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은 기자 ] "빨리 (국정농단·사법농단)진상을 규명하고 청산이 이뤄진 다음, 그 성찰 위에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나가자는 데 공감한다면 얼마든지 협치하고 타협할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사회원로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어떤 분들은 이젠 적폐수사는 그만하고 통합으로 나가야 하지 않겠냐는 말씀도 한다"면서도 "살아 움직이는 수사에 대해서는 정부가 통제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이 사실이라면 아주 심각한 반헌법적인 것이고, 타협하기 쉽지 않은 것"이라며 박근혜 국정농단, 양승태 사법농단과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사실 적폐청산보다 경제 문제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두 가지는 반드시 병행해서 진행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봐야, 소위 도둑들이 그 자리에 기득권으로 남아있으면 제대로 돌아갈 수 없으니까.
‘친일하면 3대가 흥하고,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한다’는 현실, 역사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 아니었나. 친일파들을 제대로 청산했더라면, 한국은 훨씬 더 정의롭고 불행하지 않은 나라가 되었을 것이다. 이처럼 경제에도 더욱 가속을 붙이려면 아직 널리고 널린 적폐들을 청산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가장 힘든 것은 정치권이 정파에 따라 대립이 격렬해지는 현상"이라며 "지지하는 국민 사이에서도 갈수록 적대감이 높아지는 현상이 가장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제가 약식 취임식 전 야당 당사를 전부 다 방문했다. 과거 어느 정부보다 야당 대표, 원내대표들을 자주 만났다고 생각하고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도 드디어 만들었다"며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소통을 했음을 강조하며 “협의체가 정치상황에 따라 표류하지 않도록 분기별로 개최하는 것까지 합의했는데, 거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를 찾은 원로인사들은 김영란 대법원 양형위원장(전 국민권익위원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김우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홍구 전 총리,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 김지형 전 대법관, 정해구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장 등 1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