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칠의 알루미늄, 육송을 사용한 공예작품.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은 한국현대미술사 연구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한 ‘한국현대미술작가시리즈’의 공예부문전시 <최현칠-동행, 함께 날다>전을 오는 6월 12일까지 과천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강찬균(금속), 황종례(도자), 최승천(목조형)에 이어 현대미술작가시리즈 금속공예부문 4번째 전시로, 한국현대금속공예의 선구자 최현칠(崔賢七, 1939~)의 지난 50여년의 작품 활동을 조망한다. 특히 이번 회고전에는 1960년대 초반부터 현재에 이르는 대표작 8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동행, 함께 날다’라는 주제로, 지난 50여 년에 걸쳐 자연과 물질을 조화롭게 결합하면서 금속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작품들을 총 4개의 섹션으로 구성했다.
‘1960-70년대, 탐구와 표현’은 금, 은과 같은 귀금속을 사용해 즉물적인 형태와 기능성을 중심으로 다양한 실험을 통해 작가가 공예가로서 도약하는 시기이다. 제기, 주병과 같은 기(器)의 형태를 지닌 초기작을 만날 수 있다.
‘1980년대, 형태와 문양’은 전통으로부터 기인한 자연적 형태, 소재와 기법들을 표현함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동경의 대상으로서 ‘새’의 형상을 표현한 시기로 작가의 세심한 관찰력과 노련한 조형표현을 볼 수 있다.
‘1990년대, 은유와 투영’은 새의 비상하려는 움직임을 더욱 적극적으로 시각화하면서 래커와 아크릴과 같이 색의 사용이 더욱 자유로워지고, ‘2000년대, 의미와 확장’은 정형화되지 않은 나무의 형태를 알루미늄과 결합해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을 담은 최근작을 엿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작가의 주조(鑄造, casting)작업 시 실제 사용했던 금속도구들을 전시장 내에 배치해 작업과정을 연상할 수 있다.
최현칠은 한국 금속공예의 원형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금속의 조형언어를 확장했을 뿐만 아니라, 공예인의 태도와 정신을 가르쳐온 한국 현대금속공예의 주도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또한 유구한 역사 속에서 탁월한 기술과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한국 주조(鑄造, casting)의 전통적 맥과 얼을 잇기 위해 다양한 주조기법을 연구하고 개발해왔다. 전 생애에 걸쳐 자연과 물질을 조화롭게 결합하면서 금속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작품을 통해 작가가 꿈꾸던 자유롭고 평화로운 유토피아에 ‘동행’하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