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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세월호 5주기, “참 못됐고· 못났습니다· 못났음..
기획

이승환 세월호 5주기, “참 못됐고· 못났습니다· 못났음을 넘어 추악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승은 기자 입력 2019/04/14 10:10 수정 2019.04.14 10:16

[고승은 기자 ] “제 순서에 다른 소리로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 사실 가만히 있으라는 세월호 추모곡을 준비했다가 조금 드럼이 나오는 곡을 해야겠다. 재빨리 곡 순서를 바꾸었습니다. 5년이 되었습니다. 바뀐 것. 밝혀진 것은 그다지 없어 보입니다. 답답하고 애통한 심정으로 이 무대에 섰습니다. 오늘 이 곳은 다시는 이런 안전사고가 재발되지 않기를 바라는 자리이고, 무엇보다도 추모의 자리입니다. 그런데 그것조차도 방해하는 세력이 있네요. 참 못됐고, 못났습니다. 더구나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우리의 염원을 가로막으면서 훼방을 놓으려는 심산이시라면, 그것은 못됐고, 못났음을 넘어 추악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올해로 데뷔 30년차를 맞은 ‘어린왕자’ 가수 이승환씨, 그는 많이 알려졌다시피 공연의 신으로도 불린다. 지난 30년동안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히트곡을 남겼고, 지금도 활발히 신곡을 발표하고 있다. 노래방에서도 그의 수많은 히트곡들을 부를 수 있다.

그는 오는 27일 여는 자선콘서트 <이승환 페스티벌>은 1만석 규모의 큰 공연임에도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그가 19년째 이어오고 있는 국내 최장수 자선 콘서트 <차카게 살자>의 일환으로 열리는 공연으로 올해는 데뷔 30주년을 맞아 자신의 이름을 걸고 다른 페스티벌과 차별화된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 수익금의 전액은 백혈병 어린이 재단에 기부해 소아함 환자들을 돕는데 사용될 것으로 알려져 훈훈함을 더한다.

그는 이번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 '기억, 오늘에 내일을 묻다'에 참석, 멋진 공연을 했다. 그가 처음으로 부른 곡은 <가족> 이었다. 2만명의 참가자들은 모두 두 손을 흔들며 환호했다.

‘공연의 신’ 가수 이승환씨가 13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 '기억, 오늘에 내일을 묻다'에 참석, 멋진 공연을 했다.

이승환 씨는 자신이 <가족>을 첫 곡으로 택한 이유를 위와 같이 밝혔다. ‘가만히 있으라’는 세월호 추모곡을 준비했다가 순서를 급히 바꿨다는 것이다. 이는 광화문 주변에서 소위 친박 ‘태극기 모독단’들이 세월호 추모 행사를 방해하며 인근에서 온갖 극언을 퍼붓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태극기 모독단들은 ‘시체팔이’라는 극언들도 서슴지 않는다.

이승환 씨는 이들을 향해 “참 못됐고, 못났다. 더구나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우리의 염원을 가로막으면서 훼방을 놓으려는 심산이시라면, 그것은 못됐고, 못났음을 넘어 추악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거 같다”고 꾸짖었다.

이승환 씨는 또 이같이 ‘뼈 때리는’ 일침을 가했다.

“저는 부모인 적이 없습니다. 저도 아직까지 이렇게 분하고 아픈데, 이런 추모의 자리마저 방해하는 자들은 누구의 부모라고 말할 자격이 없는 거 같고, 누군가의 이웃이길 말할 자격이 없는 거 같습니다. 그들을 사주한 누군가, 아니면 자발적으로 참여했던 그들이 떳떳하다면 이런 분열적 시도를 할 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세월호가 지겹다니요. 저는 당신들이 징글징글합니다. 창피한줄 아십시오” 이승환 씨는 ‘세월호가 지겹다’는 이들에 대해서도 이같이 일침하며, 하루빨리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지길 기원했다.

“백번 양보해서 지겹다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져서 억울하게 희생된 고인들의 넋을 위로하고 유가족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렸으면 합니다. 그리고 책임져야할 사람들이 응분의 대가를 받아서 이 땅의 정의가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그는 “다시 한 번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서 많이 와주신 분들 유가족 여러분들, 이 장면을 시청하시고 있는 분들이 계신다면 제 노래가 자그마한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승환씨의 공연에 환호하는 2만명의 참석자들.

이 씨는 이후 <가만히 있으라> <세월이 가면>을 열창했고, 자신의 히트곡인 <화양연화>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를 열창했다. 마지막으로 부른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가 끝났을 때는 ‘앵콜’ 요청이 쏟아지기도 했다.

역시 ‘공연의 신’은 세월호 추모 공연에서도 정말 빛났다. 멋진 공연은 물론, 저렇게 모두에게 와 닿을 만한 일침까지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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