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음악을 통한 우정’이란 모토로 시작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가 오는 17일부터 29일까지 세종 체임버홀, 금호아트홀 연세, 예술의전당 등 서울의 주요 클래식 공연장에서 개최된다. 2016 제11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음악을 통한 우정’을 모토로 매년 봄을 실내악의 세계로 인도한다. 올해는 특별히 '한불 상호 교류의 해를 맞아 '프랑스의 향기'를 주제로 다양한 프랑스 작품을 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으로 마련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인사동 프레이저 스위츠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서 예술감독 강동석(바이올리니스트)은 “실내악은 나이에 상관없이 음악적으로 교류하면서 느끼고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여러 세대가 모여서 연주하는 것이 의미 있다”면서, “실내악이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를 참여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이번에 함께하는 이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성숙한 연주를 들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관악기의 비중이 높다. 오프닝 콘서트인 ‘출발’에서부터 그 특징이 두드러진다. 금관 3개로 연주하는 풀랑크의 호른, 트럼펫, 트럼본을 위한 소나타가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특히 29일 폐막공연인 ‘프렌치 인 서울’에서는 프랑세의 플루트, 첼로, 피아노를 위한 3중주, 드뷔시의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프리미어 랩소디가 등이 연주된다.
강동석 예술감독/사진=심종대 기자
강동석 감독은 “‘프랑스의 향기’라는 제목부터 너무 좋고 향수가 프랑스의 전통 중에 하나인데 숨과 향기를 들여마시는 것 자체가 우리에겐 중요하다”면서, “드뷔시의 작품을 보면 향수와도 연관이 있는 작곡가임을 느낄 수 있다. 메시앙도 매우 유명한 프랑스 작곡가로 독일과의 전쟁 시기에 쓰여 졌던 이 곡이 실내악 중 걸작으로 이번에 선택해 연주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실내악이 솔로나 오케스트라에 비해 어떤 매력이 있는지에 대해 “이번에 관악기 연주자와 많이 교류하게 되어 프로그램도 많아졌다. 실내악과 솔로, 오케스트라가 다른 건 양쪽 모두 퀄리티는 다르지만 오케스트라도 실내악의 규모가 큰 것이라 생각해서 비슷한 부분이 있다”면서, “저희 축제는 몇 사람이 전체 프로그램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곡마다 연주자가 변경돼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여러 곡들과 다른 편성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축제를 관객들이 재밌게 함께 즐길 수 있다. 또한 실내악의 장점은 레파토리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이어 “취향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옆에 연주자들이 있기 때문에 콕 집어서 이야기하기가 어렵다. 현악4중주나 관악기 등 좋아하는 취향에 따라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모두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악 4중주를 좋아하면 반더러 트리오. 그리고 가벼운 음악으로 편성된 가족음악회, 폐막공연은 전체 연주자가 프렌치 곡들을 연주한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클라리네티스트는 로망귀요/사진=심종대 기자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에서 기획한 공연들은 제목만으로도 그날의 연주회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작은 것이 더 좋아’ ‘세상의 종말을 위한 음악’ ‘그때 그 시절’ ‘황혼’ 등 감성적인 제목이 관객들의 관심을 끈다.
강 감독은 “전체 주제가 먼저 나와야한다. 하지만 올해가 한불수교의 기념해이기 때문에 메인 제목이 금새 결정됐다. 작은 주제들은 퍼즐과 똑같다”면서, “어떤 연주자들과 곡들이 구성됐는지 리스트를 보고 공통적인 것들이 무엇일지 고민한다.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프랑스 음악이 굉장히 많지만 모두 연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실내악이 아직 대중적이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여러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을지...어렵지는 않지만 깊이있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균형을 고민했다. 외국에서는 수개월 전부터 실내악 공연들이 매진된다. 아직 우리나라의 현실을 생각해서 어렵거나 힘든 곡들이 주가 되지 않고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인사동에 위치한 전(前) 대통령 윤보선 고택에서 열리는 이달 22일 고택연주회는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가 어우러지는 특별한 밤을 선사한다.
이날 프랑스 작곡가 이베르와 코네송의 곡을 연주하는 최나경 플루니스트는 “이번 축제에 대해 “외국에 살고 있지만 한국연주자로서 한국에 와서 많은 외국의 뛰어난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할 수 있어서 매 해 영광으로 생각한다”면서, “매년 다른 주제를 가지고 또 매 콘서트마다 다른 주제로 진행을 하는데 청중들도 취향에 따라서 골라 즐길 수 있는 좋은 축제의 장”이라고 말했다.
최나경 플루니스트/사진=심종대 기자
는 실내악의 의미와 매력에 대해 최나경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그때는 실내악 콩쿠르가 있었는데, 그것을 위해 몇 달 전 한 곡을 연습해서 콩쿠르를 하는 정도였다. (제가) 다녔던 커티스 음대는 실내악을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그룹을 만들어서 코칭받고자 하는 교수를 제의하고 학교에선 지정을 해 준다”면서, “그때부터 실내악에 관심을 갖게 됐다. 말보로 페스티벌(미국)은 젊은 연주자와 대가들이 함께 모여 팀을 나누지 않고 한 그룹에서 연주를 하고 몇 주 동안 같은 장소에서 활동하면서 굉장히 가까이에서 지낸다. 음악적인 것 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많이 배웠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도 외국의 굉장한 페스티벌과 동등하게 한국에서도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엄청나다. 고택음악회에서의 연주가 기대된다. 한국적인 곳에서의 클래식연주가 아름다운 발란스 일 듯하다”고 말했다.
선우예권은 실내악의 매력에 대해 “실내악 장르가 서로 교류하는 것으로, 서로에게 행복감을 안겨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고 1때 유학을 갔다. 거기에선 일주일에 몇 번씩 실내악 연주를 하기 때문에 개인 연습을 못한 적들도 있지만 지도 교수님이 격려 해 주신다. 실내악을 통해 자기 음악을 발전시킬 수 있고 자신을 알아갈 수 있다. 서로에게 자극도 줄 수 있고. 누구와 연주를 하든 장단점을 함께 공유하면서 서로 발전 할 수 있다. (저도) 실내악을 많이 함으로써 음악의 새로운 아름다움을 느꼈다. 조금 더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클라리네티스트는 로망귀요는 “드뷔시의 음악은 섬세함. 움직임. 자연. 퍼퓸이 향수라는 뜻도 있지만 세상 만물 고유의 향기라고 생각한다”면서, “드뷔시 작품에서 꽃처럼 찬란한 색채, 시골길에 어린 흙냄새, 넘실대는 물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럭셔리한 삶의 부분이기는 한데, 프랑스보다 한국이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프랑스의 모네 같은 화가들의 감성까지도 세련된 음악 드뷔시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사실 드뷔시는 브루쥬아 음악가였다. 마르셀 프루스트, 모네의 걸작 등 그의 음악에 담겨 있는 당대 프랑스의 관능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동석 감독은 젊은 연주자들과 함께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젊은 사람들에게서는 좀 더 프레쉬하고 본능적인 표현들을 볼 수 있다. 각자 높은 퀄리티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교환할 때에도 생각도 못했던 새로운 해석들을 그들을 통해서 듣기도 한다. 실내악을 하면서 더 유연해 졌다. 실내악은 서로 소화시키는 능력들을 배울 수 있다. 솔리스트로 유명한 젊은 연주자들도 연주를 통해 서로 좋은 관계로 발전을 시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