현, 연출, 송정바우, 예술감독 장미자
온정리의 유일한 절 봉정암의 전직 조폭 출신의 주지‘도수’와 온정리 최대 끗발 박수무당 ‘정도’의 맞짱 대결, 무허가 무당촌 사람들의 개인의 일상과 욕망, 갈등과 파국으로 인해 귀신들조차 놀라 자빠질 판의 이야기로 뼈있는 웃음과 해학이 넘치는 희극이다.
“귀신이고 사람이고 모두 잘 살기 위한 한판 승부!”
가난한 온정리(溫井里) 무허가 무당촌. 이곳 땅 대부분을 소유한 최대부자 강사장이 있고 박수무당 정도는 그런 강사장을 꽉 잡고 있다. 그러나 강사장의 젊은 부인은 동네 온천 개발에 욕망을 드러낸다. 이 시기 동네 봉정암에 새로 온 주지 도수와 정도는 세력다툼을 하고 홍연(정도 여동생)에게 첫 눈에 반하고 홍연 모친의 죽음에 염불을 돕는다. 동네 온천 개발에 생사를 건 한판 승부, 실패하면 떠나야 한다는 위기감에 귀신들까지 나서는데...
강병헌 작가는 “<이판사판>에 등장하는 인물은 우리 동네에 ‘위기’가 발생하면 너나없이 뛰어들어 없던 재능까지 끄집어내 실력을 발휘하는 소중한 사람들이다. ‘정의감’과 ‘올바름’이라는 저변의 DNA를 가진 민중들의 힘을 말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 동네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베어 나오는 ‘흥’, ‘신명’이란 단어에서 찾고 싶다. 올바른 민초들의 캐릭터와 아기자기한 귀신까지 합하여 신명난 잔치판을 상상했다. 이판사판이고,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크게 난장 한번 펼치고 싶다”고 밝혔다.
송정바우 연출은 “세상살이 중심에 사람이 있고 그 일상과 역사는 전쟁터, 풍요로움과 가난함 속에 갈수록 사람을 도구화하는 큰 장벽들, 자기 안에 또 다른 자신을 대면하면서 그 빗장을 풀고 한 판 노는 무대”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연극 <이판사판>에는 배우 조영선(강사장 역), 선종남(나옹 역), 유준원(정도 역), 이승훈(주지 역역), 염동헌(교장 역), 이승훈(도수 역), 류지애(정도모 역), 박시화(선녀 역), 백효성(귀신2 역), 최동혁(최영 역), 강이슬슬, 백지연, 김나형(코러스 역)이 출연하였다.
3월 9일 <403호 아가씨는 누가 죽였을까?>
극단 종이로 만든 배
극작 백성호, 연출 하일호, 드라마트루크 김나연
“아무도 죽이지 않았지만 그 누구도 살인자가 될 수 있다”
403호에 살던 아가씨가 죽었다. 이름은 김은정. 제약회사에 근무하는 미혼여성으로 사인은 음독. 사인이 독약으로 인한 죽음이지만 자살인지 타살인지 알 수가 없다. 형사가 사건의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고인이 살고 있던 빌라의 같은 층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데...
백성호 작가는 “403호에서 발견된 어떤 여성의 의문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그 여성을 죽인 범인은 누구일지에 관한 추리극이다. 범인은 누구이며, 그 여성이 죽어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조금이나마 남성과 여성의 적대적 경계를 허물고 존중받는 하나의 인격체로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고민을 함께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403호 아가씨는 누가 죽였을까?>에서는 배우 김보경(404호 아줌마 역), 전소현(405호 할머니 역), 김진희(은정 역), 박경은(형사 역), 안지은(형사2 역), 이철은(건물주인 역), 김장동(401호 아저씨 역), 지근우(402호 고등학생 역), 이건희(406호 대학생 역)가 출연 하였다.
3월 11일 <전시조종사>
에이치프로젝트
극작·연출 한윤섭
“전쟁을 관광 상품으로 내세운 거대한 자본구조가 만들어낸 삶의 아이러니”
전시 중 한 노파의 꿈을 꾸고 사막에 추락한 조종사는 아랍군의 포로가 된다. 한때 조사관 직책을 맡던 아랍군 아메드는 자신의 아이를 살기 좋은 나라의 국적을 얻게 하려고 아이러니하게도 적군 조종사의 도움을 받아 임신한 아내를 탈출시킨다. 한편 탈출에 성공한 로안나는 제 3국에서 한국에서부터 아들을 찾아 나선 한천수를 만나게 되고 이때부터 전쟁을 관광 상품으로 한 자본주의 굴레 안에서 각 인물들의 이야기가 하나의 아이러니로 펼쳐진다.
한윤섭 연출은 “전시조종사는 두 번째 걸프전이 진행되던 시기에 쓴 글이다. 전쟁과 입양 문제를 함께 다루고 싶었고 그 때는 지금보다 젊은 시절이어서 극작에서 뭔가 새롭게 시도해보고 싶은 게 많았다. 어려운 제작 환경에서 참여해주신 연기자 선생님들, 단원들, 그리고 스텝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고 전했다.
<전시조종사>는 이태훈(한천수 역), 강선숙(노파 역), 유태균(할레드 역), 변은영(상담사 역), 김민경(여행자 역), 염재욱(아메드 역), 정우석(기관 담당자 역), 전지혜(로안나 역), 제갈관(감독 역), 태준호(조종사 역), 마주원(자말 역)이 출연하였다.
3월 13일 <맹신자 오공선생>
극단 오늘, 극단 프로젝트그룹 연희공방
극작· 연출 이지수, 예술감독 위성신
“잘못된 맹신의 끝은 패가망신? 오공 선생의 재산양도를 둘러싼 좌우충돌 진실공방!”
조선의 신세계 개화기, 마을엔 온통 양복 입은 남자에 대한 소문이 무성하다. 임금의 영어 선생이며 궁성의 실세라는데 좌우지간 범상치 않은 인물일 터, 오공 선생은 자신의 텃밭에 양복을 입고 쓰러져 있는 타르푸를 그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 짐작한다. 한편 텃밭에서 주운 음화집을 통해 아녀자들은 말 그대로 신세계를 경험하는데, 오공은 별안간 가족들에게 타르푸와 딸의 혼례를 공표한다.
<맹신자 오공선생>에는 배우 신기섭(오공선생 역), 김형균(타르푸 역), 조두리(기화란 역), 신소현(기화선 역), 양현석(공기찬 역), 이다해(공경애 역), 진영은(순복이 역), 최희중(판윤 역), 유영전(이방 역), 정대진(호방 역)이 출연 하였다.
3월 15일 <하시마섬의 은행나무>
극단 은행목
극작 양수근, 연출 이승구, 예술감독 이명희
“두고 보라우, 겉은 탔어도 여서 꼭 새순이 돋아날 기니끼”
일제강점기 14살 어린 나이에 이유도 없이 고향 해남에서 하시마섬으로 납치된 강만식. 그 곳에는 각기 다른 명목으로 일본군에게 강제 혹은 속임수로 끌려 들어온 조선인들이 있었다. 이들의 운명적인 만남은 지옥 같은 노동, 배고픔, 진폐증, 죽음의 탈출, 배신 등으로 얼룩져 최악의 극단적인 사태를 일으키는데...
<하시마섬의 은행나무>에는 배우 이기석(연출 역) 김영웅(어르신 역), 지미리(의사 역), 손흥민(사이토 역), 장용석(조선남 역), 안재완(다나까 역), 김민수(김요한 역), 이동현(박철 역), 김재경(강만식 역)이 출연하였다.
지춘성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개막식 인사에서 “우수한 창작희곡 발굴을 통해 서울 창작 연극의 활성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를 비췄으며, “6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본선대회도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부탁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제4회 대한민국 연극제 서울대회’의 본선에 출전 할 대표팀으로 어떤 단체의 작품이 선정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며 많은 연극 팬들과 평단이 주목하고 있다.
오늘 16일, 시상식에서 발표될 작품이 이후 6월 1일부터 서울에서 개최하는 대한민국연극제에 '서울 대표팀'으로 참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