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노현진 기자]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한국 연극사에 역사와 의미를 짚는 의미 있는 공연을 연다. 오는 6월 3일부터 2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원로연극제’를 연다.
한국 연극사의 산 증인인 김정옥, 오태석, 하유상, 천승세가 실로 오랜만에 무대에 복귀한다. 연극만을 바라보면서 한길을 걸어온 거장들의 발자취를 되짚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부터 3일부터 12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태(胎)’는 오태석이 9년 만에 작.연출로 무대에 올린다. 그의 러브콜에 배우 오현경은 두말없이 출연을 승낙했다.
‘태(胎)’는 1974년 초연 이후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인도에서의 공연 등 끊임없이 무대에 올려진 작품으로 한국 현대 희곡 중에 손꼽히는 명작 중의 하나로, 계유정난으로 정권을 잡은 수양대군(세조)이 조카 단종의 왕위를 찬탈하는 사건을 중심으로 과연 죽음을 뛰어넘어 존속하는 ‘삶의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한 절실한 질문을 던진다.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에 픽션이 가미돼 짜임새 있는 극적 구조 속에서 한국의 모태 본능과 제의적인 느낌의 혼을 강렬하게 표출한다.
또 오는 6월 3일부터 17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는 김정옥 작.연출의 ‘그 여자 억척 어멈’, 배우 배해선이 1인 4역을 하는 모노드라마이다. 배해선은 우선 그 자신을 무대 위에서 연기 해야 하고, 1951년 한국전쟁 1.4후퇴 때 남쪽으로 내려온 북한 여배우 배수련을 연기해야 한다. 브레히트의 ‘억척 어멈’의 억첨어멈 역, 조선 시대 동학란을 배경으로 한 억척어멈 역을 연기한다.
이 작품은1997년 여배우 박정자가 동숭동 ‘학전’ 소극장에서 초연하면서, 주목을 받았고 이어 일본 삼백인 극장(三百人劇場)이 주최한 ‘아시아 연극제’에서 호평을 받고 일본 전국을 순회 공연 했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그해의 ‘베스트 5’로 ‘그 여자 억척 어멈’을 추천하기도 했다.
이어 4일부터 1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는 하유상 작, 구태환 연출의 ‘딸들의 연인’이 오른다. 1957년 국립극장에서 초연됐던 이 작품은 당시 전장의 상흔이 남아있던 시기에 ‘자유연애’라는 소재를 다룬 내용으로 이후 몇 차례에 거쳐 리메이크 및 지금까지 종종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박윤희, 배상돈, 황세원 등의 배우가 출연하는 이 극은 격동의 1950년대를 자유연애와 결혼에 대한 희극으로 풀어낸 수작이다.
끝으로 ‘신궁’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오는 6월 17일부터 26일까지 무대에 오르는 이 작품은 어촌 무당 왕년이를 통해 악덕 선주와 고리대금업자에게 시달리는 어촌인의 실상을 잘 드러내고 있다. 본래 1977년에 발표된 천승세의 중편소설로, 이번 원로연극제를 위해 천승세 작가는 소설을 극본으로 각색해 초연무대를 올린다. 무속과 토속적 방언이 작품 전체에 흘러 넘치는 이 작품은 이승옥, 정현, 정상철, 기정수, 이봉규 등의 배우가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