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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고유성을 탐구한 연극, '이를 탐한 대가'..
문화

인간의 고유성을 탐구한 연극, '이를 탐한 대가'

이주미 기자 astrojumi@naver.com 입력 2021/07/02 08:23 수정 2021.07.03 11:48
철학적인 논제를 흥미롭게 풀어내며 근원적인 사고(思考)를 가능케 하는 AI소재의 2인극!
연극 '이를 탐한 대가' 리허설_왼쪽부터 배우 장태민(이수한 역), 배우 윤상호(탐 역)
연극 '이를 탐한 대가' 리허설_왼쪽부터 배우 장태민(이수한 역), 배우 윤상호(탐 역)/  ⓒ권기정

[서울=뉴스프리존] 이주미 기자= 현시대를 조명하는 이슈와 다가올 미래에 관하여 다양한 각도로 사고(思考)하게 만드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소재의 연극, ‘이를 탐한 대가‘가 2021년 아르코 청년예술가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지난 29일에 초연으로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막이 올라 4일까지 6일간 공연을 한다.

인간의 사유능력을 증강하는 실험이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현재의 인공지능(AI)은, 우리의 소통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광범위하게 산업과 문화 등에 깊게 관련되어 사회변동과 발전의 핵심동인으로 계속 진화되고 있다. 

‘이를 탐한 대가’연극은 이러한 현재가 아닌, 10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시작된다.

밀폐된 방, 동면기에서 깨어난 두 인간(‘이’ 와 ‘탐’)은 인공지능을 가려내는 실험인 튜링 테스트(Turing test)에 참여한다. 튜링테스트란, 기계의 지능이 인간처럼 독자적인 사고를 하거나, 의식을 가졌는지 인간과의 대화를 통해 확인하는 시험법이다.

냉동인간 실험 제의에 응한 무기징역 죄수인 ‘이(Lee)’. 그리고 같은 실험의 제의에 응한 일반인 ‘탐(Tam)’이 보이지 않는 벽에 둘러싸여 서로를 의심하고 누가 AI인지 서로 가려내기 위해 필사적 사투를 벌이는데 작품 속에서 실제로 주어진 60분 동안, 관객들은 극중 인물들과 함께 실험의 목적과 사유를 추적해 간다.

인간과 기계의 공존은 어디까지 가능할 것인지, 앞으로의 삶에서 인공지능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 것인지 고민 해 보아야 할 이 때, ‘이를 탐한 대가’는 인간다움의 진실과 인간성의 재탐색을 긴장감과 재미를 더해 관객들에게 질문한다. ‘인간적인 것은 무엇인가’라고.

김성진 작가/ 제공= '홧김에 박문수 프로젝트'
김성진 작가/제공= '홧김에 박문수 프로젝트'

철학적인 논제를 흥미롭게 풀어낸 이 작품은 김성진 작가(극단 몽중자각 대표)의 신작으로, 실리를 탐한 인간의 죄에 관한 이야기(편리함을 위해 과학을 무리하게 발전시켜 온 인간의 대가)를 촘촘한 구성과 추리력으로 풀어내었다. 

‘탄내’로 대전 창작희곡공모 우수상을 수상하고 극작가 및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성진 작가는 “인공지능이라는 것을 종족이라고 칭하기는 어렵겠지만 만일 그렇게 칭한다면, 인간이 인공지능을 하등종족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나, 그래서 어쩌면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이 사실을 알고 인간에게 하등종족으로 내비쳐지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존재를 숨길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집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박문수 연출/ 제공= '홧김에 박문수 프로젝트'
박문수 연출/ 제공= '홧김에 박문수 프로젝트'

2019년 대한민국 신진연출가전 연출상을 수상했던 박문수 연출(홧김에 박문수 프로젝트 대표)은, “요즘 사회가 인간을 만나는 횟수보다 기계를 만나는 횟수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데 그러면서 인간이 인간 고유의 인간성을 잃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인간성을 회복해야 할지에 대하여 초점을 두었고 관객들과 함께 생각하며 공감을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거대한 전환의 첨단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인공지능 기술은 이제 낯선 영역이 아니게 되었다.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세계 각국의 글로벌 기업들은 인공지능 생태계를 만들어 선도하고 있으며 AI 산업에 적극적이다. 인간의 학습능력과 추론, 지각, 이해, 감성의 영역까지도 프로그램 되어 실현된 이 과학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의 삶 속에 깊이 관여되어 있는 인공지능이 연극작품의 소재가 되어 신선한 연출력과 탄탄한 연기력의 배우들이 협업하여 관객들과 소통을 하게된다.

‘인간의 존엄성’을 깨닫게 하는 이 작품은, 원래 남성 2인극으로 집필되었으나 박문수 연출이 젠더프리캐스팅(남성팀과 여성팀)으로 기획했다.

연극 '이를 탐한 대가' 리허설_ 이수한(장태민 분)과 탐(윤상호 분) / 권기정
연극 '이를 탐한 대가' 리허설_왼쪽부터 배우 장태민(이수한 역), 배우 윤상호(탐 역) / ⓒ권기정

남성팀으로는, 냉동인간 실험 제의에 응한 일반인 ‘탐’역에 배우 윤상호가 열연하며 실험 제의에 응한 무기징역 죄수 ‘이수한’역의 배우 장태민과 함께 긴장감 넘치는 연기력을 선보이며 극강의 케미스트리를 펼친다.

연극 '이를 탐한 대가' 리허설_ 배우 김신실(이수현 역)과 배우 박연하(탐 역)
연극 '이를 탐한 대가' 리허설_ 배우 김신실(이수현 역)과 배우 박연하(탐 역) / ⓒ권기정

여성팀으로는, ‘탐’역에 배우 박연하, ‘이수현’역에 배우 김신실이 출연하여 풍부한 연기력과 극적 매력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고정시킨다. 

극작 김성진, 연출 박문수 외에도 조연출 박소영, 기획 김유정, 무대 유태희, 조명 박지선, 음악 박소희, 의상 김사랑, 소품 배현아, 사진 김동환, 권기정, 움직임 고은결, 그래픽 강경호가 작품에 참여하여 극의 완성도를 높였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을 하였다.

러닝타임 60분의 ‘이를 탐한 대가’는, 신박한 상상으로 그치지 않고 튜링테스트에 관객들을 초대하여 첨단과학기술의 도약으로 미래에 필수 불가결이 될 수 있는 AI가 인간과 기기 간 상호작용을 넘어 섬뜩한 사건과 반전을 통해 ‘인간정신의 원형’에 대한 근원적인 사고(思考)를 가능케 한다.  

앞서 공연된 회차들이 매진을 기록하는 이 연극은, 14세 이상 관람이 가능하며 인터파크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연극 '이를 탐한 대가' 포스터
연극 '이를 탐한 대가'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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