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심종대 기자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수조원의 자금을 지원받고도 경영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STX조선해양이 결국 법원 주도의 회생절차(법정관리) 체제로 전환된다.
STX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5일 여의도 본점에서 수출입은행, 농협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이 참석한 채권단 실무자회의를 개최하고, “추가자금을 지원하면서 자율협약을 지속할 경제적 명분과 실익이 없고, 회사도 회생절차 신청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이달 말까지 채권단 협의회의 논의를 거쳐 자율협약을 종료하고 법정관리로 전환하는 방안을 확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채권단은 최근 마무리된 재실사 결과의 초안을 바탕으로 회사의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향후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했다.
산은은 “자율협약 체제에서 내년까지 수주가 남아 있는 선박을 정상 건조해 인도금을 받더라도 부족한 자금은 7천억~1조2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특히 신규 수주가 없고 급격하게 건조 물량이 감소하면 부족자금의 규모는 확대되고 정상 건조가 불가능한 상황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산은은 이어 “과거 부실 수주한 선박의 건조를 취소하는 과정에서 해외 선주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관련 가압류 등을 추진하고 있어 공정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산은은 또 “부족한 자금을 지원하면 채권단의 익스포저가 증가하고, 상환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못박았다.
산은은 “협약채권자 외에 모든 채권자의 형평성 있는 채무재조정을 하고, 해외 선주사의 손해배상채권 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회생절차를 통한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통한 과감한 인적.물적 구조조정이 있어야만 원가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최소한의 생존 여건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공동관리 이후 38개월 동안 4조원 이상을 쏟아부었지만, STX조선은 2013년 1조5천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1천820억원의 손실을 냈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채권단은 지난해 말 추가로 4천억원을 지원하고 '특화 중소형 조선사'로 탈바꿈시키는 구조조정안을 내놓았다.
채권단은 올해 하반기 이후 실적 전환(턴어라운드)이 가능할지 등을 살펴보고 처리 방안을 재검토할 계획이었으나, 그러나 올해 들어 신규 수주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등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일정을 앞당겨 재실사를 진행했다.
산은은 “자율협약을 개시했을 때보다 신규 수주 규모가 크게 감소했고, 지난해 말 이후 신규 수주가 없어 현재의 경영 위기를 해소할 신규 수주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 “선가 하락으로 고정비가 증가해 지금의 인적.물적 구조로는 영업이익을 창출하기 곤란했다”고 재실사를 서두른 배경을 밝혔다.