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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정치권 갈등 심화 걱정"...사회원로들 "극한대결, 대통령이 직접 풀려는 노력해야"

임병용 기자 입력 2019/05/03 05:41 수정 2019.05.03 06:09

[뉴스프리존= 임병용 기자] 사회 원로들과 오찬 간담회를 연 문재인 대통령에게 우리 사회의 분열 심화를 우려하며 정치력 발휘를 당부했다.

2일 청와대 오찬간담회에서 정치권의 갈등과 대립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적폐청산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6월이 지나면 임기의 반환점을 돈다. 시기적으로 성과를 내야 할 때"라며 "국회가 극한대결로 가면 대통령이 추진하려고 하는 것이 순조롭게 되지 않는다. 야당이 극한저항으로 나오면, 대통령이 포부를 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사진: 뉴스영상 YTN 갈무리

그러면서 고 대변인은 "일정한 야당의 패턴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리 야당은 정권을 내주면 초반에 ‘선명야당’해야 된다는 고정관념이 있어 극한투쟁을 하지만,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 ‘대안정당’이 되어야 한다는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 과거 민주당도 같은 패턴을 보여왔다"며 "이 점을 이해한다면, 대통령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인식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나아가 "민주당은 여당된지 2년이 됐는데, 야당처럼 보이고 있다. 융통성을 보여야 한다"며 민주당을 비판한 뒤, "이런 국면에서는 대통령이 나서지 않으면, 문제를 풀기가 힘들다. 대통령께서 정국을 직접 풀려는 노력을 하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찬회에 함께한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은 "요즘 뉴스를 보지 않고 정치에 혐오를 느끼는 분이 많은 것 같다. 이는 국가적 불행이다. 모든 이슈에서 진보와 보수 두 갈래로 갈라져서는 해결하기 어렵다"며 "가장 시급한 과제는 ‘어떻게 분열에서 통합으로 이끌지’이다. 결국 우리 모두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참여정부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김우식 전 실장은 "대통령께서도 성공한 대통령이 되시길 기원하는 사람이 많다. 몇 가지 말씀 드리겠다"며 "첫째는 인사다. 한 계파의 대통령이 아니라 모두의 대통령이다. 탕평과 통합, 널리 인재등용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탕평인사를 주문했다. 이어 "국민불안 문제"라며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불안, 국제정세적 불안을 빨리 종식시켜야 할 텐데, 그중에서도 경제에 대한 불안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경제문제에서 성과를 보였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막힌 정국을 풀려면 결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송호근 포항공대 석좌교수는 "정권 2년이 되고 반환점을 돌고 있는데 정책기조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존 2년의 평가가 성공했어도, 실패했어도 새로운 것을 보고 싶어하는 국민들의 요구가 있기 때문"이라며 "정책기조를 유지하더라도 고용주도성장으로 바꾸는 등의 변화는 어떨까?"라며 우회적으로 소득주도성장 폐기를 주문했다.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는 "'하면 된다'는 식으로 가면 어느 대통령도 힘들 것"이라며 "거대한 전환기에 있고, 자괴감을 갖고 있는 세대가 있어 한쪽에서는 전문적으로 해결하면서도 또 한쪽에서는 국민 전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종찬 전 국정원장은 "일본과의 관계가 좋지 않다"며 한일관계 악화를 우려하며 "하지만 지금 일본은 '레이와' 시대로 바뀌는 등 새로운 전환점을 찾고 있다"며 "일부 일본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부분이 보이지만 국왕이 바뀌었으니, 새로운 움직임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고 대일관계 개선 노력을 주문했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30년 전, 1989년 새로운 통일방안을 일련의 과정을 거쳐 합의를 이뤘다. 여야합의가 원천적으로 어렵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30년 전에도 해냈다"며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통일 등에 대해 우리의 지혜를 모아나갔으면 한다"며 야당과의 통일방안 도출 노력을 당부했다. 김영란 전 대법관은 "지금 국민들은 획일적 기준과 혜택보다 개별적이고 맞춤형의 행정과 혜택을 기반으로 사고하는 수준높은 국민으로 변화했다"며 "하지만 제도와 행정은 여전히 양적 기준으로만 사안을 본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권의 극한 갈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진보진영 원로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지원사격했다.

한편, 진보진영의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는 "우리는 왜 산업화 수출에만 열심이고 왜 민주화 성과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며 "지금 당장의 고용, 못먹고 사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자신감을 가져달라, 우리는 지금의 민주주의 발전을 이루었다. 자신있게 나서달라"고 격려했다. 안병욱 한국학중앙연구원장도 "문재인 정부는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과 관련해 전에 없는 의미있는 일들을 해왔다. 앞으로 100년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를 출발선으로 삼은 듯 하다"며 "지난 100년동안 많은 일들이 해결됐지만 ‘남북분단’만큼은 해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가 사관이라면 반드시 이걸 기록으로 남기겠다"고 치켜세웠다. 김지형 전 대법관은 "우리사회는 ‘갈등’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하지만, ‘갈등을 다루는 절차’에 대한 것은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우리는 사회적 논의, 사회적 파트너십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하지만 정작 사회적 논의의 참여 주체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참여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기본적인 사회적 논의 참여 파트너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는 것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노동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사진: 뉴스영상 YTN 갈무리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 원로들의 조언을 듣는 자리에서 야당과의 협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면서도 적폐 청산의 토대 위에서 협치나 타협도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했다. "저는 개인적으로 종북좌파라는 말이 어느 한 개인에 대해서 위협적인 말이 되지 않고, 생각이 다른 정파에 대해서 위협적인 프레임이 되지 않는 그런 세상만 돼도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진보·보수, 이런 낡은 프레임, 낡은 이분법은 이제는 통하지 않는 세상이 이미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제 그런 프레임을 없애는데 제 나름대로는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성과도 거두었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도 그것이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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